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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ledge Management

상사가 비인격적이면 종업원은 지식 은폐로 ‘보복’

강신형 | 304호 (2020년 9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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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Abusive supervision and knowledge hiding: the mediating role of psychological contract violation and supervisor directed aggression” by Sajeet Pradhan, Aman Srivastava, and Dharmesh K. Mishra. (Journal of Knowledge Management, 201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지식은 조직이 오늘날의 불확실하고 복합적인 환경에 대응하는 데 중요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자원이다. 이에 많은 조직이 조직 내 지식 공유를 촉진하기 위해 보상제도를 바꾸거나 사내 네트워크를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수의 종업원은 자신의 지식을 동료와 공유하는 데 거부감을 갖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지식을 은폐하는 행동까지 보인다. 조직 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지식을 사용 가능하도록 하는 의식적인 행위인 지식 공유(knowledge sharing)와 달리 지식 은폐(knowledge hiding)는 다른 사람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주지 않거나 숨기려는 행위를 뜻한다. 연구에 따르면 포천 500 기업의 경우 지식 은폐로 인한 손실이 연간 약 315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이는 조직 내 만연한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종업원의 지식 은폐 행동은 조직 정책, 보상제도, 리더십, 조직문화 등의 상황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이 중 상사의 리더십은 종업원이 조직 내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지식 공유를 촉진하는 리더십에 대해서만 주로 다루다 보니 비인격적 감독(abusive supervision)과 같은 역기능 리더십이 지식 공유나 은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다루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인도의 IT 기업 종사자 27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비인격적 감독이 지식 은폐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심리적 계약 위반(psychological contract violation)과 상사를 향한 공격성(supervisor directed aggression)의 매개효과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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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 결과, 상사의 비인격적 감독은 종업원의 지식 은폐 행위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인격적 감독은 리더의 언어적 및 비언어적 공격을 의미하며 이를 부하직원이 어느 정도 인지하는지로 측정한다. 기존 연구는 종업원이 다양한 방법으로 상사의 비인격적 감독에 대해 보복을 감행함을 보여준다. 호혜성 규범(reciprocity norm)에 입각한 사회적 교환이론(social exchange theory)에 의하면 긍정적인 대우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부정적인 대우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따른다. 또한, 종업원은 무례함에 대해 보복하는 것이 공정하고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종업원 입장에서는 조직 내 위계 구조나 지위 권력 차이로 인해 상사에게 명시적이고 직접적으로 보복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종업원은 은밀하고 간접적인 보복으로 지식 은폐를 시도한다. 지식 은폐는 의도나 행위 자체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으며 숨기기 쉽고 상사의 처벌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사의 비인격적 감독은 종업원의 지식 은폐 행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보다 종업원과 조직 간의 심리적 계약 위반과 종업원의 상사를 향한 공격성을 매개로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상사의 비인격적 감독을 경험할 때 종업원은 조직이 자신과 맺은 심리적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한다. 종업원 입장에서 상사는 조직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상사의 무례한 행동을 조직이 종업원을 공정하고 정당하게 대우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한다. 또한, 상사의 무례함으로 피해를 입은 종업원은 동료나 조직이 적절한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분개한다. 따라서 종업원은 조직 전체에 앙갚음하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지식을 의도적으로 숨기는 지식 은폐 행위를 하게 된다.

이처럼 종업원은 상사의 비인격적 감독에 대해 조직을 탓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원인 제공자인 상사를 원망하는 마음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위 권력 차이로 상사에게 직접적인 앙갚음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조직 내 자신보다 약한 누군가에게 지식 은폐라는 형태로 보복 행위를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실제 실증 분석 결과, 상사의 비인격적 감독이 증가할수록 종업원의 상사에 대한 공격성 수준이 높아졌고 상사에 대한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지식 은폐 행위를 더욱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앞서 살펴봤던 심리적 계약 위반의 매개효과보다 상사를 향한 공격성의 매개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종업원의 지식 은폐 행위는 상사의 비인격적 감독이 조직과의 심리적 계약을 위반해 초래된 행태라기보다는 상사에 대한 공격성을 표출하는 행태라고 보는 편이 좀 더 정확할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부하직원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행해지는 상사의 무례한 언사나 행동은 부하직원의 조직 내 지식 공유를 저해하고, 더 나아가서는 지식 은폐를 야기한다. 무례함의 원천은 상사이지만 종업원 입장에서는 자신보다 더 많은 지위 권력을 갖고 있는 상사의 무례하고 비인격적인 행동에 직접적으로 맞서기 어렵다. 따라서 종업원은 상사에 대한 앙갚음으로 조직 전체를 대상으로 지식 은폐라는 은밀하고 간접적인 형태의 보복을 감행한다. 그리고 상사의 비인격적 행동은 부하직원 한 사람에게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 다른 구성원에게 전파된다. 상사에게 직접 보복할 힘이 없는 종업원은 자신보다 나약한 조직 내 다른 구성원에게 공격적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종업원에게 있어 상사는 해당 조직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상사의 비인격적 행동의 부정적 영향이 즉각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지식 은폐처럼 은밀하게 조직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sh.kang@cnu.ac.kr
필자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 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 강신형 |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 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 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sh.kang@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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