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ommon Sense: How to Turn Distinctive Beliefs Into Action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2년 봄 호에 실린 런던 경영대학원 경영개발센터 선임 연구원 줄 고다드(Jules Goddard), 동 대학원 전략·기업가정신 교수 줄리언 버킨쇼(Julian Birkinshaw), 동 대학원 경영개발센터 선임 연구원 토니 에클스(Tony Eccles)의 글 ‘Uncommon Sense: How to Turn Distinctive Beliefs Into Ac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성공적인 기업의 특징 중 하나는 여러 기업 중 단연 돋보인다는 것이다. 고객 서비스 접근방법이 혁신적일 수도 있고 경쟁업체에 비해 직원들에게 좀 더 신나는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 좀 더 매력적인 제품을 선사할 수도 있다. 경쟁이 치열하고 타 업체의 모방 속도가 매우 빠른 요즘 같은 시대에는 과감하게 차별화를 시도하는 기업이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고 소비자의 존경을 받는다. 이런 기업 가운데는 애플(Apple), 구글(Google), 타타(Tata), 버진(Virgin), 자라(Zara) 등 세계 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기업과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업, 또는 현지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일부 기업들은 어떤 요인 덕에 오랜 기간 동안 일관성 있게 확실한 차별화를 추구할 수 있는 것일까? 비즈니스 전문 작가들은 선견지명이 있는 경영진, 특별한 기업 문화, 다른 기업과 구별되는 독특한 핵심 경쟁력 등이 흔들림 없는 차별화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다. 이런 요소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결국 가장 중요한 차별화 요인은 기업의 믿음, 즉 필자들이 ‘보편적이지 않은 상식(uncommon sense)’이라고 표현하는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필자들이 믿음 체계가 주요 차별화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한 최초의 인물은 아니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비즈니스 이론(theory of the business)’은 기업이 하는 일에 대해 조직 리더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믿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믿음이 행동 및 역량의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관리자들이 이런 통찰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예를 들어, 이 분야의 연구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동일한 믿음 체계, 혹은 ‘산업 특유의 성공 비결(industry recipe)’을 받아들이게 되는가, 혹은 특정 기업의 ‘지배 논리(dominant logic)’가 어떤 식으로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편협한 사고로 이어지는가를 중점적으로 파헤친다.1 반면 필자들은 관리자들이 어떤 식으로 독특한 믿음 체계(보편적이지 않은 상식)를 만들어내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지 보여주려고 한다.
독특성의 기원
훌륭한 전략은 독특한 관점(예: 변화하는 고객 욕구나 이 세상의 변화에 대한 통찰력)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가설을 세운 후 경쟁이 이뤄지는 환경 내에서 가설을 검증하는 방법을 통해 독창성 있는 전략을 개발하는 기업은 드물다. 수많은 기업들이 택하는 대체 방안은 산업 분석, 시장 세분화, 벤치마킹, 아웃소싱 등 전략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방안을 활용해 큰 틀과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는 것이다. 전략 수립이라는 중요한 과정을 대충 건너뛴 채 곧바로 보편적인 경쟁 계획(예: 비용 우위, 종합적인 품질, 제품 혁신)을 세우는 탓에 기존 고객, 혹은 잠재 고객의 선호도나 행동에 대해 새롭게 통찰력을 발견할 기회를 놓치는 기업이 많다.
가장 원론적인 방식으로 생각을 해보면 독특한 믿음 체계는 ‘블루 오션(blue ocean)’ 전략, 즉 명확한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 속에서 한층 명확해진다.2 전략 내 먹이사슬의 하부에 위치한 제품은 상품 시장(오직 가격만이 진정한 차별화 요소가 되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한다. 하지만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제품은 경쟁업체가 도저히 넘어설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장벽이 제품의 독특성을 보호해주는 특이한 시장을 만들어 낸다.
