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산업㈜ Pre-package 방식 M&A

‘콜럼버스의 달걀’ 사전 M&A, 멍든 건설사를 살렸다

106호 (2012년 6월 Issue 1)




편집자주

캠코가 지난 46일로 창립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캠코가 50년 동안 명실상부한 한국의 종합 자산관리 공공기관으로 성장하기까지 보여준 대표적인 다섯 편의 성공 스토리들을 DBR이 자세히 풀어냅니다. 부실채권 정리, 구조조정과 M&A, 국유재산 관리 등과 관련해 지난 50년간 캠코가 축적한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작업으로 업계와 학계 모두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하시은(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씨와 왕웨이(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동아건설을 살릴 방법이 있습니다.”

 

“동아건설은 이미 관 속에 들어간 시체 같은 신세입니다. 이미 죽은 기업을 어떻게 살리겠다는 것입니까?”

 

20059월 동아건설산업㈜(이하동아건설’) 채권단 회의에서 2대 채권자인 캠코의 신충태 당시 투자관리부장(현 대전충남지역본부장) 1대 채권자인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채권자들에게 동아건설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간곡히 설득했다. 하지만 채권자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동아건설 임직원들도 이미 가망이 없다고 포기한 상태였다.

 

동아건설은 1970년대 중동에 진출한 뒤 1983년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주하면서 한때 국내 도급 순위 5위 권까지 올랐던 대형 건설회사였다. 견실한 기업이었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과다한 부채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다 1997년 외환위기가 오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고 결국 1998 8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게 됐다. 당시 채무만 46000억 원대였고 외환위기에 따른 주요 자산매각 차질과 신규 수주 부진 등으로 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2001 5월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 법원은 채권단의 법정관리 신청은 물론 소액주주의 회생 신청도 모두 허가하지 않았다. 동아건설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충태 당시 캠코 투자관리부장(현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은 동아건설 사태를 지켜보면서 탄탄한 기술력과 우수한 직원들을 보유했었던 중견 건설회사가 이대로 무너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바로 Pre-package 방식의 M&A였다. M&A가 활발한 미국에서는 이미 일부 응용되고 있는 방식이었지만 한국에서는 개념조차 생소했다. Pre-package M&A 절차는 예비인수인의 미래 경영계획(투자계획)을 반영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고 회생계획안을 제출함으로써 법원의 회생절차로 편입시키는 방식이다. 신 부장은 동아건설의 단독 기업가치로는 도저히 법원의 회생절차 인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는 만큼, 사전 M&A를 통해 예비 인수자를 선정한 뒤 이들의 미래 경영계획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재창출하면 회생인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만약 동아건설을 살린다면 기업가치를 재창출해 공적자금 등의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고 회사 파산으로 직장을 잃게 될 많은 직원들을 구할 수도 있다. 캠코는 동아건설의 최대 담보권자(별제권자)인 동시에 2대 파산채권자이므로 최대 파산채권자인 골드만삭스와 협력한다면 동아건설을 경영정상화시킬 수 있고 당시 채권자의 요구인 파산배당금 이상의 회수가 가능하면 관계인집회 시 가결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 부장은 이런 점을 내세워 당시 김우석 캠코 사장에게 캠코 주도로 동아건설을 살려보면 어떻겠냐고 보고했고 허락을 받아 추진하게 됐다.

 

캠코가 주도한 동아건설 Pre-package M&A는 단계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씩 잘 해결해나가 2008 3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받았다. 파산절차를 밟고 있던 회사로는 처음으로 다시 살아나게 된 것이다. M&A 이후 동아건설은 자기자본이 충실해졌고 높은 브랜드 이미지, 건설면허, 시공 실적, 우수한 건설(토목) 기술력 등의 잠재적, 전략적 자산 가치를 적극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또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계기도 됐다. 캠코는 외환위기 때 금융회사로부터 7839억 원의 동아건설 부실채권을 2510억 원에 인수해 1차적으로 4208억 원을 회수(1698억 원 초과 회수)했고 회생절차를 통해 1643억 원의 현금을 2차적으로 회수했다. 또한 동아건설의 회생으로 동아건설과 대한통운의 보증관계 등 연결고리를 단절시킨 효과는 이후에 진행된 대한통운 M&A에서 그 효과가 극대화됐다. DBR은 부실기업 회생의 새 모델을 제시한 캠코의 Pre-package 방식 M&A로 동아건설 회생을 주도한 신충태 지역본부장과 함께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1) 동아건설 부실화

