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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리더십

리더십은 비전을 현실로 바꾸는 능력. 빅데이터를 기초로 의사결정 훈련을

최용주,김진호 | 220호 (2017년 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으로 상징되는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이러한 혁명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첫째,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로 자신의 사업을 혁신해야 한다. 둘째, 기업의 경영진은 데이터 분석적으로 경영한다는 마인드, 즉 분석지향 리더십으로 무장해야 한다. 셋째, 분석지향 리더십의 주도하에 기업 내의 전 구성원이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일상화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빅데이터 시대에 성공하는 리더는 결국 위와 같은 기업문화와 ‘체계’를 만들어 시스템적으로 일이 되게 만드는 리더다.



편집자주

모두가 4차 산업혁명을 말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빅데이터입니다. 지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리더십 자체도 혁명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국내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 김진호 교수와 영업혁신의 대가 최용주 교수가 ‘빅데이터 리더십’을 연재합니다.



들어가며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다만 고르지 않게 분배돼 있을 뿐이다.” 소설가이자 미래학자인 깁슨(William Gibson)이 한 말이다. ‘미래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는 것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제4차 산업혁명 등의 단어가 이미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것으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가) 고르지 않게 분배돼 있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미래가 현재에 와 있도록 만든 동력을 우선 꼽아보고 이에 대응하는 기업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보자. 모바일, 센서, 소셜미디어가 주도하는 데이터의 폭증과 그로 인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가 ‘미래’의 핵심이다. 빅데이터는 고객과 시장에 대한 매우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는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 유지하는 데 있어 당연히 우위에 서게 된다.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첫째,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에서 고객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insight)을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통찰력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전략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때에 생긴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소비자는 우리가 무언가를 보여주기 전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것을 이제 기업은 넘쳐나는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서 찾아야 한다. 감각적인 의사결정에 의존하는 것은 더 이상 경영자의 중요한 덕목이 아니다.

둘째, 데이터로부터 추출한 통찰력을 고객만족과 기업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체계(infrastructure)도 갖춰야 한다. 여기에서 체계란 기업 내의 업무처리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조직문화 등을 의미한다. “(미래가) 고르지 않게 분배돼 있다”는 말은 바로 이런 능력과 체계를 갖춘 기업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기업도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더욱이 이렇게 고르지 않게 배분된 정도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현실에 대해 통계학자인 로슬링(Hans Rosling)은 “기업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필요한 데이터가 없는 게 아니라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내지 않는 것, 그런 데이터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지금 당신의 기업이 어떤 조직(대기업, 중소기업, 소규모 창업기업, 비영리조직)이든지, 혹은 어느 산업(제조, 금융, 유통, 의료, IT 등)에 속하든 관계없이 당신의 세계는 이미 데이터로 넘쳐나고 있다. 이제 빅데이터는 거의 모든 산업과 경영의 기능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은 경쟁우위를 확보하거나 유지할 수 없음은 물론 심지어는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 진화론의 창시자인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것이 아니고 가장 똑똑한 것도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고 말했다. 이제 기업은 빅데이터 시대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변화는 단지 기업에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업은 변화 그 자체”라는 교훈이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시점이다.



기업의 대응 전략은?

