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지역적 통합 + 전 지구적 적응’ 새 활로 찾는 다국적 기업의 MISSION!

183호 (2015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질문

다국적 기업은 신흥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현지 기업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제품, 마케팅, 판매가 현지 공동체의 삶에 통합적인 부분이 되게 할 것

- 개방적인 혁신과 공동 투자 등을 통해 현지 공급망과 통합될 것

- 법 제도적 환경을 구성해 내기 위해 정부 및 규제 당국과 교류할 것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5년 여름 호에 실린 프랑스 인시아드의 글로벌 경영실행 겸임교수 호세 F.P. 산토스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지 경영대학원의 국제경영 교수 피터 J. 윌리엄슨의 글 ‘The New Mission for Multinationals’를 번역한 것입니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다국적 기업보다 우세를 보이는 현지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다국적 기업이 현지 기업보다 우월할 것이라고 흔히 여겨지며 다국적 기업 CEO들이 성장 원천으로 기대하고 있는 신흥시장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최근에 유니레버(Unilever) CEO 폴 폴먼(Paul Polman)은 가장 힘겨운 경쟁 상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현지 기업들이라고 언급했다. “우리는 P&G를 가장 힘겨운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다. 신흥시장에서 우리의 경쟁자는 대부분 현지 업체들이다.”1 비단 폴먼만이 아니다. 한 서베이에 따르면 다국적 대기업 임원 중 73%는 신흥시장에서더 실질적인 경쟁자는 다른 다국적 기업이 아니라 현지 기업이라고 응답했다.2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대 다국적 기업들(연 매출이 소규모 국가의 국내총생산보다 많은 기업도 상당수다)이 계속 확장해 가면서 세계를 점령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논평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다음의 사실을 생각해 보자. 중국에 수십 년을 투자하고도 유니레버와 네슬레(Nestlè, S.A) 2013년 중국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점유율이 각각 7% 5%에 불과했다. 중국 밖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보지도 못했을 두 개의 기업, 중국 멍니우유업(China Mengniu Dairy Co. Ltd)과 내몽고 이리실업 그룹(Inner Mongolia Yili Industrial Group Co. Ltd)이 각각 14% 19%의 점유율로 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중국 세탁세제 시장을 보면 외국기업 중에서는 P&G 2013년에 11%의 점유율로 상위에 올라 있지만 두 개의 중국 기업보다 점유율이 낮다. 나이스그룹(Nice Group Co. Ltd) 16% 이상을, 광저우 리비그룹(Guangzhou Liby Enterprise Group Co. Ltd) 15%를 차지하고 있다. 가전 시장도 구조가 비슷하다. 하이얼그룹(Haier Group, 29%), 메이디그룹(Midea Group, 12%), 광둥 거란스그룹(Guangdong Galanz Group Co. Ltd, 4%) 등 중국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상위 두 개 다국적 기업인 독일 로베르트 보시(Robert Bosh GmbH)와 일본 산요전기(Sanyo Electric Co. Ltd)는 각각 4%가 안 되는 점유율로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이 현지 기업에 밀리고 있는 곳은 중국만이 아니다. 인도의 아이스크림 시장과 맥주 시장,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오프라인 유통 시장, 인도와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등 다른 신흥시장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보인다. 심지어 전자상거래에서도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 인도의 플립카트(Flipkart), 러시아의 율마트(Ulmart) 등이 해당 국가에서 아마존과 이베이를 능가하고 있다. ( 1) 여러 산업 분야에서 다국적 기업들은 신흥시장의 현지 기업에 밀려 입지를 잃고 있다. 하지만 선점자의 이점을 활용하거나 현지 기업을 인수해 그 기업의 지역적 정체성과 강점을 육성하는 전략 등을 통해 다국적 기업이 현지 기업의 점유율 확장에 성공적으로 맞서는 사례도 있다. (‘연구내용참고.)