동아건설은 1945 8월 충남토건사로 시작해 1972년 동아건설산업㈜로 회사 이름을 변경한 후 약 50여 년 동안 토목, 건축, 플랜트, 주택건설 관련 설계, 시공 등 국내 부문과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해외 부문의 사업을 해온 국내 도급 순위 5위 권 내의 상장 종합건설업체였다. 1973 11월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고 1973년부터 해외로 진출해 사우디 콰디마 항만건설공사, 사우디 통신시설 확장공사 등을 성공리에 마쳐 1997년에는 해외 매출 분야 세계 4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 중반부터 자체 개발사업 및 재개발, 재건축 등 민간건축 사업에 대한 과다한 투자로 차입금이 늘어나고 1997년 말에는 외환위기까지 겹쳐 시중자금까지 극도로 경색돼 유동성 부족과 과중한 금융비용으로 회사의 경영상태가 악화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사는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1998 831일 채권금융회사협의회에서 워크아웃 대상업체로 선정됐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회사는 인력 감축 및 보수 삭감 등을 통해 경비를 절감하고 매각 가능한 자산을 처분하는 등 사업구조조정을 단행해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건설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딱지가 붙은 건설회사가 신규수주를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 결과 2000 111일 부도가 났고 이듬해 3월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폐지 결정을, 5월에는 파산선고 결정을 받았다. 이후 상사채권자 및 소액주주들이 다시 회사정리절차 개시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다며 이 신청을 기각했다.

 

2) Pre-package 방식 M&A 배경

캠코는 2000 12월 정리금융공사 등으로부터 동아건설의 총 채권 7839억 원을 2510억 원에 인수했고 2001 511일 파산선고 후 2001 97일 제1회 채권자집회에서 별제권(파산재단의 특정재산에서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해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 593억 원, 파산채권 7929억 원을 인정받았다. 2004 9월 당시 채권자였던 외환은행을 비롯한 9개 채권자1 가 약 12000억 원의 파산채권을 공개입찰을 통해 공동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영국계 사모투자펀드인 월드스타펀드가 동아건설 채권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월드스타펀드가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파산채권은 예비협상대상자인 골드만삭스에 매각됐다.

 

이런 상황에서 캠코는 외국계 투자은행의 국내 구조조정시장 독주를 막고2 기업가치를 재창출해 공적자금 등의 채권회수를 극대화하고 대량의 실업 사태를 막기 위해 파산채권을 개별 매각하지 않고 동아건설을 회생시켜 M&A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캠코는 동아건설의 최대 담보권자인 동시에 2대 파산 채권자이므로 최대 채권자인 골드만삭스를 우선적으로 설득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판단했다. 캠코는 법원의 회생인가를 전제로 한 사전 제3자 매각(M&A)이 포함된 Pre-package방식의파산회사 동아건설의 경영정상화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이해관계자들을 끈질기게 설득하기로 결정했다.

 

3) 장애 요인 및 해결 과정

①이해관계자 설득

동아건설의 성공적인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최대 무담보채권자인 골드만삭스와의 합의가 선행돼야 했다. 골드만삭스가 회사의 회생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반대하면 사전 M&A와 파산절차에서 회생절차로의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캠코는 2005 8월 골드만삭스에 서로 협력한다면 충분히 회사를 정상화시킬 수 있고 파산절차 진행 시보다 채권 회수가 많은 회생계획안을 제시하면 심리 및 인가를 위한 제2·3회 관계인집회 때도 회생계획안이 가결될 것이라는 점을 집중 설명했다. 2005 1219일 골드만삭스는파산회사 동아건설의 경영정상화 추진계획에 동의했다.