이미 미래로서 우리 곁에 와 있는 기술은 소셜네트워크, 모바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인공지능(기계학습)으로 요약된다. 이 기술들은 서로 다양하게 결합돼서 기업의 경쟁전략과 성과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기업이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디지타이징 비즈니스(digitizing business)’로 자신의 사업을 혁신해야 한다.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란 빅데이터 시대의 5대 핵심기술인 소셜네트워크, 모바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자신의 사업을 혁신하는 새로운 도구로 활용해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것을 말한다. 이제 모든 기업은 사업의 어느 영역에 5대 핵심기술 중에서 어떤 기술을 어떻게 결합해 도입함으로써 혁신을 이룰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해야 한다. 둘째, 기업의 경영진은 데이터 분석적으로 경영을 한다는 마인드, 즉 분석지향 리더십으로 무장해야 한다.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승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분석 지향의 리더십이다. 리더가 데이터 분석적 경영의 잠재력을 절감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만이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적으로 경영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비즈니스 문제를 데이터 분석에 근거해서 해결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문제와 관련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통계 모델로 분석해서 어떤 일이, 왜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끄집어낸 뒤 이를 경영전략 수립과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과거의 경험이나 감이 아니라 바로 데이터, 즉 사실에 근거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셋째, 분석지향 리더십의 주도하에 기업 내의 전 구성원이 데이터에 근거한(data-driven) 의사결정을 일상화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디지타이징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수많은 조직구성원의 태도, 프로세스, 행동 및 기술이 변해야 하는데 이런 변화는 결코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조직문화가 분석 지향적으로 변화하려면 리더의 압력, 즉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하라는 독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구글, 애플, 아마존, 이베이, 넷플릭스 등 글로벌하게 유명한 기업이 갖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기업들은 데이터 분석적 경영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구가하고 있고 그 배후에는 분석 지향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일상화한 리더가 있다는 점이다. 이들 리더의 공통된 신념은 “우리는 신을 믿는다, 그러나 (신이 아닌) 모든 다른 사람들은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In God we trust, but all others must bring data)”라는 유명한 문구다. 예를 들어 시저스엔터테인먼트의 CEO인 러브만(Gary Loveman)은 직원들에게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냐, 아니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아낸 것이냐(Do you think or do you know)”라는 질문을 자주 던진다. 계획이나 전략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직원은 누구나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해야만 하는 것이다. 심지어 러브만은 “우리 회사에서 해고되는 사유는 3가지다. 절도, 성희롱, 근거가 되는 데이터 없이 말하는 것”1 이라고 역설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앞으로 연재될 글에서는 빅데이터 리더십, 즉 빅데이터 시대에 성공을 보장하는 리더십을 다룰 것이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리더는 무엇을 리드하는가? 성공적인 리더는 어떻게 이끄는가? 왜 데이터 분석적 경영인가? 빅데이터 리더십의 구체적인 개념과 사례, 우리 기업의 현실과 문제점, 빅데이터 리더십을 향한 로드맵 등이다. 이번 글에서는 리더는 무엇을 리드하는지, 성공하는 리더는 어떻게 이끄는지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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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무엇을 리드하는가?

성공한 기업은 과거에 누군가가 용감한 결정을 한 기업이다. - 피터 드러커

리더는 조직이나 기업을 이끄는(lead) 사람이다. 리더가 조직이나 기업을 이끌기 위해서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의사결정이다. 미국의 한 유명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생을 대상으로 CEO를 상징하는 단어나 문구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2 학생들이 적어낸 많은 단어나 문구 중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정상에서 외로운(lonely at the top)’이라는 문구였다. 리더는 결국 마지막에는 자신이 외롭게 홀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이다. 사실 기업 경영은 결국 의사결정의 연속이며 의사결정의 성공 혹은 실패 여부가 기업의 성과를, 심지어는 흥망을 좌우한다. 단 한 번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엄청난 시련을 겪거나 단 한 번의 현명한 결정으로 크게 도약했던 기업의 사례를 현실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업의 목표는 경쟁우위를 확보·유지해 높은 성과를 올리는 것이다. GE의 전(前) 회장이자 전설적인 CEO인 잭 웰치(Jack Welch)는 “경쟁우위가 없다면 경쟁을 하지마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러므로 리더는 당연히 기업의 경쟁우위를 높이는 방향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한다. 그렇다면 경쟁우위는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 아래에 인용한 글이 훌륭한 답이 된다.3



… 어떤 나라가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상대 나라보다 좀 더 용감해서, 좀 더 자유로워서, 혹은 신의 총애를 약간 더 받아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보통은 비행기가 5% 덜 격추되는 쪽, 연료를 5% 덜 쓴 쪽, 혹은 보병들에게 95%의 비용으로 5% 더 많은 영양을 지급하는 쪽이 이긴다. … 그리고 이것은 한 단계 한 단계가 다름 아닌 데이터 분석이다.



경쟁우위란 결국 비즈니스의 다양한 영역에서 1∼2%를 줄이거나 증대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원가, 수율, 이상탐지, 새로운 기회 포착(서비스 혹은 상품 개발) 등의 측면에서 경쟁기업보다 1∼2%를 감소시키거나 높이는 것이 바로 경쟁우위다. 그리고 기업 내외부에 데이터가 넘쳐나는 빅데이터 시대에 그러한 경쟁우위를 달성할 수 있는 안성맞춤의 수단은 바로 데이터 분석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과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추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때만이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다. 더욱이 저성장 속에서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경험이나 감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제 데이터 분석에 근거하지 않은 의사결정은 내릴 가치가 없다.