 

본 연구에 포함된 업종과 국가에서 성공한 현지 기업들은 2009년에서 2013년 사이에 시장점유율을 급격히 증가시킨 경우가 많았다. 다국적 기업이 현지 기업과의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으려면전 지구적으로 통합하고 지역적으로 적응하라(integrate globally and adapt locally)’는 신조를 넘어설 필요가 있다.3 다국적 기업이 전통적으로 도입해 온 이 접근방식이 신흥시장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다. 역동적인 시장에서는 현지 적응화(local adaptation) 전략이 기껏해야 따라 잡기식밖에 되지 못한다. 오늘날의 글로벌 환경에서 승리하려면 자신의 비즈니스를 현지의 경제 네트워크, 나아가 현지 사회 자체에 통합시킴으로써 목표 시장에서 새로운 강점을 창조해야 한다. 다국적 기업은 현지 시장에 단지 적응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시장을 적극적으로 구성해 가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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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 이점의 약화

오랫동안 다국적 기업들은 제품 디자인, 기술, 경영 시스템, 기업 문화처럼 이전하기 어려운 자산(특히 무형자산)들을 세계 곳곳에 효율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다국적 기업이 내부 시스템을 통해 그런 자산을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고 효율적이었던 반면 현지의 기업이 시장 거래를 통해 그런 자산을 확보하기는 더 어려웠다. 따라서 다국적 기업은 현지 기업보다 경쟁 우위가 있었다.

 

하지만 여러 요인이 이 우위를 잠식하고 있다. 첫째, 비용 절감을 위해 다국적 기업들은 가치사슬 중 고부가가치 영역에만 집중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부가가치가 낮은 활동을 아웃소싱한다는 뜻이며 종종 해외 신흥시장 기업들에 업무를 맡겨 처리한다는 뜻이다. 그 결과 현지 기업도 다국적 기업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투입 요소와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글로벌 시장이 형성됐다. 또한 아웃소싱이 확산되면서 제품 디자인은 더 모듈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한때는 폐쇄적이었던 가치사슬이 개방적으로 변하면서 현지 기업들도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듈을 구입해 조합하는 방식으로 다국적 기업의 제품과 매우 비슷한 (어떤 경우에는 더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중국의 샤오미(Xiaomi)가 좋은 사례다. 모듈화와 아웃소싱 추세 덕에 샤오미는 맵시 좋고 기능도 많은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었고 시장에 진입한 지 5년 만인 2014 4분기에 13.7%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애플과 삼성을 앞지르고 1위가 됐다.4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퀄컴의 표준 디자인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동일한 공장에서, 동일한 부품 업체가 제공하는 모듈로 제작된다. 샤오미의 MIUI 소프트웨어는 구글 안드로이드의 현지화 버전이지만 수백만 중국 사용자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토대로 매주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독특한 강점이 있다.

 

두 번째 변화는 인재 시장과 기업 서비스 시장이 점점 더 세계화되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이 신흥시장에서 현지 기업에 취직해 일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전 지구적으로 인재풀이 더 유동적이 되면서 유수의 현지 기업들은 수십 명, 때로는 수백 명의 외국인 전문가를 고용해 지식과 역량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일례로 브라질 출신인 휴고 바라(Hugo Barra)는 구글(Google)에서 샤오미의 안드로이드 제품 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서 샤오미의 떠오르는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관리한다. 또 현지 기업들은 디자인, 엔지니어링, 컨설팅, 감사, 재무, 법무 등의 영역에서도 글로벌 전문 업체로부터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 서비스 업체들은 예전 같으면 다국적 기업만 확보할 수 있었던 최고의 경영기법들을 널리 퍼뜨리고 싶어 한다. 또 세계적인 명문 대학에서 공부한 뒤 본국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오늘날 신흥시장에서 주요한 인재풀을 형성하고 있다.

 

 

셋째, 신흥시장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축적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자산, 역량, 노하우를 해외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확보할 수 있는 기회 역시 많아지고 있다. 정치적 반대 등 여전히 장벽이 많지만 여러 자료에 따르면 신흥시장 기업들은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해외 시장 개척보다는 본국으로 가져올 수 있는 지식을 확보해 다국적 기업과의 격차를 줄이려는 목적에서 추진된 경우들도 있다5

 

요컨대 더 이상 다국적 기업은 지식과 자산을 전 세계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가 아니다. 신흥시장 기업들도 브랜드, 제품 모듈, 기술, 인재를 글로벌 시장에서 확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자산을 활용해 혁신을 이루고 본국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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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내용

이 연구는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과 현지 기업 간의 경쟁에 대해 별도의 연구를 수행하던 중에 시작됐다. 우리는 현지 주요 기업들이 다국적 경쟁자보다 더 많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음을 알고 놀랐다. 중국 현지 기업들은 수십 년간이나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해온 다국적 기업마저 능가하고 있었다. 이에 관심을 갖게 된 우리는 현지 기업이 다국적 기업보다 경쟁 우위에 서는 것이 광범위한 현상인지, 아닌지 알아보기로 했다. 12개 산업에서 가장 큰 8개의 신흥시장에 대해 2009년에서 2013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했다.