 

최대채권자와의 경영정상화 합의 문제가 해결됐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았다. 법원, 정부기관, 채권자 등의 이해관계자들도 설득해야 했다. 캠코는 관할 법원, 재경부, 금감위, 파산관재인, 채권자 등을 상대로 경영정상화 추진 계획에 대한 주요 추진 경과, 방향, 절차, 기대효과 등을 끈질기게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김우석 캠코 사장은 직접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동아건설의 잠재적 투자가치를 활용해 회사를 정상화시킨 후 종업원의 고용을 지속시키고 채권단의 채권 조기 회수를 위해 캠코가 공사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불러일으켰다. 점차 이해관계자들은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를 파산시키기보다는 능력 있는 기업체가 인수한다는 계획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② 계속기업가치 창출

캠코가 이번 회생 계획을 주도하면서 겪었던 어려움 중 하나는 파산기업의 계속기업가치 산정 문제였다. 법원으로부터 회생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회사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점을 입증해야만 했다. 동아건설은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는 이유로 회생절차 개시신청이 두 차례 폐지 및 기각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캠코는 M&A 추진 시 회생을 전제로 한 파산기업의 계속기업가치에 대한 보편 타당한 산출방법을 확보해야 했다. 이를 위해 캠코는 관리위원회가 조사위원 풀로 구성한 16개 회계법인과 3개 신용평가기관3 에 계속기업가치 산출방법에 대한 견해를 객관적으로 정리한 질의서를 발송해 회신결과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조사위원이 인정하는 객관적 계속기업가치 산출방법을 검토했다. 파산기업이나 M&A를 통해 파산기업을 인수할 인수인이 선정돼 회생절차로 전환될 경우 파산기업의 계속기업가치는 어떻게 산출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장 보편·타당한 견해는 어떤 것인지 질의했다. 파산회사라 하더라도 예비 인수자를 선정해서 인수인의 이행가능성이 있는 운영자금 투자 및 영업활동에 대한 향후 경영계획이 반영된 미래현금흐름을 할인한 가액이 계속기업가치라는 것이 제1 견해였다. , 파산기업이 사전 M&A를 통해 인수인을 선정해 회생절차로 전환될 경우 계속기업가치는 인수인의 향후 경영계획을 감안해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내용이다. 2 견해는 인수인을 고려하지 않고 기업활동을 계속할 경우의 가치만 계속기업가치로 판단한다는 의견이었다. 캠코가 추진하는 회생 계획을 위해서는 제1 견해가 받아들여져야 했는데 발송한 질의서 19건 중 17건이 회신됐고 이 중 16건이 제1 견해가 타당한 것으로 답변했다. 이를 바탕으로 캠코는 본격적으로 회생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할 수 있었다.

 

 

 

 

③ 면허 복원 및 실적 승계 문제

한창 회생 절차가 진행되고 있을 무렵 커다란 암초가 나타났다. 바로 건설업 면허 복원 및 실적 승계 문제였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받은 경우 파산으로 실효됐던 건설업 등록의 효력이 회복되고 기존 시공실적이 승계되는지 여부가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캠코는 법률자문사인 법무법인 광장과 사전에 동아건설의 관련 면허에 대해 검토를 진행했고 건설업 면허는 승계될 것으로 판단해 M&A를 진행했는데 면허 복원 및 과거 시공 실적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유권해석이 내려지면 당장 거래는 깨지게 될 최대 위기 상황이었다.

