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s When You Outsource Too Much

과도한 아웃소싱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76호 (2011년 3월 Issue 1)

우리는 비즈니스 분할(business disaggre-gation)이 표준으로 여겨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여러 업계의 관리자들은 가치사슬을 분리하고 중요한 활동 및 기능을 외부 공급업자에게 넘기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1990년대가 되어 IBM같은 기업들이 제조뿐 아니라 설계 활동까지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아웃소싱 트렌드가 점차 두드러졌다. 보잉 같은 기업들마저도 혁신 활동을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아웃소싱 트렌드는 정점에 달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파악하지 못한 채 외부 공급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지나치게 많은 통제권을 넘겨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경영진이 중요도가 높은 사내 제어수단을 외부 공급업체에 넘겨버린 후 다시 통제권을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해에 걸쳐 유럽의 주요 자동차 업체 한 곳의 신제품 개발과 관련된 공급 전략을 관찰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연구 내용’ 참조) 1980년대 말, 자동차 업체 알파(가칭)는 3000개가 넘는 공급업체들과 직접적인 공급 관계를 갖고 있었다. 당시 알파의 공급업체 대부분은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었다.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부품 생산에 관여했으며 아주 제한적으로 부품 설계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초가 되자 알파 경영진은 설계 및 엔지니어링 업무 중 점점 더 많은 부분을 공급업체에 넘기기 시작했다. 자동차에서 전자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자 이런 트렌드는 더욱 강화됐다. 전자 기술이 자동차 제조업체의 전통적인 역량 기반 밖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기업들이 외부 공급업체에 각종 활동을 아웃소싱하고 있었지만 알파는 아웃소싱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1990년대 중반이 되자 알파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각각의 부품이 아닌 시스템 전체를 공급할 역량을 갖고 있는 공급업체에 계기판, 좌석, 안전 시스템 등 자동차에 들어가는 시스템 전체의 설계를 아웃소싱하기 시작했다.
 
최고 경영진은 차량에 들어가는 각종 시스템 전체를 아웃소싱하는 방안(시스템 설계 포함)이 올바른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컴퓨터 업계 등 일부 업계에서도 유사한 공급 방식이 이미 성행하고 있었다. 알파의 경영진은 통합 수준을 줄임으로써 탄력성을 높이고(공급업체 및 기술 변화가 용이), 리드 타임을 줄이고(동시공학 활용), 품질을 개선(공급업체의 특화된 전문 지식 활용)하는 동시에 개발 비용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알파는 새로운 네트워크 혁신 전략을 활용해 350개의 1차 공급업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알파가 선택한 공급업체 대부분은 시스템 공급업체였기 때문에 직접적인 공급망 관계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독립 공급업체와 함께 일을 하면 아웃소싱 업무를 처리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필자들은 린(lean) 생산방식이 기업의 역량 및 지식 영역에 미치는 영향과 설계를 아웃소싱하는 업무 방식이 아웃소싱 전략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체계적으로 관찰했다. 필자들은 혁신 과정에 개입되는 기술 및 참가자의 구조가 가장 복잡한 업계 중 하나인 자동차 업계를 살펴보기로 했다. 필자들은 자동차 시장 내의 모든 주요 부문을 겨냥해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 알파(가칭)를 선택했다. 알파는 극단적인 아웃소싱 전략을 채택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완전히 통합된 디자인 부서를 운영했었다. 필자들은 알파의 R&D 센터 두 곳과 1차 공급업체들을 연구했다. 필자들은 10년이라는 기간 중 각종 데이터와 기업 문서를 수집하고 알파의 직원, R&D 센터 및 8개의 1차 공급업체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변화를 관찰했다. 제품 개발 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알파의 최고 관리자 대부분을 포함해 34명의 관리자와 인터뷰를 했다. 최고 기술 책임자, 인사담당 수석 부사장, 제품 포트폴리오 관리 담당 부사장, 자동차 콘셉트 및 통합 담당 이사(섀시와 차량 시스템 통합을 맡고 있는 관리자), 5명의 자동차 라인 임원 중 4명의 임원, 설계 및 엔지니어링 부서의 핵심 임원 등이 인터뷰 대상에 포함됐다. 공급업체에서는 회계 관리자, 프로젝트 관리자 등과 인터뷰를 했고 필요한 경우 CEO와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알파는 19962001년 새로운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구조 변화를 단행했다. 알파가 설계 업무를 아웃소싱하자 그 동안 알파의 사내 설계 부서에서 서스펜션, 계기판, 전기 시스템 설계 등을 담당했던 노련한 엔지니어들은 공급업체로 출근하게 됐다. 알파는 여전히 전체 목표와 세부 사양을 정하고 비용을 감독했다. 각 부품의 기술적인 성능 목표를 정했고 물리적인 제약사항을 결정했으며 적절한 가격에 최신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기술 및 비용에 대한 기준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내부 엔지니어링 팀의 규모가 점차 작아지고 구체적인 설계 및 기술 문제에 대한 최신 트렌드를 신속하게 반영하지 못하게 되자 점차 더 많은 책임권한이 외부로 넘어갔다.
 