 

6개 산업에서(전자상거래, 오프라인 소매유통, 소비자 가전, 포장 식품, 아이스크림, 맥주)는 상위 2개의 현지 기업 시장점유율이 상위 2개의 외국 기업 시장점유율보다 높았다. 다국적 기업들이 상당한 정도로 제품을 현지화한 경우에도 현지 기업이 더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2개의 산업(음료, 미용용품)에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다국적 기업이 본국 기반의 차별화된 이미지(코카콜라와 펩시의 미국식 라이프스타일, 프랑스 화장품과 향수의 분위기 등)를 제공함으로써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2개의 산업(세탁세제, 직접 판매)에서는 다국적 기업이 현지 기업보다 아주 약간의 우세를 보였다. 대체로는 시장에 더 먼저 진입해 선점자가 없는 상태에서 효과적으로 시장을 창출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2개의 산업(제약, 휴대전화)에서는 다국적 기업이 현지 기업으로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확보할 수 없는 우월한 원천기술을 토대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경우 기술이 성숙하면서 중국과 인도 업체들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었다.

 

다국적 기업에 맞서 현지 기업이 갖는 강점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여러 신흥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통합화를 수행한 20개 이상의 기업 임원들을 만나 면접 조사를 했다. 이를 통해 현지 기업들이 지역 환경과 사회에 통합됨으로써 어떻게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지에 대해 윤곽을 그려 볼 수 있었다.

 

 

‘홈 팀(Home Team)’의 이점

다국적 기업이 보유한 브랜드 자산이나 기술을 현지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모두 확보할 수는 없다 해도 이러한 단점은홈 팀의 이점으로 상쇄할 수 있다. 현지 기업이 홈 팀의 이점을 구축할 수 있는 전략으로 1) 고객 및 최종 사용자와의 긴밀한 관계, 2) 현지 공급업체들과의 파트너십, 3) 현지 인재풀 개발, 4) 규제와 제도적 환경 형성, 5) 더 광범위한 사회적 가치 개발 참여 등 다섯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지 기업이 이러한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것은 이타주의적인 동기에서가 아니라 그러한 활동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창출된 가치는 더 큰 이윤이라는 형태로 공유할 수 있다. 현지 기업으로서는 이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딱히 특별하거나 결정적인 성공 요인으로 인식되지 못하기도 한다.

 

현지통합화(local integration)를 통해 홈 팀의 이점을 구축한 사례로 브라질의 화장품, 향수, 미용용품 업체 나투라(Natura Cosméticos S. A.)를 들 수 있다. 나투라가 어떻게 지역적 통합을 통해 경쟁 우위를 구축했는지 살펴보는 것은 현지적응화를 넘어서는 전략을 배우기에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나투라는 화장품 시장 규모 세계 3위인 브라질에서 20.4%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로레알(L’Orèal)이나 P&G, 심지어 1958년에 브라질에 진출한 에이본(Avon)보다도 앞서는 것이다. 60%의 브라질 가정에 나투라 제품이 있으며 나투라의 2013년 매출은 33조 달러였다.6

 

 

나투라의 성공 요인 첫 번째는 판매 대리인들과의 긴밀한 통합이다. 또 판매대리인을 통해 소비자와도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나투라는 일반적인 유통채널로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100만 명이 넘는컨설턴트로 구성된 판매망을 구축했다. 컨설턴트는 대체로 여성으로, 지역 공동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투라는 컨설턴트에게 담당 구역을 할당하기보다 각자 자신의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시장 범위를 정하게 함으로써 지역사회에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다. 또 나투라는 에이본 같은 직접 판매 회사가 전형적으로 갖고 있는 다층적 판매망 구조 대신 한 사람당 최대 수백 명의 컨설턴트를 직접 관리하는관계 관리자(relationship managers)’를 뒀다. 원래는 컨설턴트 교육을 위해 고안됐던 월례 회의를 통해 나투라의 관계망 관리자들은 산아 제한, 위생, 건강 문제부터 자녀 교육, 사회적 권리,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다룰 수 있는 역할 모델이 됐다.

