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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ée Lauder’s William Lauder: ‘The Consumer Still Wants and Needs to Be Touched’

에스티로더의 고객 터치…“직접 화장해 줄게요”

우정이 | 83호 (2011년 6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와튼 경영대학원이 발간한 Knowledge@Wharton의 ‘Estée Lauder’s William Lauder: ‘The Consumer Still Wants and Needs to Be Touched’ 기사 전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윌리엄 로더(William Lauder)가 고객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어떤 경우에도 ‘그녀(she)’라는 단어가 중심이 된다. 세계적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 고객의 95%는 여성이기 때문이다. 에스티로더의 창업주는 윌리엄 로더의 할머니 에스티 로더다.
 
최근 있었던 와튼 경영대학원 리더십 강연에서 로더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주요 의사 결정권자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에스티 로더가 남편 조지프 로더와 함께 회사를 설립한 해는 1946년이다. 설립 이후 에스티로더는 단순히 화장품만 팔지 않고 고객에게 직접 로션이나 립스틱을 발라주는 영업 전략으로 고객의 마음을 감동시키며 성장해 왔다. 현재 에스티로더는 전세계 140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처음 4개에 불과했던 제품 수는 그 사이 25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판매 브랜드 중에는 크리니크, 오리진스, 맥, 바비브라운 등 고급 브랜드가 다수 포함돼 있다. 2010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78억 달러를 기록했다.
 
에스티로더는 가족 기업이다. 경영직 자리는 에스티 로더의 자손들이 맡고 있다. 2004년 CEO로 취임한 윌리엄 로더는 2009년 P&G 중역이었던 파브리지오 프레다(Fabrizio Freda)에게 CEO자리를 넘겨주고 그룹 회장으로 남았다. 외부인이 CEO가 된 건 에스티로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설립 당시와 비교해서 지금의 화장품 시장은 많이 달라졌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훨씬 넓어졌고 시장 진입 장벽은 낮아졌다. 그러나 여러 변화에도 에스티로더는 고급 백화점의 화장품 매장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매장에서 고객을 접대하는 에스티로더 스타일리스트들은 고객에게 맞춤형 화장법을 가르쳐 주며 고객이 구매한 화장품의 활용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의 70%는 3년, 혹은 그 이전에 출시된 제품들”이라고 로더는 와튼 리더십 강연에서 말했다. “시장의 최신 트렌드와 18∼24개월 후 트렌드를 알아내는 데 경영 시간의 80%를 할애한다. 그러나 소비자 지출액 10달러 중 7달러는 3년 전에 출시한 제품을 구매하는 데 쓰인다. 이상한 일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3년 전 제품을 샀던 소비자는 그 제품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계속 구매하는 것이다.”
 
Knowledge@Wharton과의 인터뷰에서 로더 회장은 가족 경영 기업의 어려움과 장점, 세계 시장에서의 성장 목표, 그리고 창업주 에스티 로더의 말을 빌려 “여성이 (지갑을 열기 위해-역주) 양 손을 모으게 만드는” 성공 비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음은 인터뷰 발췌문이다.
 
Knowledge@Wharton:
에스티로더는 회사 핵심가치와 브랜드 역사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에스티로더의 핵심가치가 일상의 경영에 어떻게 적용되며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해 달라.
 
윌리엄 로더:에스티로더의 직원은 3만 명이 넘고, 제품은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4초마다 하나씩 팔려 나간다. 다시 말해 매일 수천 개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부에서 모든 결정을 파악하고 통제하려 하지 않는다. 훌륭한 브랜드와 훌륭한 인재가 무엇인지, 고객에게 행복을 선사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만 생각할 뿐이다.
 
우리의 위계질서는 역삼각형 구조다. 최상부에는 전세계 매장에서 우리 브랜드를 대표해 고객을 상대하는 판매 사원들이 있다. 이들이야말로 에스티로더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다. 매일 고객에게 감동을 전달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들과 고객, 그리고 브랜드의 관계가 에스티로더의 성공을 이어가는 원동력이다.
 