개발 일정, 기술 조정, 성과, 비용 등 주요 기능 관리는 여전히 내부 엔지니어들이 담당했지만 제품 전체를 정의하는 ‘핵심’ 부품을 통합하는 일은 점차 공급업체로 이양됐다. 가장 영향력 있는 공급업체들이 자동차를 구성하는 큰 덩어리 전부를 통합하기에 이르렀다.
 
자동차의 안전 시스템을 설계, 관리, 통합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자. 1980년대에 알파는 안전 시스템을 사내에서 직접 설계하고 안전벨트, 브레이크 등 부품을 외부 공급업체에 아웃소싱했다. 아웃소싱을 할 때에는 어떻게 제작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알파는 이 기간 중 공급업체로부터 구매한 모든 부품 통합 과정을 직접 처리했다. 하지만 1990년대가 되자 알파의 역할과 공급업체의 역할에 변화가 생겼다.(‘알파의 공급망 변화’ 참조) 알파는 시스템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는 수십 개의 소규모 공급업체들을 직접 상대하지 않고 규모가 큰 공급업체들에 시스템을 완전히 갖추어 공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알파는 안전 시스템을 관리하고 통합할 책임을 내부에서 외부로 넘겼다.

하지만 알파 경영진은 머지 않아 이런 접근 방법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알파는 신제품 설계 업무 중 너무 많은 부분을 외부로 넘긴 탓에 설계 결정 및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게 됐다. (10년 동안 외부에서 진행한 설계 업무가 자동차 전체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35%에서 85%로 증가했다. 대부분의 경쟁업체에 비해 높은 수치다.) 개발 이전 단계에서 자동차의 콘셉트를 정하고 어떤 성능을 선택하고 어떤 성능을 포기할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알파가 부품 설계 및 엔지니어링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파의 고객이 누구인지, 알파나 알파의 자동차를 타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공급업체가 중요한 결정(예: 서스펜션의 느낌, 환기조절장치의 위치)을 내리게 됐다.
 
새로운 설계 방식 하에서 알파는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결정 중 상당수가 부품으로 탄생한 후에야(이 단계에서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원점으로 되돌리려면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주요 부품 통합에 참여하게 됐다. 하지만, 뒤늦게 변화를 추진하기는 매우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설계를 다시 하려면 많은 돈이 들고 결국 제품 출시가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제품을 충분히 시험하지 못해 조립시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리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2005년 무렵, 알파의 최고 경영진은 아웃소싱을 제품 개발 과정에 지나치게 깊숙이 개입시킨 탓에 알파의 기술 핵심에 심각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알파의 자동차 콘셉트 및 통합 담당 이사는 “핵심 부문 및 시스템 통합 방식의 기술 역량이 상당히 부족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깨달음을 얻은 알파의 경영진은 아웃소싱에 대한 접근방식을 재고하고 외부로 아웃소싱하는 설계 업무의 양을 줄였다.

