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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ging Open Innovation To Services

서비스 혁신도 개방형으로...

헨리체스브로 | 75호 (2011년 2월 Issue 2)

2004년 IBM에 있는 폴 혼(Paul Horn)의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혼은 IBM의 연구진 3000명을 책임지고 있는 IBM의 연구부문 수석 부사장이었다. 혼과 필자는 혁신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고 혼이 이끄는 연구 활동은 IBM 성공 신화의 밑거름이 됐다. 대화가 끝날 무렵 필자는 혼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지금 가장 커다란 문제는 무엇인가?”
 
혼은 연구 활동이 컴퓨터 시스템, 서버, 메인프레임, 소프트웨어 등 제품을 만들어내는 회사에 도움이 되도록 구성돼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IBM의 매출 대부분은 제품이 아닌 서비스에서 나오고 있었다. “우리의 연구 활동이 이 회사의 매출 중 절반 이상과 관련이 없다면 IBM에서 중요한 연구 활동을 지탱해나갈 수 없다.”
 
혼이 언급한 문제가 비단 IBM에 국한돼 있는 건 아니다. 사실, 개별 기업뿐 아니라 국가들도 서비스 부문을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서비스 집중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총 GDP와 고용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1  미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제품이 경제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저임금 국가들이 제조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세계의 선진 경제국가들이 직면한 중요한 문제는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서비스를 혁신하는 방법은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비스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다시 생각하라
비즈니스를 제품에 가치를 부가하는 경제 활동으로 구성된 가치사슬로 여기는 고전적인 공식을 생각해 보자. 잘 알려진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저서 <경쟁우위(Competitive Advantage)>를 보면 이런 유형의 가치사슬이 자세히 묘사돼 있다.2  포터는 가치사슬에 대해 투입물이 비즈니스로 들어가 일련의 프로세스를 통해 산출물로 전환된다고 설명한다. 이 프로세스 중 일부는 핵심적인 생산 활동(조달물류, 운영, 유통물류)에 해당되며 나머지는 생산을 뒷받침하는 활동(인적자원, 기술개발, 조달)이다. 하지만 포터가 설명하는 가치사슬에 의하면 제품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서비스’는 가치사슬의 마지막, 즉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직전에 등장할 뿐이다.(‘전통적인 가치사슬 하에서 서비스의 역할’ 참조) 포터가 정확하게 표현한 건 아니지만 서비스의 역할은 제품의 판매를 가능하게 하거나 판매 후 제품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수준에 국한돼 있다.
 
포터의 가치사슬은 비즈니스를 개념화하고 비즈니스 내에서 혁신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강력한 도구로 쓰여 왔다. 전 세계의 경영대학원에서도 포터의 가치사슬을 가르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셀 수 없이 많은 기업들의 운영 절차에 포터의 가치사슬이 반영돼 있다. 포터의 가치사슬은 수많은 경영진이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시각(제품과 관련이 있는 일이 중요한 일)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포터와 반대되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일부 전문가들은 조금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고(故) 테오도르 레빗(Theodore Levitt) 교수는 학생들에게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제품 자체가 아니라 제품을 통해 얻는 효과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레빗이 언급한 드릴에 관한 예는 매우 잘 알려져 있다. 레빗은 고객이 원하는 건 드릴 자체가 아니라 드릴이 만들어내는 구멍이라고 설명한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고객이 구매하고 가치를 부가하는 건 제품 자체가 아니라 효용성, 즉 제품이 주는 효용이다.”3
 
서비스 비즈니스를 추구하고자 한다면 포터가 주장하는 제품 중심의 가치사슬을 던져버리고 레빗과 드러커가 제시하는 새로운 고객 접근방법을 받아들여야 한다. 서비스 중심의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제품 중심의 가치사슬 대신 고객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도식을 활용해야 한다. (‘고객의 경험 창조: 서비스 가치망’ 참조)
 
필자들이 제시한 것과 같은 서비스 가치망에선 투입된 자원을 산출물로 변환시켜 고객에게 제공하는 과정으로 구성된 단순한 형태의 선형 프로세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고객과 고객이 경험한 결과를 포함하는 반복 프로세스가 있다. 이 프로세스는 고객의 욕구에 대한 개방형 질문을 던지거나 특정한 서비스를 확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객을 참여시키는 데서 출발한다. 참여는 고객에게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거나 그게 싫다면 떠나라는 식의 제안을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신 고객에게 서비스 공동 창조에 참여해 줄 것을 요구한다.4  참여와 공동 창조 과정에서 고객으로부터 암묵지(tacit knowledge)를 이끌어낼 수 있다. (고객 또한 공급자로부터 암묵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공급자는 이런 과정을 통해 얻어낸 추가 지식을 활용해 고객이 서비스 산출물과 직접 부딪치는 경험 지점(experience point)을 설계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다. 경험 지점을 찾아낸 후, 고객에게 제공할 서비스를 만들어내거나 기존 서비스를 한층 발전시키게 된다. 이와 같은 활동망을 통해 고객 경험이 탄생한다. 주변 환경은 공급자가 모든 서비스를 직접 공급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대신, 공급자는 고객에게 전달되는 내부 서비스와 외부 서비스를 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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