Knowledge@Wharton: 최근 뉴욕타임스에서 에스티로더 관련 기사를 냈었다. 창업주인 에스티 로더는 매장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의 손에 로션을 발라주거나 화장을 직접 해주는 등 고객과의 친밀한 교류를 통해 제품을 판매했다. 그런데 최근 크리니크 매장에서는 고객이 판매사원의 도움 없이 직접 제품을 고르도록 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들이 변했기 때문에 판매 방식도 달라진 건가?
 
로더:소비자가 화장품을 구매하는 방식의 많은 부분은 지난 20, 30, 40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완전히 변한 행동 방식도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선택 범위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매장이 너무 많고 브랜드 또한 아주 다양하다.
 
편리한 쇼핑의 의미와 쇼핑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 또한 변했다. 예를 들어 1970년대만 해도 니먼마커스와 같은 고급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소비자들이 월마트, 혹은 이와 비슷한 할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를 사는 여성의 경우 아침에 서버반(Suburban·SUV 자동차 브랜드-역주) 자동차를 몰고 니먼마커스에 가서 프라다 옷을 산 후,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다시 서버반 자동차에 올라 월마트에 가서 휴지를 산다. 휴지는 월마트에서 사야 가격 대비 가치가 가장 높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현대 여성은 이런 쇼핑 방식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며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월마트가 비싸서 코스트코에 갔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이건 하나의 예일 뿐이다. 에스티로더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은 이미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뭘 원하는지 분명히 알고 매장에 들어선다. 그러나 고객을 대하는 방식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에스티로더 메이크업 전문가, 크리니크 컨설턴트, 맥 메이크업 전문가 등 매장에 전문가를 두었을 때 얻게 되는 효과도 변하지 않았다.
 
쇼핑에서 인간적 요소는 매우 중요하다. 이는 에스티로더 설립 당시 내세웠던 핵심 원칙 중 하나다.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는 인간적 상호작용을 원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길 원하고 구매를 결정할 때 이를 고려한다. 소비자 구매 행동에서 판매사원과의 교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편의성은 별개의 문제다. 편의성의 개념 또한 변화했는데 단순히 인터넷 때문만은 아니다. 온라인 쇼핑은 화장품 구매에서 그렇게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소매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쇼핑은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동일한 가치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적, 음반 등의 소수 부문에서만 비중이 높을 뿐이다.
 
그러나 화장품의 경우 소비자는 제품을 보고 만지고 느끼고 냄새를 맡고 싶어한다. 기술로는 이러한 경험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는 계속 매장을 방문한다. 여기에는 쇼핑이 갖는 의미도 작용을 한다. 쇼핑은 소비 행위이기도 하지만 즐거움을 느끼기 위한 유흥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집에 틀어박혀 다양한 전자기기로 유흥을 즐기지만 밖으로 나가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싶은 욕구 또한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매장을 직접 방문해 쇼핑하는 걸 좋아한다.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제품을 구매한다면 더욱 좋다. 소비자의 행동 방식은 진화했지만 완전히 변하지는 않았다. 화장품의 경우 소비자의 상당수는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이를 계속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고객은 새로운 제품을 기다리지만 동시에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은 변하지 않기를 원한다. 그래야 계속해서 그 제품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특정 제품의 생산을 중단한 후에는 “다시 출시해 달라”는 요청을 가장 많이 받는다.
 
Knowledge@Wharton: 타임스 기사에서 당신은 가족 경영 기업에서 일하다 보면 이사회가 회장의 집 전화번호를 알고 어디 사는지도 안다는 말을 했다. 이제는 에스티로더가 당신에게 가족이 됐는데, 이런 기업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과 좋은 점은 무엇인가?
 