문제 정의
알파의 경영진은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을까? 관리자들은 린 방식이 회사의 역량과 지식 기반을 저해하기 때문에 문제가 나타난다고 보았는가? 혹은, 제품 설계 전략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탓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았는가? 인터뷰 결과, 알파의 관리자들은 여러 개의 중요한 문제들이 신제품 개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알파의 역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관리자들은 각 시스템의 기저에 깔려있는 기술에 대한 심층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여러 시스템을 통합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 다양한 기술, 비용, 성능 목표 간의 균형을 맞추고 각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동시에 처리하기 어려운 트레이드 오프(trade-offs)가 나타난다. 엔지니어들은 자동차를 구성하는 시스템의 기저에 깔려 있는 기술에 대한 심층지식이 없으면 트레이드 오프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관리자들은 내부 직원이 줄어들고 특정한 기술 문제와 관련된 최신 정보를 따라가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역량이 감소한 탓에 개발 이전 단계에서 외부 공급업체에 한층 더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얘기했다. 외부 공급업체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제품 개발 후기 단계에 등장한 문제의 원인이 됐다.
 
물리적인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과 각 시스템의 성능을 통합하는 것 간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뿐만 아니라, 각 부품에 대한 지식은 시스템과 성능을 통합하는 역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실행을 통한 학습은 각 부품과 관련된 지식을 얻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다.
 
필자들은 효과적인 네트워크 혁신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 신모델을 설계할 목적으로 내부에서 자동차 구조 및 각 부품에 관한 충분한 지식을 확보하는 것과 외부의 혁신을 활용해 이런 지식을 아웃소싱하는 방법 간의 균형점을 찾아보았다. 이 균형점을 찾는 역량(어떤 활동 및 역량을 공급업체에 위임하고 어떤 것을 보유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능력)은 복잡한 제품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기업들에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물리적인 시스템과 시스템 성능
자동차는 안전, 핸들링, 연료소모, 소음 등 다양한 부문에서 특정한 수준의 성능을 내도록 설계돼 있다. 각각의 시스템은 다양한 부품으로 구성돼 있지만, 성과를 평가할 때는 각 시스템이 다른 시스템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중심으로 판단을 내린다. 예를 들어 자동차 안전 시스템에는 브레이크, 안전벨트, 에어백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충돌이 발생하면 엔진의 설계 및 위치, 혹은 섀시 배치 등 수많은 다른 요소들이 충돌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성능을 분산시킬 때 나타나는 또 다른 문제는 속도, 소음, 진동 등 많은 요인들이 상호 의존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시스템의 구성요소를 분해하면 각 부품 혹은 시스템이 자동차 전체의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개별 부품 간의 기술적인 상호 의존성을 관리하다 보면 전반적인 제품 성능 측면에서 도전 과제가 발생한다. 가령 엔지니어들은 부품의 기술적 성능과 비용 간 이율배반적 선택을 해야 하지만, 상호 의존성이 갖고 있는 정확한 본질은 항상 밝혀낼 수도, 예측 가능하지도 않다. 성능에 기초한 트레이드 오프(performance-based trade-offs)를 제대로 하려면, 엔지니어가 시스템 차원의 지식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부품에 대한 이해 역시 필요하다. 하지만 실행을 통해 학습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알파의 엔지니어 상당수는 부품을 이해하지 못하게 됐다. 이로 인해 성능에 기초한 트레이드 오프의 전제조건 및 기업 조직 방식에 대한 중요한 질문이 나타나게 됐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여러 가지 요인들이 성공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부품에 관한 지식 개발 성능에 기초한 트레이드 오프 시에는 부품 및 하위시스템 설계와 관련된 중요한 기술적 트레이드 오프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관리자들은 제품 내에서 하위시스템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해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지 자세한 정보를 갖고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이런 지식은 ‘아키텍처 지식(architectural knowledg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알파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부품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탓에 여러 시스템을 아우르는 기술적 요구사항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필자들은 이전의 연구를 통해 각기 다른 트레이드 오프의 결과를 파악하고 전반적인 제품 성능에 관한 최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부품에 대한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1
 
