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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리더여, 과거의 성공을 잊어라

DBR | 25호 (2009년 1월 Issue 2)
마이클 D. 왓킨스
 
새로운 리더십 역할로 전환하는 것은 업무상 겪는 단순한 어려움 그 이상의 과정이다. 임원들은 임원이 된 첫 날부터 효과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전략을 세우며,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자신의 역량을 시험한다. 과장이 아니다.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고위 인사 담당자 143명 가운데 87%가 “중요한 새 직책으로 역할을 전환하는 것이 관리자의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답했다. 또 70%는 “전환기의 성패가 전반적인 업무 성패를 좌우한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물론 성공적인 리더십 전환을 이루는 데 단 하나의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역할이나 회사로에서의 적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관리자들이 택할 수 있는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존재했다. 업무에 대해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조기에 성과를 내며, 필요한 조직을 신속히 구성해 최우선 순위를 해결하고 전사적 지지를 확보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들을 적용하는 방법은 리더 개개인이 당면한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소규모 신생 기업을 맡았는지 또는 오래된 전통의 다국적 기업을 이끌어야 하는지, 기업을 키워야 하는지 또는 매각을 준비해야 하는지, 현재 근무하고 있는 기업에서 승진한 것인지 또는 기업 문화와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른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것인지에 따라 리더십 역할 전환이 크게 달라진다는 의미다.
 
전환기에 직면한 리더들은 과거에 효과를 낸 기술이나 전략에 종종 의존한다. 어쨌든 과거의 성공 덕분에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태도다. 지난 10년 동안 여러 산업과 기업에서 다양한 관리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임원 수백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전환기에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와 마음 가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기의 리더들은 당면한 상황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마크 트웨인의 말을 빌리면 “드릴이나 톱을 갖고 해야 할 일을 망치로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새로 리더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기업 상황을 제대로 평가하고 적절한 전략을 수립하도록 도와 주는 모형이 바로 ‘STARS’다.
 
STARS는 기업 설립(start-up), 기업 회생(turn around), 성장 가속화(accelerated growth), 개편(realignment), 성공 지속(sustaining success) 등 리더들이 당면할 수 있는 5가지 일반적인 상황을 지칭하는 용어다. 1)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거나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2) 심각한 문제에 빠진 기업이나 프로젝트를 회생시키며, 3) 기업 규모를 급속도로 키우고, 4) 한때 성공을 구가했지만 이제는 문제에 빠진 기업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으며, 5) 큰 성공을 거둔 존경 받는 리더의 선례를 따르는 등 상황 각각의 특징과 거기서 풀어야 할 문제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모형이다.
 
현재 자신이 당면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 모형을 사용할 경우 조직에 어떤 변화가 필요하고, 개인적으로는 이 상황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직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리더는 시장 점유율 확대, 일부 사업부 축소, 다른 시장 진출 등 어떤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할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개인적 적응을 위해선 스스로의 리더십 스타일을 상황에 맞게 재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새 조직의 문화에 맞춰 의사소통 방식, 정보 취합 및 처리 방법을 바꿀 수도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어떻게 하면 새로운 조직을 이끌 수 있을지, 나는 이에 맞춰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에 관한 계획을 마련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지금부터 리더들이 리더십 전환기에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기본 원칙과 이 원칙을 적용할 때 부닥치는 조직 및 개인 문제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특히 대대적인 리더십 변화, 전환 전략을 요하는 기업 회생 및 개편이라는 2가지 상황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조직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라
기업 상황에 맞는 전환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 스티븐 아이젠버그(가명)가 새로운 직책을 맡았을 때 택한 접근법을 살펴보자. 의욕 넘치는 독일 태생의 임원인 아이젠버그는 미국에 본사를 둔 소비재 업체의 유럽지역 생산부문을 성공적으로 회생시키는 과정을 주도했다.
 
유럽지역 생산부문은 합병을 통한 성장과 개별 국가 차원의 영업에만 초점을 맞춘 기업 방침 탓에 무너진 상태였다. 생산부문 부사장 직을 맡은 그는 조직을 살리기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그는 1년 동안 가장 중요한 제조 지원 부서들을 중앙에 집중시키고, 효율성이 가장 떨어지는 공장 4곳을 폐쇄했으며, 생산기지의 상당 부분을 서유럽에서 동유럽 지역으로 옮겼다. 이러한 조치들은 처음에는 고통스러웠지만 18개월쯤 지나자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영업 효율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3년 후 이 기업의 공장들은 유럽 내 모범 공장 상위 20% 안에 속할 수 있었다.
 