 

나투라는 판매 활동을 공동체의 삶에 통합시키고 시민사회 발달에 기여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고 이는 수익성에도 도움이 됐다. 경쟁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판매 커미션과 인센티브 제도는 나투라 컨설턴트들이 지역사회에서 존중받고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역할을 부여받으면서 갖게 된 헌신과 자부심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나투라 성공의 두 번째 요인은 지역 공급망(나투라가 직접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과의 통합이다. 나투라는 5000개 이상의 소규모 공급업체를 두고 있으며 32개 지역에서 안디로바, 쿠푸아수, 프리프리오카 등 열대우림산 천연 원료를 공급받는다. 나투라는 브라질의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토대로 천연 원료를 활용하는 제품 개발에 투자했고, 지역 공동체(멀리 떨어진 오지가 많다) 및 공급업체들과 협력하면서 그들이 기술과 노하우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지역 공급업체들과의 긴밀한 관계는 나투라가 친환경 포장의 선도 기업으로 자리잡는 데도 도움이 됐다. 나투라는 리필 파우치를 도입해 플라스틱 사용을 83% 줄였다. 지역 공급업체들은 나투라와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신의 역량과 평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업체들 또한 나투라에 저렴한 비용과 더 많은 고객 반응 서비스라는 이점을 제공한다.

 

세 번째 성공 요인은 현지인들이 취업하고 싶어 하는 회사가 됐다는 데 있다. 나투라는 브라질에서가장 존경받는 기업부터여성이 일하기 가장 좋은 회사’ ‘사회적 책임성이 가장 높은 기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상을 받았다. 이런 평판은 뛰어난 자질을 갖췄을 뿐 아니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브라질의 대학졸업자, 경영자, 기술 인력들이 나투라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네 번째 요인은 국가에도 기여하면서 기업 활동에도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법 제도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정부 및 규제 당국과 공조할 수 있는 나투라의 능력이다. 많은 기업이 현지 규제를 따르는 데 머물지만 나투라는 브라질 생물다양성 보호법안 개정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나투라 제품의 원료 기반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했다. 또 브라질 북부 오지의 지역당국과 공조해 8000만 달러 규모의 연구소 및 공장 단지 건설을 이끌기도 했다. 최근에 문을 연 이 단지는 지역의 자원 활용을 한층 더 확대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투라는 브라질 사회 자체에 통합됨으로써 이득을 얻는다. 이 회사의 모토벰 에스타 벰(Bem Estar Bem, 문자 그대로는웰빙을 잘이라는 뜻)’은 고객, 직원, 컨설턴트, 공급업체, 사회에도 적용된다. 나투라는 이 원칙에 따라 사회문제나 환경문제에 대해 활동하는 단체들을 지원했고 지속가능성에 대해 대중의 인식을 제고하는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 나투라는트리플 보텀 라인(tripple bottom line, 환경, 경제, 사회의 세 가지 측면에서의 성과)’7 접근의 개척자이기도 하다. 이는 사람들이 나투라가 지지할 만한 회사라는 인식을 더 강하게 갖게 만들었다.

 

나투라나 샤오미처럼 성공적인 현지 기업은 그곳의 경제 네트워크에 깊이 통합돼 있고 지역 공동체와 공생적인 관계를 구축했다는 데서 오는 막대한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외부자인 다국적 기업은 현지 기업보다 불리한 처지다. 다른 나라에서 작동했던 모델을 들여와 수정하려는 전략이 이런 불리함을 발생시키는 한 요인이다. 그렇다면 현지 경쟁자가 가진 홈 팀의 이점을 고려할 때, 그리고 세계화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글로벌한 조정이 가능하다는 다국적 기업의 강점이 약화되고 있음을 생각할 때, 다국적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현지적응화 전략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다국적 기업들은 각 국가의 차이를 반영해 제품과 서비스를 현지 사정에 맞게 조정하는 데 능통하다. 글로벌 제품의 대명사인 맥도날드빅맥도 현지화된 버전이 있다. 인도에는 치킨 마하라자 맥이 있고 이스라엘에는 치즈 없이 나오는 코셔 버전이 있다. 이런 종류의 적응도 공급망을 지역화하는 과정을 포함하긴 하지만 나투라 같은 기업이 국가 대표 현지 기업으로서 누릴 수 있는 종류의 강점을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현지와의 통합을 통해 이득을 얻으려면 기업은 지역의 판매망, 공급망, 인재풀, 규제 환경, 그리고 사회 자체에 뿌리를 박아야 한다. 현지 기업의 강점에 맞서기 위해서 다국적 기업은 양서류처럼 돼야 한다. 한쪽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다른 쪽 환경()에도 그만큼이나 익숙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현지통합화 전략이 현지적응화 전략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경쟁 우위를 어떻게 만드는지, 그리고 혁신적인 다국적 기업이 통합화의 이점을 얻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 왔는지를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된다.