부품에 관한 지식은 아키텍처 지식에 무엇보다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복잡한 제품의 성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들은 비밀 정보 수집, 그림자 엔지니어링, 파견 근무, 기술적인 발전 주시(과학 컨퍼런스, 학술지, 업계 회의 등) 등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품에 대한 이해도를 반드시 필요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살펴보았다. 이런 방법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만으로는 관리자들이 성능에 기초한 트레이드 오프에 관한 구체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만큼 부품에 대한 이해도를 충분히 높일 수 없다.2
 
필자들의 연구 결과는 부품에 관한 지식이 기업의 아키텍처 지식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중요한 구성 요소라는 관점을 뒷받침한다.3  알파는 부품에 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외부 공급업체와의 성공적인 협력을 위해 필요한 시스템 통합 역량을 구축하지 못했다. 모든 것을 고려해 볼 때 부품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업무에 직접 몰두해야 이런 지식을 가장 잘 습득할 수 있다. 직접 구체적인 업무를 담당해야 실행을 통한 학습의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실행을 통한 학습’ 연습 성능 통합과 관련된 문제가 항상 즉각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건 아니다. 알파가 아웃소싱 전략을 실행하기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알파의 엔지니어들은 자동차의 기반이 되는 시스템에 대한 심도 깊고 방대한 지식을 갖고 있었으며 공급업체의 엔지니어링 업무를 관리 지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학습의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시스템 및 부품 설계와 관련된 알파 엔지니어들의 역량은 이후 몇 년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알파는 점차 줄어드는 학습 기회를 상쇄하기 위해 노력했다. 알파가 주로 사용한 방법은 자사의 엔지니어와 외부 공급업체의 엔지니어에게 한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알파는 개발 이전 단계에서 안전 시스템, 계기판, 좌석 시스템 등 주요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 측에 소속 엔지니어들을 알파의 설계/엔지니어링 부서로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다. 파견 근무의 목적은 개발 초기 단계에서 의사소통 및 협력을 장려하고 가능한 많은 지식 교환을 가능케 하는 것이었다.4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설계 과정을 꿰뚫어보는 알파 엔지니어들의 역량은 점차 줄어들고 말았다. 알파의 엔지니어들은 설계 및 엔지니어링 관련 문제가 발생할 때 공급업체와 함께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제시하고 일정을 관리하는 등 마치 감독자처럼 굴었다. 알파의 엔지니어들은 부품 설계 업무 및 실행을 통해 학습할 새로운 기회에서 배제됐고, 결국 자동차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건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역량이 약화되고 말았다.
 
이 경험은 구체적인 운영사항과 전략이 밀접하게 통합돼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특히, 실행을 통한 학습이 성능 맞교환을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정보를 습득하고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파견근무와 같은 접근방법은 대안이 될 수 없다.
 
기술 부흥을 위한 메커니즘 채택 개별 부품에 관한 지식이 중요하고 이런 지식을 습득하고 최신 정보를 얻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 실행을 통한 학습이라면 어떤 지식 및 개발 업무를 사내에 남겨둘지 파악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필자들은 자동차 업계에 관한 연구를 통해 무엇을 유지할지 결정할 때 기업들이 적용해야 할 2개의 기준을 찾아냈다. 첫 번째는 제품의 핵심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전반적인 제품 성능을 결정하는 기술과의 상호 의존성이 높은 것이다. 첫 번째 기준은 특정한 부품이나 하위 시스템과 제품의 중요한 성능 간의 관련성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핸들링’은 스포츠카의 중요한 성능 요소 중 하나다. 첫 번째 기준을 고려한다면 자동차 회사는 핸들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품 및 시스템에 관한 심도 깊은 내부 지식을 개발하고 유지하기를 원할 것이다. 이런 지식이 없다면 매력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다 하더라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자동차 제조업체가 핸들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하위 시스템(조향 시스템, 서스펜션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기준을 고려하면 다른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즉, 특정한 성능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별부품에 대한 지식이 자동차의 나머지 부분과 상호 의존성이 매우 높은 부품, 혹은 하위 시스템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안전 시스템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자. 정면 충돌이 발생하면 안전 시스템을 구성하는 각기 다른 하위 시스템(안전벨트, 브레이크 시스템, ABS 등)의 설계 및 이들의 상호작용 방식에 따라 안전 시스템의 승객 보호 성능이 결정된다. 다른 요소로는 엔진의 충격 흡수 방식, 자동차 정면 구조 배치방식, 계기판을 구성하는 원자재 및 설계 등 안전 시스템 자체에 포함되지 않는 요인들이 있다. 상호 의존성이 높고 고객이 부품이나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 성능을 중요하게 여길 경우(첫 번째 기준이 중요한 경우), 공급업체로부터 신속하게 가능한 많은 정보를 재확보하기를 원할 수도 있다. 상호 의존성이 낮은 경우에는 부품을 손쉽게 아웃소싱한 다음 차후에 통합할 수 있다.5
 
