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질문기업은 비즈니스 모델 포트폴리오를 통해 어떻게 뛰어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는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제대로 실행하기는 만만치 않다.
- 관리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할 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도록 기존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 경영진은 전체 비즈니스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사업 간의 상호 관계를 정기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편집자주이 글은 2017년 여름 호에 실린 ‘Building a Winning Business Model Portfolio’를 번역한 것입니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기업들은 경쟁우위를 다지는 기반으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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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최근 몇 년간 우버테크놀로지(Uber Technologies Inc.)와 에어비앤비(Airbnb Inc.) 같은 신생 기업들은 관련 산업에서 이미 입지를 구축한 상태로 고유 자원들에 의존하는 경쟁 기업들에 대항해 일반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다면적 비즈니스 모델(multisided business models)을 취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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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개 이상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꺼번에 채택하는 기업들은 점점 더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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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을 여러 개 보유한 기업은 다른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자원과 역량들을 활용할 수 있는 다각화라는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 가치를 창출하고(혹은 창출하거나) 수익화하는 방법을 적어도 2개 이상 운영하는 회사는 말 그대로 사업 다각화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 포트폴리오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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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다각화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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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Netflix Inc.)를 생각해보라.
넷플릭스는 DVD 우편 대여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2개의 별도 비즈니스 모델로 블록버스터(Blockbuster) 및 다른 전통적 영화 대여 업체들과 경쟁했다.6
넷플릭스의 빠른 시장 침투와 성장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이 회사가 처음부터 전통적인 다각화 방식을 따른 것은 아니었다. 사실 넷플릭스는 미국 고객들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영화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우편 대여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별도의 요금을 부가했다. 즉 오프라인 대여와 디지털 대여 중 어떤 서비스를 받는지에 따라, 그리고 고객 맞춤형 영화 추천 같은 온라인 부가 서비스에 따라 서로 다른 요금제를 적용했다. 넷플릭스는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로 미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고, 방대한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포함해 오늘날과 같은 여러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넷플릭스의 성공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성공담은 대개 회사의 특수한 사업 환경에 국한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업계 전반적으로 확인되는 성공 패턴도 있다. 필자들은 포뮬러 원(F1· Formula One) 자동차 경주 산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 포트폴리오를 연구했고, 특정 조합의 비즈니스 모델들이 다른 조합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필자들은 효과가 높은 조합의 비즈니스 모델들이 일반적으로 더 나은 사업성과를 내는 이유가 선택된 2가지 비즈니스 모델 간 상보성(complementarity)에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런 상보성 덕분에 회사는 더 빨리 학습하고 핵심 사업 역량들을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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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더 높은 성과를 내는 비즈니스 모델 포트폴리오를 통한 다각화를 모색할 때 기업은 포착하려는 외부 기회들에 맞춰 자신들의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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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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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정비해야 한다. 이때 목표는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고유한 자원과 역량들을 한 세트로 개발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에 따르는 잠재적 성장과 수익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에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속한 사업 모델들의 가치나 전략적 기여도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 실제로 각 비즈니스 모델이 서로 직접적인 충돌 관계에 있어서 자기잠식적인 결과를 낳거나 자원을 희석시키는 경우도 있다. 가령 상호 배타적인 오퍼를 제공하거나 조직의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주요 활동들에 자원을 집중하는 대신에 오히려 분산시키는 결과를 낼 수 있다.
일례로, 델컴퓨터(현재의 델테크놀로지, Dell Technologies)가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직접판매 비즈니스 모델은 PC산업에 근본적인 지각 변동을 가져왔다. 델의 사업방식이 성공적으로 평가받으면서 IBM이나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 컴팩(Compaq) 같은 경쟁사들도 델의 직접판매 모델을 모방하려는 움직임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안타깝게도 2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오히려 기존의 경쟁우위를 약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직접판매 비즈니스 모델로 시너지가 창출되기보다는 새로운 사업 자산과 역량(유연한 조립 라인과 공급망 재설계 능력 등)을 갖춰야만 했고, 컴퓨터 회사들의 주요 고객 기반을 이뤘던 유통업체들을 외면하는 위험까지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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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다각화 사례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Michael E. Porter) 교수는 전략적 다각화란 단순히 개별 활동들을 한데 모으는 게 아니라 서로 효율적 관계에 있으면서 상호 보완 작용을 하는 활동들을 결합하고 그 활동들 사이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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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사업 간의 전략적 적합성이 기업의 경쟁우위와 높은 수익성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개별 자산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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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이란 가치를 창출하고 포착하는 상호 의존적인 조직 활동들로 구성된 하나의 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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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은 각 비즈니스 모델을 뒷받침하는 활동들뿐 아니라 여러 비즈니스 모델들을 아울러 그 활동들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지에 대해서도 평가해야 한다. 사실, 한 비즈니스 모델에 결부된 활동들 간의 적합성을 통해 사업 비용을 줄이거나 기업의 차별성을 높일 수도 있지만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이루는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들 간의 상보성을 통해서도 개별 활동들의 성과를 높이면서 독특하고 모방하기 힘든 자원 및 역량들을 개발할 수 있다. 실제로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하면 성과를 제고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들이 생긴다.
기업이 여러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사업을 다각화하기보다 한두 개의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하는 편이 더 나은 때는 언제일까? 필자들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더 잘 이해하기 위해 F1 자동차 경주 산업과 아마존닷컴(Amazon.com)이 이끄는 여러 사업, 그밖에 약 50개 기업의 사례들을 연구했다. (‘연구내용’ 참고.) 그들이 다음과 같은 3가지 핵심 질문을 통해 도출한 평가 방법론을 본 기사에서 소개하겠다.
