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190호를 읽고
필자는 현재 제조업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UX 디자인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평소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디자인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기에 경험디자인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DBR 190호는 특히 정독했다.
HCI 전문가인 김진우 교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애플스토어에서 소비자의 유쾌한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터치 포인트(Touch Point)와 관련한 소비자 구매 조사 결과 등을 살펴보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직원에게 기능을 물어보고 구매하는 패턴이 뚜렷하다. 직영 매장이 회사와 고객이 소통하는 접점인 동시에 기업 이윤 창출 및 브랜딩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데 제품에 대한 이해와 제품의 문화를 나누는 공간적인 측면에서 국내 기업의 직영 매장 운영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실무를 하다 보면 GUI와 UX를 혼동하는 유관 부서들이 많고 제품 테스트 부서에서 테스터 개인 감성 기준으로 UX 업무 영역까지 침범하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필자가 ‘엄청 크고 똑똑해진 중국 UX, 도시별 접근전략으로 그들에 맞춰라’ 글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던 이유다. 해당 글을 읽어보니 중국에서 UX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 주요한 이유는 많은 회사들이 UX 조직을 만드는 것을 기업 설립부터 당연시했고, 그 과정에서 UX 조직이 상당한 힘을 갖게 됐다는 점이었다. 서구와 미국 UX 전문 회사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 전문성과 다양성에 기반을 둔 서비스 확장의 측면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위협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국내 회사의 모범사례들도 큰 영감을 줬다. 한 국내 유명 전자회사가 기획, 개발, 양산, 마케팅, AS 전 과정의 길목(Control Point)마다 UX/CX 관점에서의 점검을 받고 UX 부서에서 ‘오케이’를 내야만 그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사례는 국내 제조업의 희망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은 경험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직원들과 밀접하게 소통하기 위해 사무실 한가운데서 일하고 구글은 매주 금요일마다 TGIF라는 미팅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비즈니스에 관한 새로운 사항을 알리고 사원들이 묻고 창업자와 임원들이 답을 한다. 고객이 감동받을 만한 제품 개발과 서비스 제공의 시작은 이것을 만들어 내는 조직원들 간의 소통에 있다고 생각된다. 이 모든 것이 CEO의 자발적 의식 변화를 통한 철저한 실행이 필요한 일들이다. 기업 내부의 소통 혁신에서 경험디자인 혁신의 씨를 뿌릴 수 있지 않을까.
박영준
DBR 제10기 독자패널(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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