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는 흔히 ‘중후장대(重厚長大)’로 불리는 대규모 장치산업에서는 드물게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 2019년 DX 전략팀 신설로 공식 출발했고 2021년 DX센터 설립을 계기로 파일럿을 넘어 전사 확산 국면으로 본격화됐다. DX 1기(2019~2023)가 현장 데이터와 암묵지를 측정–표준–공유 가능한 형태로 다지는 토대 구축이었다면 2024년부터의 DAX는 축적된 생산·설비·안전·영업 데이터를 현업 맥락에 연결하고 AI로 예측·최적화·자동화를 돌려 비용·품질·안전 지표를 함께 끌어올리는 실행 단계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GS칼텍스는 사내 AI 플랫폼 AiU를 구축하고 전 직원 대상의 활용 교육을 병행했다. 현재 월 사용자 2713명, 누적 에이전트 1079개 등 가시적 지표가 나오고 있다. 이렇게 현업 전문가들이 직접 설계한 AI Agent는 안전·정비·영업지원 등 현장 과제에 곧바로 적용되면서 ‘보텀업’식 혁신이 자리 잡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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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2024년 이후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2024년 6월 이란·이스라엘 충돌 등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정제마진이 악화됐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중동의 신규 대형 정유공장 가동이 겹치면서 글로벌 공급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중국은 계속해서 정유 및 석유화학 설비를 늘리며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고 중동의 새로운 정유 강자들도 연이어 신규 정유 공장을 완공하고 완전 가동에 들어가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OPEC+(플러스)11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이 참여한 확장형 산유국 협의체. 2016년부터 공동 감산 정책을 추진하며 국제 유가 조정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닫기 산유국들의 정제품 수출은 2024년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을 정도다.
반면 수요는 전기차 확산과 차량 연비 개선, 전반적인 경기 변동의 영향을 동시에 받으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설비 가동률만 조절해서는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에 기업들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나섰다. 설비 고도화를 통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장 운영 효율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GS칼텍스는 국내 최초 민간 정유사로서 디지털 전환(DX)에 AI 전환(AX)을 더한 ‘DAX 전략’을 통해 공장 운영의 안전성, 효율성, 속도를 동시에 재설계하며 위기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GS칼텍스의 DAX 여정을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