로더:내게는 두 가족이 있다. 하나는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다. 나머지 하나는 혈연에 상관 없이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를 공평하게 대하고 싶으면서도 모두에게 존경심을 가지고 전문가로 대하고 싶다. 이는 아주 중요하다. 가족 경영의 경쟁 우위는 바로 혁신 역량과 인내심이다. 창립 이래 업계 선두를 달린 것도 다 이러한 역량 덕분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브랜드와 인재를 개발하는 인내심 덕분에 우리는 혁신을 위한 기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 마케팅, 브랜드 구축, 제품 판매에서 에스티로더는 가장 혁신적인 회사다. 열정적으로 혁신을 추구한 결과 경영진 역량을 개발하는 방식뿐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방식에서도 혁신을 이룰 수 있었다.
 
또한 가족 기업이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나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에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다릴 수 있다. 다른 기업이라면 그 정도의 인내심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다.
 
Knowledge@Wharton: 그렇다면 반대로 가족 기업이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로더:어떤 기업이든 가족 기업이라면 봉착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 가족 중에는 감정적 의견이나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나름의 의견 뒤에는 합리적 근거가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적절한 의견도 상황이 변하면서 더 이상 적절치 않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연장자인 가족이 “네 나이 때 나는 이렇게 일을 처리했다”고 말하면, 거기에 대고 “글쎄요, 그게 지금도 괜찮을지는 잘 모르겠네요”라고 대꾸하는 게 쉽지 않다. 혁신과 관련해서도 어려운 점이 있다. 앞서 나는 에스티로더가 아주 혁신적이며 혁신은 우리 업무에 항상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때로는 나와 같은 성(姓)을 가진 이해관계자 중 하나가 과거의 방식에서 이익을 얻는다는 이유로 혁신을 거부할 때가 있다. 이럴 경우에는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다른 기업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족 기업의 애로 사항 중 하나다.
 
그러나 가족 기업은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 전문 경영인 중에도 우리 조직과 잘 맞아서 성공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조직에서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가족 경영 방식에 익숙지 않아서 적응에 실패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방식이 에스티로더와 맞지 않아서 그렇겠지만, 이는 소유구조와 상관없이 어느 조직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다시 말해 우리와 성격이 맞아서 훌륭하게 적응하고 동료와의 협력으로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리가 원하는 성격을 갖추지 못해서 실패하는 사람도 있다.
 
Knowledge@Wharton: 2009년 에스티로더 CEO 자리를 P&G 중역이었던 파브리지오 프레다에게 물려주고 회장으로만 남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프레다는 가족이 아닌 외부인인데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궁금하다. 그 이후 당신의 역할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로더:상장 기업의 CEO가 된다는 것은 흔히들 생각하는 경험과 다르다. 특히 가족 기업의 CEO란 형벌처럼 괴로운 일이 될 수 있다. 정말 신중하지 않으면 종신형과 다를 바 없다. 너무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시간과 엄청난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 일을 분담할 수 있는 COO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해야 했다.
 
그러다 하루는 회사 경영진 명단을 훑어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좋아, 나와 함께 오랫동안 이 회사를 경영할 파트너, 사업을 운영해줄 파트너로 누가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하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우선 우리 회사 밖에 있는 후보를 물색해 보자. 회사 사람이 아니고 업계 사람도 아닌 전문 경영인 중에서 무언가 다른 시각, 우리의 경영 방식과 다른 통찰력을 가르쳐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렇게 외부 인물을 물색하던 중 지금 에스티로더의 CEO인 파브리지오 프레다를 알게 됐다. 그는 나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졌으면서 동시에 아주 다른 관점에서 상황을 분석하는 사람이었다. 지금까지의 인생 경로도 아주 달랐다. 그래서 ‘우리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군.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며 많은 기여를 해줄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CEO로 취임할 때부터 나는 다른 누구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혹은 다른 누구보다 뛰어난 CEO가 될 수 없다면 최고의 적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파브리지오를 만났을 때 그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어. 그는 우리 회사에 많은 기여를 하고 발전시킬 수 있어. 우리의 장점은 계속 유지하면서 새로운 생각과 규율을 통해 더 나은 회사로 만들어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1년 반을 일하자 ‘정말 완벽해. 이제 결정했어. CEO는 바로 당신이야!’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이후 내 역할도 바뀌었다. 이제 나는 정말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내가 하는 일은 기업전략 구상, 특히 신흥시장 개발이다. 출장도 자주 다니고, 브랜드 개발이나 시장 개발, 전략적 인수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유감스럽지만 각국 정부와의 관계 관리도 내 책임이다. 전세계 규제 환경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 한정된 현상은 아니지만 아시아와 유럽, 북아메리카에서는 특히 그렇다. 다행히 정부를 대하는 일에서 나는 능력을 발휘하는 편이다.
 