학습을 위한 조직
그렇다면, 개별 부품에 관한 지식 및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능을 지닌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학습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기업을 조직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들은 알파에 관한 연구를 통해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지침을 찾아냈다. 첫째, 기업들은 앞서 찾아낸 역량을 개발, 유지, 재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조직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개별부품에 관한 지식을 다시 습득하고 물리적인 시스템 및 부품을 모으는 데 자원을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제품 전체에 관한 높은 성능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제품과 관련된 여러 부문에서 실험 및 시험을 진행하고 시행착오를 거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6  이런 능력이 없으면 시스템의 개별 성능과 부품 간의 상호 의존성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세심한 계획 없이 실험과 시험을 진행할 순 없다.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7  알파가 보인 반응 중 한 가지는 가상 시뮬레이션 등 개발 이전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내부 직원의 수를 늘리는 것이었다. 이런 기술이 있으면 엔지니어가 값비싼 원형을 만들어내지 않고도 얼마든지 성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
성능 통합을 기업 구조에 내재돼 있는 중요한 조직 업무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성능 통합을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하며 성능 통합 책임자를 정해둘 필요가 있다.8  하지만, 타이밍과 관련된 중요한 전략 요인도 있다. 여기서 타이밍이란 설계에 대한 간섭이 발생하는 순간을 뜻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업계에서는 설계 과정이 진행되고 세부사항이 결정되면 상호 의존 횟수가 늘어난다. 간섭의 시기가 빨라질수록 설계 변화의 파괴적인 영향이 줄어들고 비용도 줄어든다.9  물론, 가장 이상적인 건 애초에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설계하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정확하게 설계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만큼, 실험을 관리할 역량을 갖고 있으면 한층 수월하고 효율적으로 성능 통합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알파의 경험을 통해 제품의 모듈화를 활용한 아웃소싱 방법에도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듈 방식으로 제품을 설계하면 물리적인 통합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모듈 방식의 설계만으로는 성능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다.
 
제품 차원의 성능에 집중하면 기업들이 중요한 성능 트레이드 오프를 해결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한층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이는 곧 조직들이 개별부품에 관한 적절한 지식을 관리하고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다른 전략적인 요인을 고려하면 설계 및 엔지니어링을 아웃소싱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경제적 효용 중심의 주장을 상쇄시킬 수 있다. 어떤 설계 업무를 공급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어떤 것을 내부에서 처리해야 할지 결정하려면 단기적인 비용 및 효율성만 고려하기보다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역량이 자사에 중요한지 파악했다면 혁신 관리라는 가장 중요한 업무를 통해 그 역량을 적절하게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다.
  
프란체스코 지르폴리(Francesco Zirpoli)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 포스카리 대학(Universita Ca Foscari)의 경영학 부교수다.
마르쿠스 C. 베커(Markus C. Becker)는 덴마크 오덴세에 위치한 남덴마크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 전략 조직 설계학부에서 조직 이론을 가르치는 교수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2208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 주시면 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1년 겨울호에 실린 카 포스카리 대학 프란체스코 지르폴리 부교수와 남덴마크 대학 마르쿠스 C. 베커 교수의 글 ‘What Happens When You Outsource Too Much’를 번역한 것입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