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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171호를 읽고

박용수 | 173호 (2015년 3월 Issue 2)

 

DBR 171호를 읽고

 

적극적인 봉사와 기부로 대중들의 지지를 받아왔던 한 연예인이 SNS에 게시한 글 하나로 지금까지 벌였던 모든 사회활동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는다. 신입사원에 대한 불공정한 채용 절차가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그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기 시작한다. 미해결 사건으로 이어질 뻔한 뺑소니 사고를 밝히기 위해네티즌 수색대가 적극 나서면서 범인 검거에 성공한다…. 최근 발생한 많은 사건의 중심에는 바로 군중이 주도한()권력이 있었다. DBR 171 ‘Crowd & New Power’는 다섯 꼭지의 기사를 통해 신권력 현상을 진단했다.

 

신권력의 대두라는 새로운 환경에 맞춰 그 속성과 본질을 제시하고, 이들의 소통방식에 맞춰 기업이 구축해야 할 전략에 대해 다각적으로 접근한 방법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신권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질수록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적절한 자기통제라고 생각한다. 정보공유가 빈번해지고 소통 속도가 빨라질수록 다중지성의 힘이 형성되기 쉽지만 일단 어떤 의견이 특정 방향으로 형성된 뒤에는 그 흐름을 거스르기가 힘들어진다. 지배적인 이 흐름이 우연에 의해, 또는 불확실한 정보에 의해, 심지어 특정 목적을 가진 의도적인 집단에 의해 바르지 않게 형성됐다고 해도 이를 되돌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뒤늦게 제대로 된 정보가 전달된다 한들 이미 이로 인한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 누구도 섣불리대세에 반하는 시도를 하지 못하게 될 때가 많다.

 

유연성을 잃어가는 구()권력의 본질에 대응하는 신권력이 역설적으로 오히려 더 좁은 유연성을 갖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위험성 및 그 해결책 역시 스페셜 리포트 내 별도의 주제로 다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DBR은 해당 호의 스페셜 리포트 주제와 연관되는 미술작품을 표지에 싣는다. 신권력을 다룬 이번 호의 표지에는 거대하게 우상화된 지도자의 귀에 뭔가를 속삭이는 듯한 양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목적이나 힘에 따라 선택된 양만이 지도자의 귀에 무언가를 전하는 전달자로서의 위치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 구권력의 눈을 가리고 있는 미네르바의 부엉이의 날개가 펼쳐질 때 과연 어떠한 상황이 일어날까?

 

우리가 기다리고 찾고자 하던 지혜를 드디어 발견할 수 있게 될까. 아니면 누군가 우리에게 보여주길 원하는 그럴듯한 거짓만 드러나게 될 것인가. 신권력의 힘이 독이 아닌 득이 되기 위한 전제는, 군중의 힘이라는이 잘못 쓰여지지 않도록 각자를 수양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박용수

DBR 8기 독자패널(Sanden Korea)

 

What’s Next?

 

DBR 다음 호(174, 2015 4 1, 3월 다섯 째주 발행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중국기업의 공습과 대응전략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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