DBR mini box
연구 내용
본 기사는 내부 크라우드소싱 방법을 활용했던 기업들과 함께 다양한 방법론으로 4년간 진행했던 연구 프로젝트 결과를 근거로 집필됐다. 필자들은 연구의 일부로 3개의 대기업(각각 보건관리, 이동통신, 소매유통에 속한 3개 기업)에서 그들의 활동에 대한 심층 분석에 들어갔고 조직에서 내부 크라우드소싱 활동을 관할하는 임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중 보건관리 기업에서는 최고의료책임자(Chief Medical Officer)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내부 크라우드소싱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필자 중 두 명이 프로세스에 대한 지침을 준 후 내부 크라우드소싱 활동이 수행되는 과정을 감독했다. 통신회사의 경우에는 필자들이 내부 크라우드소싱 활동을 책임지는 고위임원들과 함께 직접 활동을 관리해 나갔다. 또 패션 및 유통 기업인 리앤드펑은 내부 크라우드소싱 행사를 기획했던 내부 프로세스와 거기서 도출된 아이디어 및 자료들을 필자들이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도록 접근 권한을 줬다.
이와 별개로 필자들은 크라우드소싱 관련 플랫폼들에 대한 정보도 수집했다. 또한 특정 산학혁신센터를 통해 파악한 7개 기업들이 내부 크라우드소싱 대회에서 어떤 식으로 인센티브 체계를 기획하는지 관련 정보도 확보했다. 이들 기업에는 유통 회사,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있는 통신사, 통신 인프라 제품을 제공하는 미국 회사, 데이터 저장 및 분석 회사, 그래픽 디자인 소프트웨어 회사, 산업재 회사, 전자상거래 플랫폼 회사가 포함돼 있었다. 이들 기업에서는 최고혁신책임자나 최고경영자가 필자들의 주요 파트너 역할을 해 줬다. |
●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를 고려할 때 어떤 점들을 감안해야 할까? ●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할 때 그에 따른 가치를 어떻게 측정하고 극대화할 수 있을까? ● 시간이 흐르면서 비즈니스 모델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조정해 나가야 할까? 질문1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를 고려할 때 어떤 점들을 감안해야 할까? 모델 다각화 방법을 모색하는 관리자들은 우선 회사 포트폴리오에 속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어느 선까지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지 측정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들을 아울러 물리적 자산들을 전체적으로 공유하면 기업은 규모의 경제의 이점을 누리고 중복 자산을 피할 수 있다. 이런 접근방식은 특히 자본 집약적이고 기술 중심의 산업에서 가치를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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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다각화에 성공한 기업은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좋은 예다. 바이오제약 회사들은 투자 후 수익 회수 기간이 극도로 길기 때문에 매우 불확실한 환경에서 사업을 운영한다. 이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R&D 서비스, 로열티, 특허, 건강관리 제품 등 다양한 매출원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 애쓴다. 이들은 또한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금융 및 지식 자원 같은 값진 자산들을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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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해야 할 또 다른 질문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기존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되는 유용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일례로 F1팀들은 자동차 경주 출전과 더불어 경쟁자들에게 엔진이나 변속기 같은 고성능 부품들을 판매한다. 경주팀은 이런 판매 활동을 통해 각 부품이 실제로 어떤 성능을 내는지 유용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성능 데이터라는 무형자산으로 더욱 발전된 기술을 개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주에서 더 많이 우승할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엔진 등의 부품들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2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긍정적인 상보성을 발휘하는 것이다.16
질문2포트폴리오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할 때 그에 따른 가치를 어떻게 측정하고 극대화할 수 있을까? ‘시너지를 내는’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만큼이나 다각화라는 접근방식에는 도전 과제들이 수반된다. 관리자는 어떤 식으로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포트폴리오가 확실한 시너지를 내게 만들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경영학자들은 회사의 경쟁우위가 보통 가치 있고, 독특하며, 부족한 자원을 통제하는 능력을 통해 생긴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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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많은 조직들은 ‘특별한 자산’이라 여기는 것들을 확보하고 지키는 데 자본과 노력을 집중해 왔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할 때 관리자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회사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회사의 기존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는 유망 사업 기회들을 모색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신규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혹은 모델들)에 사용되는 자원 및 역량들과 밀접하게 연관된 자원과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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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규 자원을 확보하는 비용 때문에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회를 제한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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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회사가 이미 귀중한 자원과 역량에 투자한 이력이 있으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채택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 핀란드 회사인 노키아(Nokia) 사례를 보자.
2000년대 초반에 노키아는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사 중 글로벌 리더였다. 당시 위치 기반 서비스 개선을 위해 관련 업체인 나브텍(Navteq)을 81억 달러에 인수했으나 값비싼 전략 자원에 투자하는 것을 상당히 자제했다. 다재 다능한 아이폰 플랫폼으로 휴대폰 시장에 광풍을 몰고 온 애플과 달리 노키아는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나, 값비싸게 인수한 나브텍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서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노키아는 휴대폰 사업에서 경쟁우위를 잃었다. 2012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의 전화 및 태블릿 사업을 인수했고 그 비용은 노키아가 5년 전 나브텍을 인수할 때 지불했던 금액보다 더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