 

캠코는 담당 부처인 건설교통부와 꾸준히 접촉해 건설업 면허가 복권될 수 있도록 의견을 피력했다.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중요한 목표에 이바지할 이번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주간사 측 법률자문사의 검토 내용도 함께 전달했다. 결국 2006 8월 법무부에서는 회생계획 인가가 복권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렸고 법무부의 의견을 바탕으로 같은 해 9월 건설교통부에서도 동일한 내용의 유권해석을 발표했다. 해외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는 동아건설의 면허와 시공실적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국가경제적으로 이득이 없다는 판단이 고려된 것이다. 이로써 각종 공사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필수적인 건설업 면허인 토목건축공사업, 산업설비공사업, 조경공사업, 가스시설시공업, 준설공사업, 난방시공업, 시설물유지관리업 등의 자격이 회복돼 동아건설의 M&A 및 회생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4)M&A 진행 경과 및 성과

여러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회생절차를 진행한 캠코는 동아건설의 사전 예비인수예정자를 선정하기 위해 2006 828일 경쟁입찰을 실시했다. 경쟁입찰 결과 2006 95일 프라임-트라이덴트 컨소시움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같은 해 1127일 주요 채권단과 인수예정사 간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인수대금 6780억 원이 납부됐고 회생계획안이 인가됨에 따라 실질적인 인수 작업이 마무리됐다. 동아건설은 회생계획 종결 결정으로 2006년 말 65000억 원에 달하던 자본잠식에서 벗어났고 우발채무도 완전히 해소됨에 따라 건실한 회사로 다시 태어났다. 2007 10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 파산부는 동아건설에 대한 회생계획 인가 결정을, 2008 325일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동아건설은 65개월여 동안 파산절차를 진행하다가 회생절차를 통해 회생하는 최초의 사례이자 M&A를 위한 투자계획을 체결한 후 회생절차를 신청한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프라임개발의 인수 후 동아건설은 국내외 건설공사에서 인정받던 건설기술력과 브랜드, 시공실적, 건설업면허를 활용해 다시 도약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수주 실적도 꾸준히 좋아져 대한건설협회에서 발표하는 도급순위/시공능력 평가순위가 2009 102위에서 2010 91, 2011 55위 등 매년 상승하고 있다.

 

5) 성공 요인

①역발상을 활용한 창의적 대안 제시

장기간 파산 중인 동아건설을 회생시키는 작업은 캠코가 입안, 기획한 것으로 추진 초기에는 성공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국내에 도입된 바 없던 사전 M&A가 포함된 Pre-package 방식이라는 혁신적인 대안 제시와 관련 기관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회생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던 파산회사의 회생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콜럼버스는달걀 세우기는 불가능하다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깨뜨려 세워 보였다. 남이 한 것을 따라 하는 것은 쉽지만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실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캠코의 Pre-package 방식 M&A는 발상의 전환, 즉 역발상이 가져온 창의적인 대안이었다. 당시 한국 M&A 시장에서의 정론은죽은 기업은 죽은 것이다. 파산 기업은 계속기업가치가 없다였지만 캠코는 이를죽은 기업도 살릴 수 있다. 파산 기업도 사전 M&A를 통해 계속기업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바꿨다.

 

캠코가 주도한 동아건설 Pre-package M&A는 파산기업도 잠재된 전략적 자산과 산업연관 효과가 높은 기업이 결합할 경우 그 시너지 효과를 통해 회생이 가능함을 보여준 실증 사례다. 활용가치가 높은 전략적 기업의 경우 도산보다는 회생을 추진하는 것이 투자이익 극대화 및 국가 경제적 이익에 유리하다는역발상 M&A’의 교훈을 남긴 사례로 평가받는다.

 

해당 기업과 연관효과가 큰 인수예정자를 미리 찾아 회생계획과 매각 후 경영계획을 접목하는 거래구조는 부실기업 회생의 새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2010년 한성항공㈜이 신보창업투자를 사전 예비 인수자로 선정해 회생절차를 종결하는 등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②협상 3.0의 전략

Pre-package M&A를 통한 동아건설의 회생을 위해서는 채권단, 정부, 법원, 회사, 인수자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교섭하는 일이 관건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캠코 입장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많은 협상을 해야 했다. 협상 테이블에서 캠코는가치 중심의 협상인 협상 3.0의 전략을 펼쳤다. 강요해서 무조건 많이 얻어내려고만 하는협상 1.0’(분배적 협상)의 전략, 양측이 만족할 만한 협상 결과를 얻어 내는 것만 생각하는 ‘협상 2.0’(통합적 협상)의 전략을 뛰어넘어 상대가 어떤 가치를 얻기 위해 이 협상을 하는지를 고민했다.4