 

 

고객과의 관계 강화해외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은 현지 고객의 니즈를 연구해 제품을 그에 맞게 변형, 향상시키는 노하우가 있다. 때로는 이런 맞춤화를 현지 고객 및 판매 대리인과 공동으로 진행하기도 하며 그들에게 정보를 얻어 사업 모델을 수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투라의 경우에서 보았듯이 지역적으로 통합된 기업은 시장 피드백을 훨씬 넘어서는 방식으로 고객과 깊은 관계를 구축한다. 고객의 삶과 연결됨으로써, 또 지역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 및 시장선도적인 소비자들과 함께 일함으로써,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제품과 브랜드가 지역 네트워크 속에 뿌리내리게 할 수 있다. 장기적이고 깊이 있는 지역적 통합은 판매대리인들이 열정적인 판촉부터 특화된 물류 개발에 이르기까지 매출 확대를 위해 함께 투자하도록 독려하는 효과도 낳는다.

 

다국적 기업이 신흥시장에서 고객의 삶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기란 쉽지 않지만 관여도를 높이려는 창조적인 노력이 있으면 그렇게 할 수 있다. 포르투갈 유통업체 제로니모 마틴(Jerónimo Martins SGPS S.A.)은 폴란드에서의 통념과는 반대되지만 현지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을 위해서는 필요한 전략을 성공적으로 보여줬다. 테스코(Tesco), 카르푸(Carrefour), 메트로(Metro), 아홀트(Ahold) 등 다국적 기업 경쟁자들은 표준적인 자사 사업 방식을 들여와서 주요 도시의 외곽에 대형 매장과 하이퍼마켓을 짓고 소비에트의 그늘에서 막 벗어나고 있는 폴란드에 자사의 최신 노하우를 도입하려 했다. 그러나 제로니모 마틴의 당시 CEO였던 알렉산드르 수아레스 도스 산토스(Alexandre Soares dos Santos)는 여러 차례의 현장 조사를 통해 폴란드 사람들이 집 가까운 매장에 자주 다니면서 식품과 생필품을 조금씩 구매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기존 모델을 가져다 손보는 대신, 그의 표현을 빌리면폴란드 소비자들의 나라에 폴란드 유통업체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1995년에 작은 폴란드 유통 체인을 인수한 뒤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폴란드 경영자들과 포르투갈 경영자들(폴란드어에 능통해졌다)이 팀을 이뤄 비에드론카(Biedronka, 폴란드어로 바쁜 무당벌레라는 뜻)를 열었다. 비에드론카는 불필요한 서비스는 없애고 꼭 필요한 요소만 갖춘 소형 매장으로 화사하고 친밀하게 꾸며졌고, 제로니모 마틴과 폴란드 모두에 혁신적인 형태이면서도 완벽하게 현지에 부합하는 매장이었다.

 

2년 뒤 매장이 약 250개가 됐을 때 제로니모 마틴은 파트너사를 인수하고 비에드론카가 전국적인 유통업체가 되도록 상당한 자원을 투자했다. 이와 함께 대대적인 현지 조달 운동을 추진했다. 해외 조달을 줄이고 현지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현지 공급업체들과 함께 품질과 반응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전개함으로써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현재 비에드론카는 2600개의 매장을 둔 폴란드 최대 식품 유통업체로, 폴란드 시장의 14%를 점유하고 있다. 사람들은 비에드론카가 폴란드에 깊이 뿌리내린 기업이라고 여긴다. 폴란드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98%이고 폴란드 사람 중 60%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비에드론카에 간다. 글로벌 인프라와 노하우를 토대로 하되 현지에 깊이 통합되는 전략은 매우 큰 효과가 있었다. 2014년에 비에드론카는 제로니모 마틴 그룹의 매출 127억 유로 중 3분의 2를 차지했다.