덕분에 파브리지오는 자신이 잘 하는 일에 집중하고 나는 내가 잘 하는 일에 집중한다. 우리 둘의 파트너십이 좋기 때문에 회사 성과도 더 좋아졌다. 일할 때에는 파브리지오뿐만 아니라 그의 경영팀과도 함께 일한다. 내가 전문성을 가진 부문에서는 경영진의 보고를 직접 받기도 한다. 우리 둘의 책임을 좀더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해서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우리 둘의 강력한 파트너십은 회사의 강점이 될 뿐만 아니라 책임자를 정할 때도 균형된 접근을 하도록 도와준다. 파브리지오가 잘 하는 일이 있으면, 나는 “훌륭해. 자네가 맡게. 잘 처리하길 바라네”라고 말한다. 그리고 파브리지오가 맡은 일 중에 내 전문분야가 있으면, 그는 나와 상의를 한 후 일을 처리하거나 내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럴 때 나는 그가 일을 추진하도록 돕거나 직접 맡아 처리하기도 한다. 우리 둘은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다. 둘 다 자존심이 강하지만 “일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싶다”고 말할 때에는 자존심을 세우지 않는다. 모두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Knowledge@Wharton: 에스티로더가 신규 진출하거나 점유율을 높이려는 국가 혹은 지역이 있나? 미국과 유럽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구상했나?
 
로더:글로벌 기업이 된 지는 30∼40년이 넘었다. 미국을 벗어나 가장 먼저 진출한 시장은 영국이다. 1960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매출의 63∼65%가 북미를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 창출된다. 북미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서 빨리 성공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우선 첫째, 신흥 경제국이 많은 해외 시장은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둘째, 시장 점유율이 북미 시장보다 낮아서 성장할 여지가 더 많다. 셋째, 지난 10여 년 동안 대부분 달러 약세가 지속됐다. 이 같은 달러 약세가 실제로는 해외 매출을 달러로 환산했을 때 도움이 됐다.
 
해외 시장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릴 필요성도 생겼다. 우리는 유럽 시장에서 역사가 꽤 깊지만 경쟁업체 상당수는 유럽 혹은 아시아 회사다. 고급 화장품 시장의 경우 미국 기업은 별로 없다. 하지만 우리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해외 시장에 투자했고 이는 영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
 
앞서 말한 가족 경영의 장점이 바로 여기에서 빛을 발한다. 투자나 시장 문제에서 가족 기업은 많은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 시장에 12년 혹은 14년 전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6∼7년 전부터는 경영진 차원에서 고심 끝에 투자를 늘리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단기 이득에 눈이 멀어 중국 고급 화장품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한다는 장기 목표를 잊지 않기로 했다. 인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는 중이다. 인도 시장은 아직 작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다. 러시아에도 투자를 하는 중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러시아 시장은 곧 상당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틴 아메리카 시장 또한 투자를 고려 중이다. 진출은 예전에 했지만 시장이 아직 작다. 그래도 성장세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다음으로 진출을 노리는 시장은 바로 아프리카다. 인구가 빠르게 성장 중이고 중산층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중산층이 늘어나는 시장에서 소매 유통 네트워크가 어떻게 형성될지 지켜보고 싶다. 목표 시장에는 자신을 위해 가처분 소득을 쓰려는 중산층이 많아야 한다. 중동 시장의 경우 오랫동안 투자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투자를 계속할 전망이다. 전세계에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시장이 아직 많다. 우리는 안정된 시장과 새로운 시장을 비교하며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까, 어떤 브랜드를 출시해야 기회에 걸맞은 점유율을 가지게 될까를 고민한다.
 