 

캠코 스스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캠코가 원하는 가장 큰 가치는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창조한다로 뒀다. 회사를 존속시킴에 따라 무수한 실업자가 양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 명확한 가치를 설정하자 회생 절차를 주도한 캠코 담당 부서의 팀워크는 더욱 돈독해졌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득할 때도 진정성을 담을 수 있었다.

 

또한 캠코는 협상 시 상대방의 가치를 파악해 이를 충족시켜주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협상은 모두 회생 절차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한 사례로 채권자들의 협의체 구성을 들 수 있다. 동아건설은 회생 및 M&A를 추진할 당시 별도의 채권자 협의체가 구성돼 있지 않아 중요사항 결정 시 주요 채권기관들의 참여 동의를 일일이 구해야만 했다. 캠코는 이런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주요 채권기관들을 대상으로 채권자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채권기관들은 이 거래의 성공에 반신반의한 상태에서 거래가 중단될 경우 계약 주체인 채권단으로서 부담하게 될 위험을 염려해 협의체 구성에 소극적이었다. 채권단 입장에서 이번 거래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리스크 회피였던 것이다. 이런 점을 파악한 캠코는 만약 채권자가 통제할 수 없는 사유로 본 거래가 중지될 경우 계약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리스크 헤지 방안을 구상해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협의체 구성원이 될 경우 사전에 각종 정보를 공유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본 계약 체결, 회생계획안 작성 등 중요 사항에 대해 직접 의사결정자로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 결과 동아건설 회생 및 M&A를 위한 채권기관협의회가 2006 7월 발족할 수 있었다.

 

캠코 관계자는만약 협상을 하면서 제로섬 게임을 했다면 상대방이 반발해 거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라며국가 기관을 상대로 한 설득에서는 이번 거래가 공사(캠코)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강조했고 민간 기업에는 Pre-package 방식을 활용하면 30을 받을 수 있는 현 상황에서 100을 받게 되는 상황으로 반전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③캠코라는 브랜드 최대한 활용

당초 관할 법원, 기획재정부(당시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회사 파산관재인, 채권자 등의 이해관계자들은 동아건설의 회생에 매우 보수적 입장을 내세우며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캠코는 그동안 쌓은 공신력을 바탕으로 기업구조조정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치를 강조했다.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캠코의 CEO가 직접 나서 동아건설의 회생 및 M&A의 성공 가능성을 홍보했다. 당시투기자본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던 외국계 금융회사가 아닌 공공기관인 캠코가 직접 ‘M&A 주간사역할을 함에 따라 초기 거래 자체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이해관계자들의 마음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캠코는 2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정부, 채권단, 관할 법원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를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이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거래구조를 설계해 추진함으로써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효과적으로 조정했다. 캠코의 주무 부서 담당직원들은이번 거래는 캠코가 아니면 못한다. 국내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보자라는 도전정신을 갖고 사무실에 야전침대까지 가져다 놓고 헌신적으로 일했다.

 

또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법원,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의 및 네트워크가 중요했는데 오랫동안 관련 업무를 해온 캠코에는 이들 기관과의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었다. Pre-package 방식의 M&A를 활용한 파산기업 회생이라는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을 처음으로 걸으면서 캠코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때마다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조한다는 캠코의 브랜드 이미지를 잘 활용해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신충태 캠코 대전충남지역본부장 ctshin@kamko.or.kr

필자는 캠코 기업분석부장, 투자사업부장, 채권인수부장과 배드뱅크 설립사무국장, 한마음금융㈜ 대표이사, 대우캐피탈CRV㈜ 대표이사, 은행자본확충펀드 운영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신용회복 활성화의 공로로 정부로부터 국민포장 등을 받았으며 저서로는 <부동산PF의 정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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