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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184호를 읽고

최승로 | 186호 (2015년 10월 Issue 1)

DBR 184호를 읽고

 

 

 

디지털 파괴가 가져온 비즈니스 환경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스페셜 리포트 주제로 삼은 DBR 184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포인트는 우버화(Uberfication), 드론으로 대표되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 온디맨드(On-Demand) 경제를 이끌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우버의 비즈니스 모델은 자산을 제공할 수 있는 공급자와 자산을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자 사이에 비대칭적인 정보를 실시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로부터 지급받은 수익의 일부를 공급자와 공유하는 것이다. 공유 경제형 수익모델로 그 발상이 매우 신선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부르는 콜택시 서비스인우버는 최근까지 한국 사회에서 큰 논란이 됐다. 법원이 이를 불법 영업으로 규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한국 시장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버는 한국 시장에택시라는 이미지를 살려 들어왔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 시장에서 택시 시장은 어떤 이미지인가. 성장이 정체된 포화 시장, 기사들의 급여수준은 생계를 해결하기에 충분치 못한 수준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팽배하다. 이런 시장 환경에 다국적 기업이 사회적 약자에 해당되는 택시 기사들의 푼돈을 뺏어가는 인상을 풍김으로써 사회적인 반감이 발생한 것이다.

 

우버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일부 저항감에도 불구하고 기존 산업과 서비스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기세다. 마치 18세기 산업혁명 시기, 기계 생산 도입으로 섬유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효과가 생기고, 이런 대량 실업이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으로 이어졌던 시기를 연상케 하며 기시감을 풍긴다.

 

이러한 디지털 파괴가 우리 사회에 가져다줄 긍정적 효과가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사회적 분위기, 제도 규정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우버가 한국 시장에 재진입하려면 이 서비스가 결과적으로 사회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외딴 지역 사람들에게 편리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등의 이미지가 그 예가 될 것이다. 한국 관련 산업에 대한 제도나 규정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스터디를 해야 할 것이다. 법적, 제도적 규정의 틀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만한 대안을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뜻이다.

 

19세기와 20세기를 지나는 산업화 시대에서 경영의 핵심은 제한된 물리적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사용함으로써 경제적 생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었다. 이에 반해 앞으로 다가오는 디지털 시대 경영의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기술과 정보란 자원을 이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고, 그 가능성을 실현시킴으로써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도전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최승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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