유럽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아이젠버그는 이 기업의 핵심 요직인 북미 공급망 관리 담당 부사장으로 뽑혔다. 이 직책은 생산 부문 운영 능력에 전략적 조달, 해외 물류, 고객 서비스 역량까지 결합시켜야 하는 중책이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이전에는 각기 별도로 움직이던 조직들을 하나의 공급 체인으로 통합했다.
 
북미 지역 상황은 유럽만큼 심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전반적인 효율성 측면에서 평가한 지난해 생산 실적은 업계 평균을 소폭 밑돌았다. 핵심 부문인 고객 만족도는 끝에서 3위를 기록했다. 좋은 실적은 아니었지만 ‘기업 회생’이 필요한 수준도 아니었다.
 
그러나 아이젠버그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의 조직이 눈앞의 불 끄기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관리자들은 문제를 근본부터 해결하기보다 위기 대처 능력을 과시하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었다.
 
아이젠버그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시간 문제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임원들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직감’에 지나치게 의존했으며, 시스템도 전혀 효율적이지 않았다. 그는 이 문제들 때문에 조직의 미래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론이 확산됐다고 판단했다.
 
아이젠버그는 STARS 모형을 사용해 개편이 필요한 북미 지역 상황(먹구름이 끼고 있었지만 폭풍이 아직 불어 닥치지는 않은 상황)과 자신이 성공적으로 이끈 유럽의 기업 회생 상황(상황이 급박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 사이의 분명한 차이를 파악했다.
 
후자의 경우 사람들은 문제를 통해 학습했다. 반면에 전자에서는 많은 사람이 현실을 부정하기 때문에 리더의 역할은 사람들이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외부 인사인 아이젠버그가 북미 지역 상황을 기업 회생이 필요한 상태로만 인식하고 급진적 대책을 강구했다면 여러 저항에 직면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북미 영업에서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더욱 체계적인 접근법을 택했다.
 
[HBR TIP] 원칙 적용의 실례
 
리더는 일단 해결해야 하는 조직이나 프로젝트 상황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이를 이해하고 나면 몇몇 기본 원칙을 효과적으로 적용해 전환 과정을 용이하게 만들고 그 기업의 장기적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들 원칙의 적용 방법은 각각의 기업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 회생과 개편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각기 다른 접근법을 택해야 한다.
 
1) 조직이나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학습하라.
기업 회생의 경우 상황이 매우 절박하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기업의 전략·경쟁자·제품·시장·기술 등에 대해 신속하게 평가해야 한다.
개편의 경우 아직 큰 문제가 두드러지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기술적 이해도 필요하지만 조직의 문화와 정치를 어떻게 이끌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2) 최우선 순위를 정하라.
기업 회생의 경우 기존 전략과 조직의 구조 자체가 목표 달성에 장애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관리자들은 이를테면 비용을 삭감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개편의 경우 전략과 구조에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시스템·기술·문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들은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우리 조직이 미봉책을 장려하는가, 협동적인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가?”
 
3) 리더십 팀을 신속히 구축하라.
기업 회생의 경우 관리자들은 조직의 최고 관리자들을 외부 인사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개편의 경우 리더십 팀이 이미 강하더라도 몇 가지 효과적 변화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비전에 뜻을 함께 하지 않는 이들은 제거하고, 혁신적 사고를 가진 우수 인재들에게는 승진 기회를 주는 방법 등이다.
 
4) 조기에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부분을 파악하라.
기업 회생의 경우 관리자들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음으로써 조기 성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는 손실이 나는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 기지를 이전하며, 조직의 핵심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 등을 통해 가능하다.
개편의 경우 조기에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람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생산이나 고객 서비스 부문의 성과 측정 방법을 대대적으로 개혁해 직원들이 이 부분의 취약점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조직적 변화
조직적 변화를 유도하는 올바른 전략은 각자 당면한 STARS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아이젠버그처럼 새로운 과제들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파악한 경우 전환 과정을 용이하게 만들 수 있다. 또 리더십의 장기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일련의 기본 원칙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 해당 기업이나 사업에 대해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최우선 순위를 정하며, 전략적 목적을 규명하고, 리더십 팀을 신속히 적소에 배치하며, 조기 성공을 달성할 수 있는 부분을 파악한 뒤, 지원과 협력을 확보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젠버그가 이 기본 원칙 중 4가지를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살펴보자. 우선 체계적인 학습을 위해 그는 무엇을 누구로부터 배워야 하고, 학습 과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지부터 파악했다. 기업 회생 상황에서 아이젠버그는 조직의 기술적 측면, 즉 전략·경쟁자·제품·시장·기술 등을 컨설턴트만큼 신속히 평가해야 했다.
 
