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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278호를 읽고

조재준 | 280호 (2019년 9월 Issue 1)


5초 안에 승부 보지 못하면 스킵(Skip)당하는 ‘마케팅의 지옥’ 같은 시대다. 단, 재미만 있으면 적어도 내용을 한번 들여다보기는 한다. 그 때문에 무관심한 대중의 관심을 사려는 ‘진입장벽’ 낮추기 노력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DBR 278호에서 다룬 ‘가벼움에 대하여’ 스페셜 리포트가 이와 같은 맥락일 것 같다.

‘B급 문화’의 출발은 폭력적이고 ‘섹드립(야한 발언을 뜻하는 속어)’이 난무하는 저급한 콘텐츠나 ‘병맛문화’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중적 코드가 됐다. 이는 B급을 채운 콘텐츠의 힘이기 때문이다. ‘썰전’ 등의 정치 시사 예능이 이를 여실히 보여 준다. 정치라는 성스러운 영역에 B급이라니, 더군다나 예능인인 김구라가 진행하다니. 그런데 보다 보면 재밌다. 쉽게 얘기하는 것 같지만 본질적인 내용도 잘 다룬다. 정치에 무관심하던 사람도 즐겨보고 참여하게 됐다. 그들만의 영역이었던 정치가 접하기 쉬워진 것이다.

하지만 형식이 재밌더라도 내용이 없는 B급은 가볍게 소비된 뒤 사라져버린다. 지난 호 스페셜 리포트가 다룬 문화의 성공 척도인 ‘확대 재생산’이 이뤄지려면 대중이 콘텐츠를 공유해야 하고, 공유를 하려면 먼저 공감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공감 없는 B급은 성공하기 어렵다.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내용은 ‘특A급’이어야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행복토크-수평적 문화 사례도 마찬가지다. 행복토크 100회와 더불어 각 관계사의 경영층은 ‘행복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6월, 그룹 확대경영회의 이후 각 관계사에서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행복전략’을 사내에서 소통하기 쉽게 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게 모두 공감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기위해서다. 필자도 회사 내에서 기업 문화의 성장과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담당자이긴 하나 구성원 100%가 그 변화에 참여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한 명이라도 더 쉽게 참여하기 위해 문턱을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고, 이에 ‘가벼운’ 콘텐츠를 접목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우리가 함께 만드는 변화가 더 빠르고, 더 넓게 나타나지 않을까. 이것이 개인적 기대이자 회사의 목표다.


조재준
17기 독자패널(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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