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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미니케이스: 대신증권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 크레온

앱이 대세? 그럼 안내서도 스마트폰처럼...

안지훈 | 133호 (2013년 7월 Issue 2)

 

 

금융서비스 사용자들은 새로운 IT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주식거래를 하는 사람들의 관심은 인터넷 기반의 HTS(home trading system)에서 모바일 기반의 MTS(mobile trading system)로 급격히 이동했다. (그림 1) 대신증권에서도 2012년도 9월부터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MTS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MTS가 온라인 주식 거래의 새로운 표준으로 등장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저가 수수료를 앞세워 고객을 끌어들이려 시도했다. 당시 저가 수수료를 통해 온라인 주식거래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곳은 키움증권이었다. 업계 후발주자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며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이어졌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무료화하기도 했다. 대신증권의 크레온 또한 출시와 함께 업계의 심리적인 마지노선으로 통용되던 최저 수수료인 0.015%보다 낮은 0.011%의 수수료를 내세워 단기적인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려보기도 했다. 실질적인 수수료 금액의 차이가 크지 않아 과연 타사의 고객들이 익숙한 시스템을 버리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갈아탈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우려도 있었지만 온라인 주식시장 자체가 거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가격 탄력성이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 두 증권사가 강자로 군림하며 MTS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었고 나머지 회사들은 고만고만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었다. 크레온도 출시 초기 브랜드 인지도 확산을 위해 저가 수수료를 앞세웠지만 들어간 비용과 노력에 비해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대신증권은 1997년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HTS 시스템인사이보스를 개발한 역사가 있다. 이런 전통을 이어받아 개발된 크레온 MTS도 안정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시장에 쉽게 진입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우리는 MTS의 방향성에 대해 시작부터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거에 진행했던 크레온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모두 새롭게 수정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저가 수수료를 내세워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출혈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더 이상 저가 수수료를 앞세운 싸움이 아닌 거래채널의 특성을 최대한 부각해 시장점유를 높이겠다는 새로운 브랜드 방향을 조직 내부에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크레온에 소비재 브랜드와 같은 브랜드 로열티를 갖도록 만들자는 것이었다. 브랜드전략실 김봉찬 이사는 브랜드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싸움의 기술을 정하는 것이다라며 팀원들을 독려했다.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다각도의 브랜드화 작업을 진행해서 유일한 MTS 특화브랜드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이에 따라 디자인과 사용성을 개선하는 작업, 그리고 고객 인지도를 높이는 브랜딩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크레온의 브랜드 리뉴얼 작업이 시작됐다.

 

스마트폰처럼 생긴 설명서

필자는 브랜드전략실이라는 조직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선 디자이너들과 마케터들이 함께 일한다. 보수적인 금융권, 특히 브랜딩의 중요성에 대한 조직적 이해가 상대적으로 낮은 증권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조직이다. 브랜드전략실은 조직 내외부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 고객들이 전국 86개 어느 지점을 가더라도 같은 브랜드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거점 표준화작업, 기업 및 상품광고의 기획 등 대신증권의 기업과 주력상품들에 대한 브랜딩 작업들을 해왔다.

 

 