그러나 새로 맡은 조직에서는 배워야 할 부분이 완전히 달랐다. 기술적 이해도 물론 중요했지만 문화와 정치적 부분이 더욱 중요했다. 뛰어난 조직이라 하더라도 조직 내부 분위기와 문화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로 하여금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정치적 측면에서 접근할 사안이었다. 아이젠버그처럼 조직에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는 그 조직의 문화와 정치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성공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때로는 생존 자체를 위한 전제 조건이다.
 
아이젠버그는 최우선 순위를 정할 때도 그 상황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면밀히 따졌다. 유럽지역 생산 부문의 경우 기업 회생을 위해서는 급진적 조치가 필요했다. 기업의 기존 전략과 조직 구조 자체가 목표 달성에 장애물이었기 때문에 이들을 신속히 변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에 아이젠버그는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 기지를 이전했으며, 대대적인 감원을 단행했다.(전략 변경) 아울러 분열을 막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중요한 생산 기능을 중앙에 집중시켰다.(구조적 변경)
 
그러나 북미 지역에서 맞닥뜨린 개편 상황에서는 이와 같이 직접적인 전략이나 구조 전환이 필요하지 않았다. 생산 능력이나 생산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공장 폐쇄와 같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었다. 생산 기능은 이미 중앙에 집중돼 있었으며 탄탄했다. 진짜 문제는 시스템·기술·문화 속에 있었다. 당연히 아이젠버그는 그 부분에 집중했다.
 
상황 차이는 아이젠버그가 리더십 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유럽 사업부 회생 작업에서 그는 조직의 최고 관리자들을 정리하고 이 자리를 채울 새로운 인재 대부분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그러나 북미 지역에서는 기존의 리더십 팀이 이미 강력하게 존재했다. 아이젠버그는 이 조직 안에서 몇 가지 효과적인 변화를 단행해야 함을 깨달았다. 즉 그가 계획한 시스템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앙 생산 부문 2곳에 더욱 강력한 기술 역량을 갖춘 리더를 배치해야 했던 것이다.
 
아이젠버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향력 있는 한 관리자는 변화의 필요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이 관리자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그의 리더십도 크게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나중에 이 관리자는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아이젠버그는 조직 내부 인사에게 그 직책을 맡겼다. 

 

 
결국 이 조직은 그의 계획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모양새를 갖췄다. 사람들은 아이젠버그가 그제서야 조직의 약점뿐 아니라 강점도 충분히 이해하고 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이젠버그가 조기에 성과를 거두기 위해 내린 판단 역시 두 가지 상황에서 각각 달랐다. 기업 회생 작업의 경우 리더들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터널 끝의 빛을 보도록 만들어야 한다. 유럽에서 아이젠버그는 손실이 나는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 기지를 이전하는 등 조직의 핵심 경쟁력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프로젝트나 사업은 축소했다.
 
반면에 회생이 아니라 개편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이젠버그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사람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사실과 수치를 부각시킴으로써 이러한 목적을 달성했다.
 
아이젠버그는 기업의 생산 및 고객 서비스 부문 성과 측정 방법을 대대적으로 개혁해 직원들이 해당 부문의 결정적 취약점이 무엇인지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또 외부 기준을 도입하고 컨설턴트들로부터 엄중한 평가를 받았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외부의 공정한 목소리를 끌어들인 것이다. 이 모든 조치에 힘입어 그는 조직 내부에 팽배하던 근거 없는 낙관론이나 부정적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일소할 수 있었다.
 
이후 아이젠버그는 조직 내 상위 관리자 200명을 소집해 일련의 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이 함께 핵심 시스템, 기술, 문화를 점검하고 잠재적인 문제 발생의 소지를 파악한 뒤 조직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생산 및 고객 서비스 부문에서는 이미 상당한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개인적 변화
조직이 당면한 개별적 상황은 리더들이 스스로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에 관한 실마리도 제공한다. 상황의 특성을 파악하는 일은 특히 리더십 스타일을 결정할 때 필요하다.
 
