이보현 슈콤마보니 Creative Director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박소연(서강대 사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던가. 슈콤마보니는 과감한 디자인과 색깔로 초창기부터 구두 사랑하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왔다. 이를 진두지휘해 온 이보현 코오롱인더스트리 이사는 “끊임없는 관찰만이 사랑받는 디자인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언제 어디서든 의식적으로 보고 또 보지 않으면 소비자의 욕구를 읽는 일도, 다른 사람을 끌리게 하는 디자인도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더 이상 디자인을 못하겠다는 직원들에게 길게는 두 달이나 회복 기간을 줄 만큼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지만 크리에이티브가 성실함을 이길 수는 없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창조적인 디자인은 관찰을 생활화하는 성실함에서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인수된 후 디자인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어 좋다는 슈콤마보니 대표 디자이너 이보현 이사를 만났다.
슈콤마보니는 높은 굽에도 편안한 구두로 유명하다. 디자인할 때 꼭 염두에 두는 원칙이 있는지.
내가 신고 싶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어떤 옷을 입었는데 어울리는 신이 없으면 직접 하나 만들고 싶어지지 않나. 그 마음, 그게 핵심이다. 내가 별로 끌리지 않는다면 어느 소비자에게 구입하라고 자신 있게 내밀 수 있을까.
굽이 높아도 편안한 하이힐, 그것도 내 바람이 반영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하이힐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자주 신는다. 종일 신으면 발이 아프다. 특히 나는 출장 가면 하루에 20㎞, 30㎞씩 걸어 다니는데 그러면 발이 거의 마비될 지경이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높은 굽은 여자들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아무리 발이 아파도 포기하기 싫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굽은 높지만 종일 신고 다녀도 아프지 않은 구두는 슈콤마보니 초창기부터 계속 지향해왔던 모토다. 예쁘고 화려한 신이 많지만 신은 일단 편해야 한다. 편하면서도 멋스러워야지 멋만 있고 편하지 않으면 좋은 신이 아니다.
패션업계에서 중요한 것은 트렌드다. 슈콤마보니가 초창기부터 마니아들을 이끌면서 사세를 키워갈 수 있었던 근원에 트렌드를 앞서가는 디자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디자인할 때는 한 시즌 이후를 생각한다. 이번 시즌에 신어도 좋지만 다음 시즌에 확 붐을 일으킬 수 있는 디자인을 목표로 한다. 그런 디자인을 얻기 위해 요즘 유행이 어떤지, 젊은 세대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끊임없이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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