 

공급업체와의 상호작용공급 측면에서 전형적인 적응화 전략은 현지 공급업체를 물색하고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투입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생산 과정을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통합화 전략은 현지 공급업체들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그들이 더 강한 공급망을 구성할 수 있도록 생산성과 질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역량을 개발할 수 있게 돕는 것까지를 뜻한다. 공급업체들이 당신을 자기네클럽의 일원으로 여기게 되면 유망한 새 공급업체 정보를 알려주고 공급망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에 함께 투자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65개국에 진출해 있는 싱가포르의 농업 기업 올람인터내셔널(Olam International Ltd)은 다국적 기업이 현지 공급업체와 깊이 통합될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많은 다국적 농업 기업이 항구 도시에서 중간거래상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다. 하지만 올람(2014년 매출은 194억 달러였다)은 생산자들로부터 상품을 직접 구매한다. 아주 멀리 떨어진 지역의 생산자들과도 마찬가지다. 올람은 인도 최고의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은 관리자를 농촌에 파견하고 아이보리코스트 같은 나라에도 보낸다. 이런 곳에서 관리자들은 작황 정보를 조기에 파악해 가격이나 리스크에 대한 의사결정을 향상시킨다.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20만 명 이상의 농민들과 긴밀하게 일하고 그들이 최상 등급의 종자와 비료를 구매하도록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더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데 필요한 신뢰를 쌓는다. 이렇게 현지 공급망과 긴밀하게 통합된 덕분에 올람은 원산지 추적이 가능하고 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 중간거래상을 통하는 경쟁자로서는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현지에서 올람은 식민주의적인 착취자로가 아니라 사회 발전에 함께하는 일원으로 여겨진다.

 

인재풀 육성신흥시장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은 양질의 제품을 만들고 높은 생산성을 올리는 데 필요한 인재의 부족에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기업들은 현지 인력의 역량에 맞도록 직무를 변경한다. 하지만 롤스로이스(Rolls-Royce)는 싱가포르에 항공 엔진 공장과 연구소를 지으면서 현지의 역량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훨씬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롤스로이스는 필요한 2500명의 고급 현지 기술자를 확보하기 위해 싱가포르 기술교육원 및 난양 폴리테크닉과 공조해 교과 과정을 개편하고 항공술과 항공기계기술 학위 과정을 신설했다. 또 인턴십과 장학금을 통해 학생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이를 통해 롤스로이스는 뛰어난 현지인 지원자 풀을 크게 확대시킬 수 있었고 싱가포르에 새로운 산업이 형성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

 

 

규제 및 제도 변화에 참여 물론 다국적 기업은 현지 법과 규제에 저촉되지 않게 영업 방식과 사업 모델을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신흥시장에서는제도 공백(규칙의 부재, 규제의 왜곡, 중개자의 부족, 집행의 실패 등)’8 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현지 기업들은 이를 주어진 상황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새로운 규제와 정책을 만들어 이러한 공백을 메움으로써 이득을 얻는다. 다국적 기업이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하려면 이들 역시 현지의 제도를 구성해 나가는 데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이를 가장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다국적 기업은 통상 기업과 정부 간 협업이 긴밀하게 이뤄지는 나라 출신인 경우가 많다.9

 

중국 기업들은 아프리카에 먼저 진입한 다른 다국적 기업을 누르고 현지통합화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이런 접근방식을 시도해 왔다. 중국 비철금속 그룹은 아프리카 정부들과 공조해 가며 잠비아, 모리셔스, 이집트,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알제리에서 경제특구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 경제특구들은 면세 기간, 원자재 수입 관세 면제, 일부 노동 및 이민법의 면제, 항만 시설 같은 특정 인프라의 사용 보장과 같은 여러 가지 제도로부터 이득을 얻는다. 이런 이득은 외국인 투자를 독려하는 기업친화적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와 인프라가 특히 중국 기업의 필요에 맞게 조정돼 있다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체로 다른 나라의 다국적 기업들은 사업의 초점을 잃을까 봐 이런 과정에 참여하기를 꺼려왔다. 하지만 이런 활동의 잠재적인 이점은 무시될 수 없다.

 

사회 개발다국적 기업이 지역통합화 전략에서 특히 고전하는 부분은 현지인들이 회사를 외국인 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활동하는 기관으로서가 아니라 현지 사회와 공동 운명체로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홍보와 CSR 활동만으로 이러한 이슈를 다루기는 역부족이다.