또한 경쟁우위를 제공하는 기회에도 꾸준히 투자한다. 그러나 투자에 합당한 이익을 얻을 수 없는 땐 이를 중단하기도 한다. 투자 지속 여부의 결정은 경영진 업무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Knowledge@Wharton: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에스티로더는 어떤 마케팅 전략을 펼쳤는가? 모든 시장에 동일한 전략을 사용했는가, 아니면 시장별 맞춤화 전략을 도입했는가?
 
로더:일단 브랜드 자체는 글로벌한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 일관성 있는 이미지가 중요한데, 그렇다고 너무 같은 이미지를 고집하면 전세계 어디에서도 차별점이 없는 브랜드가 돼 시장의 특성에 맞추지 못하고 겉돌 수 있다. 따라서 마케팅 성공을 위해서는 시장에 맞는 맞춤형 이미지를 적용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보자. 오래 전 이야기지만 마케팅 전략을 보여주는 적절한 사례다. 광고를 찍었는데 주요 소품이 생일 촛불이었다. 생일 촛불이 늘어나며 나이가 들어가는 걸 보여주고 노화를 멈춰준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광고였다. 유명 사진가가 찍은 사진은 훌륭했고 우리 모두는 결과물에 만족했다. 그러나 그 사진을 아시아 시장 브랜드 매니저에게 보여주자 의외의 반응이 나왔다. 사진을 본 매니저들이 모두 침묵에 빠진 것이다. 의미심장한 침묵이었다. 아시아 문화에서는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노골적으로 표시하지 않는다. 유럽 사람이라면 “이상합니다. 별로인데요. 무언가 잘못 생각했군요”라고 말하지만, 아시아인들은 그냥 입을 다문다. 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좋습니다. 훌륭해요”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손뼉도 치지 않았다. 그저 입을 다물고 깊은 침묵에 빠져 있을 뿐이었다.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한 나는 “왜 그래요. 뭐가 잘못됐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중 가장 용기 있는 사람이 입을 열었다. 생일 초가 흰 색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사람이 죽었을 때만 흰 초를 태웁니다.” 중요한 지적이었다. 우리는 “그럼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어떤 양초를 사용하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보통은 빨간색과 하얀색, 혹은 분홍색과 하얀색이 섞인 양초를 사용합니다. 모양은 똑같지만 이렇게 온통 하얀색인 초는 누가 죽었을 때나 씁니다. 줄무늬가 있어야 생일 양초죠”라고 답했다. 별다른 건 아니었지만 문화적으로 정말 중요한 지적이었다. 우리는 양초 색깔만 바꾸고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이게 바로 에스티로더의 광고 방식이다. 세계 시장에서 일관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상을 전하는 내용은 바꾸는 것이다. 시장을 알지 못한 대표적 사례가 바로 셰비 노바(Chevy Nova)다. 시보레는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자랑스럽게 셰비 노바를 출시했지만, 스페인어로 노바는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Knowledge@Wharton: 마지막 질문이다. 당신의 할머니인 에스티 로더 여사가 전해준 아름다움에 관한 충고를 말해줄 수 있는가?
 
로더:할머님은 여러 명언을 남기셨다. “모든 사람은 아름답다”는 말을 하셨다. 또 “모든 여성은 아름답다. 그렇지 않은 여성은 게을렀을 뿐이다”라는 말도 하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이것이다. “우리는 여성이 두 손을 모으게 해야 한다. 여성의 한 손에는 지갑이 들려 있고 다른 손은 비어 있다. 우리는 그녀가 빈 손을 지갑 속에 넣고 신용카드를 꺼내 ‘이걸 사겠어요’라고 말하게 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고객으로부터 듣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이걸 원해요. 이게 필요해요. 이걸 쓰겠어요. 그리고 다시 오겠어요.”
 
번역 |우정이 woo.jungy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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