샘 월튼(Sam Walton)이 ‘모두가 외면하는 작은 마을에 제법 규모가 큰 매장’을 배치하면 남들이 깨닫지 못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남다른 가정을 월마트(Wal-Mart)의 성공 비결로 언급한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3 블루오션적인 사고를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전략 혁신 사례로 실황 서커스의 예술성과 브로드웨이 제작 방식의 정교함을 조합한 태양의 서커스(Cirque de Soleil), 실속형 저가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블루오션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필자들은 5년 동안 기업의 독특성에 대해 연구를 해왔으며 대부분의 경우 독특성은 훨씬 작은 방식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연구 내용’ 참조.) 예를 들어 인도 노이다에 위치한 IT 서비스 업체 HCL 테크놀로지(HCL Technologies)는 ‘직원 우선, 고객은 두 번째(employees first, customers second)’ 정책을 활용해 고객 관계에서 경쟁업체들에 비해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4 세계적인 선진 엔지니어링 컨설팅 회사 아럽(Arup)은 단순히 재무 성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보다 직원들이 ‘흥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interesting and rewarding)’ 일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고수한다.5 이런 믿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새로운 업종을 발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믿음은 직원들의 행동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 내용
필자들은 각 산업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거나 관찰 가능한 행동을 바탕으로 경쟁업체들과 약간 다른 방식으로 시장 활동을 하는 기업을 연구했다. 이런 기업을 선별한 후에는 각각의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Lipitor)를 선보여 커다란 성공을 거둔 화이자제약(Pfizer)과 같이 단순히 매우 성공적인 제품을 내놓은 경우도 있고 삼성처럼 효과적인 방식으로 실행해 성공을 거둔 경우도 있었다. 그 외에 독특한 사고 방식과 업무 방식을 활용해(혹은 둘 중 하나를 활용해) 성공을 거둔 징후를 포착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징후를 발견했을 때는 해당 기업을 좀 더 심층적으로 파고들었다. 경영진을 인터뷰하고 공개 정보를 열람했으며 이 과정을 통해 독특한 믿음을 바탕으로 성공한 게 확실해 보이는 일부 기업을 연구 대상으로 추렸다. 본 논문에서 언급한 기업 외에도 존루이스(John Lewis, 소매 기업), 에곤젠더(Egon Zehder, 임원 리크루트), 듀크 코퍼레이트 에듀케이션(Duke Corporate Education, 경영진 교육)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필자들이 진행한 자문 업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필자들은 6개 기업에서 근무하는 경영진이 자사의 믿음 체계를 독특한 업무 관행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이들에게 조언과 통찰력, 정보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필자들의 독특한 생각을 위험이 적은 방식으로 검증하기 위한 실험 방법을 활용했다. 필자들은 이 같은 실험을 통해 주장을 좀 더 명확하게 다듬고 본 논문에 기술돼 있는 개념들을 다른 사람들이 좀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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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우위를 추구하는 것은 기업 ‘개성화(individuation)’의 과정이다.6 기업 개성화는 단순한 행동이나 역량이 아니라 믿음 차원의 활동인 만큼 시장 포지셔닝, 제품 차별화 등 전통적인 개념을 초월한다. 따라서 기업 개성화는 조직 구조 및 조직 비전 속을 파고들어 어우러진다. 심리학 연구 자료에 의하면 개성화는 자기 실현의 한 과정이다. 비즈니스 부문의 개성화에는 직접 발견한 색다르고 일관성 있는 믿음 체계를 확실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조직이 성공하게 된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필자들이 주장하는 관점은 2개의 핵심적인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첫 번째 전제는 기업이 수많은 경쟁업체 사이에서 두드러지기 위해서는 독특한 믿음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며, 두 번째 전제는 다른 믿음에 비해 고객 및 직원들의 마음에 좀 더 진실되게 다가가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다. 믿음은 다양한 형태를 띤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 시장이 신기술, 새로운 서비스 등 기업의 전략 선택에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는 형태의 믿음.
- 직원들이 좀 더 탄력적이거나 자율적인 업무 환경 등 조직적·관리적 선택에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는 형태의 믿음
- 새롭게 등장하는 소비자의 욕구, 새로운 기술 가능성, 지정학적 제도의 변화 등 미래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해 예측하는 형태의 믿음.
어떤 산업에서건 특정 산업에 속하는 모든 기업들은, 심지어 가장 특이한 기업까지도 동일한 믿음과 가정을 공유한다. 한 산업에 속하는 여러 기업들은 다수의 동일한 고객을 상대하며 똑같은 매체에서 쏟아내는 뉴스를 흡수하고 동일한 컨설턴트와 상호작용을 한다. 하지만 성공과 실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건 모든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이 아니라 각 기업이 갖고 있는 독특한 믿음이다.
기업이 갖고 있는 모든 믿음이 정말로 진실된 건 아니다. 성공적인 전략을 위해서 독특한 믿음 체계가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부를 창출하려면 기업의 믿음 체계를 구성하는 참된 내용물이 경쟁업체에 비해 훌륭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성공에 도움이 되는 전략은 경쟁업체가 제시하는 이론보다 기존 고객 및 잠재 고객의 귀에 좀 더 진실되게 들리는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 방식대로 표현하자면 성공적인 전략에는 보편적이지 않은 상식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 (옳은 것이기 때문에 상식이라는 표현을 쓰고 성공하는 기업 특유의 것이기 때문에 보편적이지 않다라는 표현을 쓴다.) 성공하는 기업은 경쟁업체들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알고 있다. 같은 논리를 적용해 보면 보편적인 상식(common sense)은 경쟁업체들이 공유하는 진실한 믿음이고 보편적인 비상식(common nonsense)은 경쟁업체들이 공유하는 일련의 잘못된 믿음이다. 마찬가지로 보편적이지 않은 비상식(uncommon nonsense)은 특정 기업이 갖고 있는 독특한 믿음이긴 하되 참이 아닌 것을 뜻한다. (그림1)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이론은 결국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것이다. 오로지 진실만으로 이뤄진 사람은 없다. 뿐만 아니라 어떤 명제가 한때는 진실이었다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거의 항상 그 명제의 진실성이 약화되거나 그 명제 자체가 아예 거짓으로 바뀌기도 한다. 시장의 취향과 선호도는 변하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기술로 인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것들이 가능해졌다. 고객이 한때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가치와 특징은 서서히 매력을 잃는다. 기업은 성공적인 경쟁업체의 아이디어를 훔친다. 선구적인 관행은 모범 관행이 되고 모범 관행은 곧 어디서나 통용되는 기준이 된다. 영원토록 공평하게 남을 경쟁의 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사려 깊은 태도, 심사숙고, 실험, 발견을 향한 욕구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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