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이사회에 여성 멤버가 들어가는 경우가 예전보다 많아지긴 했지만 감사나 보상, 지명 등과 관련된 주요 이사회 멤버가 되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회사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사회 내 성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성 관련 숫자들을 꾸준히 추적하며 실력 있는 여성들의 발탁에 의도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포춘 500대 기업들은 거의 다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적어도 한 명은 두고 있으며 두 명 이상 둔 회사들도 많다. 이들 기업의 이사회는 평균적으로 남성 아홉 명과 여성 두 명으로 구성돼 있다. 2006년과 비교하면 여성 이사의 수가 두 배로 늘어났다. 이런 변화는 긍정적이지만 그 속도는 더뎌 보인다. 실제로 작년에는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한 여성 이사의 수는 전체적으로 조금 줄었다.
숫자가 확연하게 정체된 이유는 뭘까? 여성들이 이사회 내에서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사실 많은 경영인은 여성 이사의 수가 늘어나면 이사회의 수행 능력이 향상된다고 믿는다. P&G(의장직 수행), GE,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Legendary Entertainment)를 포함한 여러 기업의 이사회에 위촉됐던 A.G.래플리(Lafley)는 자신의 경험을 빌려 여성 임원들은 이사회에 중요한 관점을 더해 준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다양성(diversity), 좀 더 폭넓은 의미로 포용성(inclusion)의 장점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사람들은 경험으로 확인된다. 더 많은 창의력, 더 많은 혁신, 더 많은 탐색, 더 폭넓고 많은 경험치를 끌어올 수 있으니까. 또 더 나은 문제해결 능력과 더 뛰어난 능력, 더 나은 ‘제3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결정을 유예하고 서로 협력하려는 의지도 높일 수 있다. 나는 이런 장점들을 대규모 상장사들에서만 목격한 게 아니라 작은 스타트업이나 비영리단체들에서도 확인했다.”
성 다양성이 높은 이사회가 더 혁신적이고, 더 전략적인 사고를 하며, 일반적으로 더 높은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은 다양한 분야의 컨설턴트들과 학자들을 통해서도 증명됐다. 맥킨지(McKinsey & Co)가 2012년에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에 있는 18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보면 다양성 측면(성별과 국적 관련)에서 상위 25%에 속한 기업들은 하위 25%에 속한 기업들보다 자기자본이익률(return on shareholder equity)이 평균 53% 더 높았다. 상위 그룹에 속한 기업들은 수익성도 하위 기업들보다 14% 더 높았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여성들의 이사회 진출이 생각보다 빨리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그 안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리더 위치에 오른 여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믿게 됐다. 물론 10년 전보다는 이사회에 위촉된 여성들 수가 더 많지만 일반 이사직을 뛰어넘어 영향력 있는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은 극히 드물다.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될 수 있는 3단계가 있어요.” 제록스의 전 CEO이자 현재 포춘 1000대 기업 중 여러 곳의 이사회에서 활동하는 앤 멀케이(Anne Mulcahy)는 이렇게 설명한다. “먼저 이사회 문을 뚫고 자리를 잡는 침투 단계가 있죠. 그런 다음에는 이사회마다 한 명 이상의 여성이 포함되는 임계량 단계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성들이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리더 자리에 오르는 영향력 단계가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