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름’이라는 단어에는 양면성이 있다. 우리는 ‘빠름’을 요구받고 ‘빠름’을 지향하지만, 그 뒤에 따르는 부작용을 경계하기도 한다. 하지만 ‘빠름’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미 우리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 흐름을 인식하고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36호의 스페셜 리포트 ‘Fast Company’는 빠른 속도로 외부 변화에 대응하며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줬다. 특히 ‘전략적 민첩성’ ‘빠른 조직 만들기’ ‘신속한 의사결정 방법론’의 3가지 측면으로 Fast Company를 나눠 분석한 구성이 돋보였다. 이 3가지가 효율적으로 맞물려 돌아갈 때, 새로운 조직이 완성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와 닿았다. 빠른 회사를 만들기 위한 기업의 노력은 단순히 선진기업을 벤치마킹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각자 체질에 맞는 고유의 조직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은 핵심을 잘 짚어냈다. 이는 현재 오퍼레이션 컨설팅 분야에서 강조하고 있는 ‘통합 현장 혁신’ 활동과도 뜻이 통한다. 일례로 최근 많은 기업들이 도요타 생산 방식(TPS)을 따라 하는데, 완전하게 성공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조직 내 실행 역량이 갖춰져 있어야 비로소 TPS도 성공할 수 있다.
필자가 DBR에서 매회 놓치지 않고 눈여겨보는 것은 바로 리더십을 다룬 글들이다. 다양한 리더들의 삶과 철학을 통해 자연스럽게 리더십의 전형들을 보여주는 코너가 많다. 신선하고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아, 모아뒀다 머리가 복잡할 때 꺼내 읽어보곤 한다. 이번 호에서는 DJ 배철수 씨 인터뷰와 ‘사기의 리더십’ ‘전쟁과 경영’ 등의 코너를 통해 동서고금의 다양한 리더들의 철학과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어 자기 성찰에 많은 도움이 됐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DBR이 정확한 눈과 예리한 판단으로 균형을 잃지 않게 해주는 동반자가 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경영인, 직장인들과 함께 커나가는 경영 저널로 발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