 

지역사회가 목적을 달성하게끔 돕는 행위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은 다국적 기업에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IBM의 전 회장 겸 CEO였던 샘 팔미사노는 이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단순히 시장에 진입하지 않았다기업, 정부, 학계,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국가적 어젠다를 진전시키고 사회적 필요를 다루는 데 일조하기 위해 그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시장을만들었다’. 이는 근대화와 진보를 위한 동력이 됐다.”10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다국적 기업은 현지의 광범위한 사회계층으로부터 지지를 얻게 되고 이들이 기업 활동에 힘이 돼 줄 것이다.

 

현지적응화를 얼마나 잘하든지 간에 앞의 다섯 가지 전략을 추구하며 현지통합화를 이루는 것에 필적할 만한 이점을 가져다줄 수는 없다. ( 2) 하지만 다국적 기업이 지역 수준에서 통합을 꾀할 수 있는 전략이 두 가지 더 있다. 첫 번째는 현지 기업을 인수하되 합병 이후에도 그 기업이 가지고 있던 고객, 공급업체, 지역 사회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경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장에 조기 진입하는 접근이다. 유니레버는 첫 번째 접근방법을 따라 아이스크림 산업에서 몇몇 신흥시장의 선도적인 현지 업체들을 인수했다. 브라질의 키본(Kibon), 러시아의 인마르코(Inmarko), 멕시코의 엘라도스 올란다(Helados Holanda) 등 인수된 회사들은 각자의 국가에서 지역사회의 곁에 깊이 뿌리내린 사업 운영과 브랜드로 아이스크림 시장을 개척한 업체들이었다. 다시 말해 유니레버가 추구하는 강점을 지닌 업체들이었다.

 

다국적 기업이 지역 통합화를 꾀할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은 시장에 일찍 들어가는 것이다. 리스크는 있지만 현지 시장에 처음부터붙박이로 들어가서 시장의 발달과 함께 진화해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덴마크 맥주 회사 칼스버그(Carlsberg Breweries A/S) 1990년대 초 러시아 맥주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할 때 러시아에 진입했다. 러시아에서 현대적인 맥주 산업을 일궈내면서 칼스버그와 컨소시엄 파트너는 현재 3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적 통합의 글로벌 시사점

현지에서 지역에 통합돼야 한다는 말은 다국적 기업이 재무적 제약 외에는 거의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율권을 갖는 해외 지사들로 구성된 느슨한 연합체 형태가 돼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의 다국적 기업은 글로벌 조정 역량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현지에서의 지역적 통합은 다국적 기업이 글로벌 활동을 조정하는 데 제약과 기회 모두를 제공한다. 여기에서는 여섯 가지의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본사와 지사 경영진 모두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현지적응화 전략은 본부에서 조정하고 통제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현지통합화는 그렇지 않다. 수천 명의 현지 판매대리인과 지역사회 대표자의 삶에 밀착돼 지역 공급업체와 함께 혁신을 일구고 규제 환경을 선제적으로 구성해 가려면 현장에 강하게 뿌리를 내려야 한다. 본사는 기업에 대한 통제를 어느 정도 분산시켜야 하고 지사가 모든 곳에서 동일한 방식을 따르면서 표준적인 제품과 공정을 현지에 적응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한편 지사는 다국적 기업으로서 갖는 차별화 요소나 글로벌 공급망의 효율성을 잠식하지 않으면서 현지 통합의 이득을 실현시켜야 한다.

 

 

둘째, 지사 경영자의 역할과 역량이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이는 많은 다국적 기업이 지사 경영자의 역할을 좁은 의미의 외교관 정도로만 격하시키는 추세를 뒤집어야 함을 의미한다. 현지 고객, 공급업체, 규제 당국, 인재풀과 밀착해서 현지 시장에서 진화해 나갈 수 있게 지사를 이끌려면 지사 경영자들은 더 많은 권한과 영향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들은 다국적 기업이 가진 자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역 전략에 활용해야 한다. 또 중국처럼 중요한 시장은두 번째 본국(second homes)’으로 여길 필요도 있다. 지사 경영자가 본사 최고위 경영진과 직접적으로 함께 일하면서 현지 시장에서의 통합화가 본국 시장만큼의 중요성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11

 