2013년 초, 브랜드전략실은 MTS 크레온에 일관된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주는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다. 우선 크레온의 심벌과 로고타입을 포함하는 디자인 리뉴얼을 통해 서비스 이용자들이 크레온을 독자적인 브랜드로 인식하도록 했다. 주요 버튼들은 사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다시 디자인됐고 전용 영문/국문 서체를 만들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제작물에 반영했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이 모바일 채널의 특성에 맞게 리뉴얼됐으며 이러한 체계를 정리한브랜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우리는 이용자들의 사용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UX UI의 개선작업 또한 큰 의미에서는 브랜딩 작업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번 MTS 리뉴얼 작업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둔 것이 바로 사용성 개선이었다. 이런 고민들의 결과물 중 하나가 초보 고객들을 위한 사용가이드다. 다양한 형태의 제작물을 구상하다가 스마트폰과 동일한 형태의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각 페이지마다 투명 플라스틱으로 된 덮개를 덮어주면 실제 휴대폰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우측의 날개는 각 버튼의 이름과 사용법을 쉽게 설명한다. (그림 2) 휴대폰 화면을 직관적으로 옮긴 사용가이드북은모바일 통신기기용 콘텐츠 가이드 매뉴얼로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처음 크레온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웰컴패키지의 구성물로 제공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게 생각했던 작업이 바로 사용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UX 개편작업이었다. 단순히 경쟁사의 시스템보다 낫게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MTS 특화 브랜드로 태어나는 크레온의 경쟁상대는 페이스북이나 구글앱, 네이버앱과 같이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친근하게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들이라고 설정했다. 따라서 이러한 서비스들의 특성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지금까지 온라인 주식거래의 주요 채널이었던 HTS의 경우 넓은 모니터 화면에서 수많은 정보들을 보여주면서 깊이 있는 분석을 가능케 했다. 사용자는 여러 개의 창을 열어 동시 다발적으로 수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MTS에서는 한계가 있다.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사이즈도 훨씬 작을 뿐 아니라 동시에 여러 정보를 가진 화면을 열고 거래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용환경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다.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을 조사해 보니 관심종목, 마이메뉴, 그리고 히스토리의 순서로 나타났다. 우리는 비슷한 기능들을 가진 다른 모바일 서비스(네이버, 구글앱 등)를 분석해 응용했다. (그림 3) 그래서 다른 증권사의 MTS와 달리 크레온 앱은 4개의 주요 버튼들을 화면의 네 모서리에 고정시켰다.

 

특히 오른쪽 하단의히스토리버튼은 경쟁사들의 MTS 앱처럼 바로 직전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봤던 화면들을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누어 볼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MTS의 사용자들을 보면 일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들과 달리 사용자 자신이 방문했던 페이지 등을 주기적으로 다시 방문하는 특성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방문했던 화면과 종목들을 언제든지 다시 찾아 이동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이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렇게 개발된멀티히스토리 시스템역시 특허출원 중이다.

 

다음으로 중요성을 두고 개선했던 작업은 기존 앱의 터치 영역을 조절하는 것이었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쓰면서 의도하지 않게 다른 버튼을 누르는 실수를 한 경험이 있다. 사용자의 실수라기보다는 눌림 영역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일 때가 많은데 이러한 문제가 여러 차례 발생하면 이는 해당 서비스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진다. 최적의 타이밍에 거래를 하거나 필요한 정보가 있는 페이지로 즉시 이동해야 하는 온라인 주식거래의 특성상 MTS 사용자들은 터치 오작동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반 성인의 터치 영역에 대한 전문자료를 참고하는 한편 각 제조사별로 출시된 휴대폰의 LCD 사이즈와 해상도를 확인, 눌림 영역의 사이즈를 재조정했다. 최소 눌림 영역은 가로세로 7㎜의 정사각형으로 조정됐고 주요 버튼들의 경우 이보다 큰 9㎜의 영역으로 확대됐다. 무조건 영역의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각 버튼의 사용빈도와 기능에 따라 크기가 정해졌다. 나아가 버튼과 버튼 사이의 간격을 최소 2㎜ 이상 확보, 잘못 누르는 일을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끝으로 크레온 MTS에는주문가 트래킹 및 원스톱 정정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기능이 탑재됐다. 이 또한 특허출원 중이다. 하나의 창(화면)에서 현재 주가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주문가격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여러 개의 창을 열어두고 작업을 할 수 있는 컴퓨터와는 달리 한 번에 하나의 창만 볼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이렇게 새롭게 단장된 크레온 MTS 2013 5월 론칭하며 광고캠페인을 진행했고 MTS 특화브랜드로 알리는 활동을 꾸준하게 해왔다. 모두가 저가 수수료를 외칠 때 모바일 특화브랜드로 방향을 전환하기까지 고민도 있었고 용기도 필요했다. 한정된 예산으로 마음껏 광고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 차별화된 기능과 개선된 사용성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형태로 광고를 제작했다.

 

리뉴얼 첫 달의 결과는 만족스럽다. 시장점유율이 전월 0.183%에서 0.235% 28% 이상 늘었다. 물론 한 달의 결과만 놓고 성공 여부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사용자들의 호의적인 평가가 쌓이면 크레온의 브랜드의 가치도 더욱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

 

 

안지훈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 helsinki@daishin.com

필자는 핀란드 헬싱키경제학교(Helsinki School of Economics)에서 경영학 학사, 스웨덴 예테보리대 (Gothenburg University)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2012년부터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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