기업 회생 과정에서 리더는 주로 희망·비전·방향성을 갈구하는 사람들을 이끌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손에 칼을 쥐고 적들을 물리칠 수 있는, 영웅처럼 강력한 리더십 스타일이 필요하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사람들은 강력한 리더 뒤에 줄을 서고 명령을 따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젠버그가 유럽에서 기업 회생 작업을 이끌었을 때가 바로 그런 상황이었다. 그는 즉시 조직을 장악하고 방향을 설정했으며, 매우 고통스러운 특단의 조치들을 단행했다. 전망이 매우 암울했기 때문에 조직 내 사람들은 큰 반발 없이 적극적으로 아이젠버그의 지시를 따랐다.
 
반면에 북미 지역처럼 개편이 필요한 상황에서 리더십은 다소 부드러워야 한다. 유화적이고 덜 독단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면서 사람들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람직한 리더는 인재, 프로세스, 재원 선택 때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내심이 많고 체계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아이젠버그 역시 북미 지역에서는 강력한 리더라는 자신의 성향 가운데 일부를 누그러뜨리고 더욱 면밀하고 세심한 태도를 길러야만 했다.
 
전환기에 있는 리더가 성공적으로 리더십 전략을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다음의 자기관리 원칙을 얼마나 잘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라.
리더들은 경영상 도전에 자기 자신이 어떻게 반사적으로 대응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상황에서 어떤 방법으로 학습하는지, 자신이 강력한 리더 스타일인지 부드러운 리더 스타일인지 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은 360도 다면평가, 정신측정 시험 등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즉 스스로를 완전한 ‘영웅’ 스타일의 리더로 생각한다면 기업 회생 업무에만 집중하고 그 밖의 임무에서는 한 발 물러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스로를 자제하는 훈련을 하라. 전환기에 있는 현명한 리더들은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질 것이다. “필요성이 낮은 일 가운데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또는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필요성이 높은 일 가운데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또는 하기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젠버그는 유럽에서 자신이 가진 본연의 기질, 즉 강력한 리더라는 스타일대로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북미 지역에서의 새로운 직책을 맡은 그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태도를 취해야 함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아이젠버그는 문제에 개입하고 지침을 내리고 싶은 충동 때문에 매우 괴로웠다. 그러나 자신이 이를 인내하고 억제해야만 사람들 스스로 결론을 내리고 문제를 더욱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음도 알고 있었다. 결국 그의 인내는 결실을 맺었다. 사람들은 조직이 큰 난관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서서히 인지하기 시작했다.
 
보완적인 리더십 팀을 구성하라. 기업이나 프로젝트 상황이 어떻든 간에 리더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할 수는 없다. 또한 리더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완전히 일을 맡길 수도 없다. 때문에 리더십 팀은 강력한 리더십과 부드러운 리더십 모두를 갖출 필요가 있다.
 
아이젠버그는 북미 지역에서는 부드럽고 온화한 리더십을 발휘했지만 자신의 진짜 성향은 강력한 리더 쪽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두 가지 조치를 취했다. 우선 리더십 팀에 자신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온화한 성향의 구성원을 포함시켰다. 그 다음 강한 리더로서 자신의 에너지를 어디에 쏟아야 할 지를 파악했다. 기업 개편이라는 큰 목표를 저해하지 않는 한, 그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취한 이러한 조치는 매우 적절했다.
 
아이젠버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STARS 모형은 새로운 기업이나 프로젝트를 맡은 리더가 각각의 상황에 가장 효과적인 조직적·개인적 전략을 구축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이 모형은 어떤 기업 상황에서든 새로운 리더가 상사, 동료, 직속 부하들이 당면한 핵심 문제에 관해 한 목소리를 이끌어내도록 도와 준다.
 
모든 사람이 같은 상황 인식을 공유하지 않을 때 리더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조직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상사의 인식이 자신과 다르다면 이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가. 동료들이 소폭의 조직 개편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조직의 대대적인 전환을 추진할 때는 어떻게 필요한 지원을 받아낼 것인가. STARS 모형을 활용해 새로운 직책이나 기회에 대응하는 전환 전략을 구축할 경우 리더들은 조직이나 자기 스스로를 더 용이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09년 1월 호에 실린 마이클 왓킨스 제네시스 어드바이저 회장의 글 ‘Picking the Right Transition Strategy’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마이클 D. 왓킨스(mwatkins@genesisadvisers.com)는 전환 가속 프로그램에 주력하는 리더십 개발 기업인 제네시스 어드바이저의 공동 창업자다. 저서로 <첫 90일: 모든 직급의 새로운 리더들을 위한 결정적 성공 전략>이 있다.
 
번역 홍정민 drew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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