셋째, 여러 나라에서 현지 통합화를 추진하려다 보면 어떤 활동들은 기존의 것을 변경해야 하거나 기존에 있는 것을 중복해서 구성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현지 사회의 발전과 함께 가려면 글로벌 기업으로서 해외에 공급업체들을 이미 확보한 경우에도 그 나라에서 공급망을 새로 개발하는 데 투자해야 할 수 있다. 본사 차원의 공정이나 과정에 예외를 둘 필요성도 생길 수 있다. 또 새롭고 다양한 파트너십을 위해 사업 모델을 개편해야 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경영자들은 부정부패, 지적재산권 침해 등 새로운 리스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넷째, 지역 기업의 합병을 염두에 두는 다국적 기업은 사업 방식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합병 전 실사에서는 합병하고자 하는 기업이 현지의 고객, 판매망, 공급자, 그리고 국가의 제도 및 사회와 얼마나 잘 통합돼 있는지를 핵심적으로 살펴야 한다. 합병 후에는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 제품, 공정을 도입하는 일을 신중하게 진행하되 지역적 정체성과 핵심적인 지역 관계망을 훼손하지 않고 육성해 가야 한다.

 

다섯째, 현지통합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말은 다국적 기업 경영진이 경제적 잠재성이 증명되지 않은 곳에서도 시장 개발을 위해 대담한 조치를 취해야 함을 의미한다. 시장이 다 성립될 때까지 기다리다가는외부자의 지위에 고착될 수 있다.12

 

마지막으로, 본사 경영진은 현지통합화가 새로이 만들어 내는 글로벌 기회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역 파트너들과의 상호작용은 새로운 지식과 예기치 못한 글로벌 혁신의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다. 이러한 기회들은 본사에서 개발된 방식을 단순히 적용하는 데서가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지식을 얻고 다양한 지역적 혁신과 사업 모델에 접하는 데서 나온다.13

 

요약하자면 더 많이 지역적으로 통합되려면 글로벌 조직도 적응을 해야 한다. 이러한글로벌 적응화(global adaption)’는 고통스러운 과정일 수 있다. 전통적인 비용 효율성과 본사의 권력이 갖는 권위를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국적 기업의 새로운 임무는 중앙에서부터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조직이 중앙을 끌어당길 수 있도록 현지 역량을 육성하는 것이다.

 

다국적 기업의 새로운 임무

어떤 다국적 기업은 외국 기업이라는 특성을 장점으로 활용해서 현지통합화 없이도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 리바이스, 디즈니 등은 미국의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할 수 있다. 프라다는 외국 고객에게 이탈리아의 패션 감각을 입힌다. 포르셰와 BMW는 독일 엔지니어링을 판촉에 활용한다. 과도한 현지화나 통합은 이런 브랜드들이 가진 독특한 강점을 훼손할 위험성을 가진다.

 

하지만 전통적인 이점에 의지해 온 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세계화의 진전으로 인해 현지 기업도 비슷한 지식과 역량에 접근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존의 이점이 계속 잠식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경쟁 우위를 회복하려면 다국적 기업의 고위경영진은 외국 기업으로서의 특성을 더 강하게 구축할지, 아니면 새로운 이점을 창출하기 위해 현지에서 통합화를 추진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본국에서 만든 공식을 현지에 단지 적용만 하려는 기업은어정쩡한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외국 기업으로서의 특성에서도 이득을 얻지 못하고 현지의 내부자가 되는 데서도 혜택을 얻지 못하게 된다.

 

현지통합화가 가져다줄 막대한 이득을 붙잡으려면 지사와 본사의 경영진, 글로벌 조직까지 모두 변화해야 한다. 이 길을 선택하는 다국적 기업은 지난 30년간 지배적이었던 글로벌 전략을 넘어서 생각해야 하고 새로운 임무를 받아들여야 한다. 지역적으로 통합하고 전 지구적으로 적응하라(Integrate locally and adapt globally).

 

번역 |김승진mafaldakim@gmail.com

 

호세 F.P. 산토스·피터 J. 윌리엄슨

호세 F.P. 산토스(Hosé F.P. Santos)는 프랑스 인시아드(INSEAD)의 글로벌 경영실행 겸임교수다. 피터 J. 윌리엄슨(Peter J. Williamson)은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지 경영대학원(University of Cambridge, Judge Busienss School)의 국제경영 교수다. 이 글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6407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6호 Leadership for the New Era 2019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