경쟁우위란
결국 비즈니스의 다양한
영역에서 1∼2%를 줄이거나
증대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세계 최대 물류기업인 UPS는 220여 개 나라에서 약 800만 고객에게 하루 1500만 개의 소포를 배달하기 위해 다양한 화물의 선적, 이동 경로, 운행상황을 실시간 모니터하고 통제한다. 미국 내에서만 6만 대 차량에 장착된 GPS, 센서, 무선 모듈은 속도, 방향, 브레이크와 동력전달의 효율 등 트럭 운행 상태에 관한 200여 개의 정보를 전송하는데 그 데이터의 양만 해도 하루에 15페타바이트에 달한다. UPS의 운행 통제 시스템4 은 이 데이터를 자동 분석해 화물의 수거와 배달을 위한 최적 노선을 실시간 통제하는 데, 한 노선에 대해 약 20만 개의 대안 노선 중에서 이동경로를 최적화한 노선을 선택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하루에 차량 한 대당 1.6㎞의 주행거리를 단축하면 연간 1100만 리터의 연료와 약 600억 원의 비용이 절약된다. 또한 차량의 불필요한 후진과 공회전 시간 감소 등으로 절약되는 비용과 엔진 고장에 대한 사전 예측으로 적시에 필요한 부품을 교체함으로써 절약되는 비용은 각각 수백억 원에 이른다.

약간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기업의 영업기능 측면을 보자. 영업은 고객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조사를 근간으로 한 활동이다. 영업직원들은 그들의 제품을 선반에 진열시키고,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소매상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어떻게 해나가고 있을까? 바로 여기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곳으로 가지 않더라도 빅데이터 분석을 볼 수도 있다. 최근 영업 분야에 있어서의 연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분석적인 영업기술과 영업사원으로서의 감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관계는 매일 소진된다”는 말이 있다. 이제 영업은 좋은 관계를 기반으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영업의 과학화, 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전략적 영업 활동으로 1∼2% 효율을 증대시켜야 한다.



기업은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데이터 분석이 아닌 다른 수단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전통적으로 기업에 경쟁 우위를 제공했던 수단들이 거의 무용지물이 됐다. 우선 지리적 이점이나 시장 보호를 위한 규제 등은 글로벌 경제가 성숙됨에 따라 거의 사라졌다. 고객들의 성향도 소비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함에 따라 단순한 기능 차이에 의한 차별성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따라서 경쟁우위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획기적인 혁신에서 찾아야 하는데 현실에서 획기적인 혁신을 달성하기란 매우 어렵다. 또한 독점적 기술 역시 개발하기도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개발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급속하게 복제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별적 경쟁우위를 달성하기 위한 유력한 방법은 경영에 있어서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데이터 분석은 안성맞춤의 도구가 된다. 모바일, 센서, 소셜미디어 등으로 인해 고객과 시장에 대한 데이터는 크게 늘어나고 있고, 데이터를 저장·처리하고 분석해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기능과 접근 편리성이 크게 확장됐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바로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산업별로는 특히 금융, 운송, 여행, 온라인 사업 등과 같이 많은 거래 데이터를 쉽게 축적/활용할 수 있는 산업에서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측정의 어려움이 있는 인력 충원이나 패션 등의 사업영역에서도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경쟁우위를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전통적으로 계량적 분석과 밀접한 재무, 회계, 마케팅, 생산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인사관리, 연구개발, M&A 등 기업 내 거의 전 분야에서 운영의 효율을 높이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분석을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가 폭증하는 빅데이터 시대에 구글이나 아마존닷컴 등 많은 세계적인 기업들은 철저한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의사결정으로 독보적인 경쟁우위를 굳히고 있다. 이 기업들은 많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고, 그로부터 문제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추출해 이를 기업 전체의 차원에서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차별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분석을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삼으려는 추세는 이제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경쟁의 심화와 고객 기대의 증대,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합리적으로 경영을 하려면 정교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리더는 어떻게 이끄는가?

리더십은 비전을 현실로 바꾸는 능력이다. - 워런 베니스

리더가 어떻게 해서 성공했는지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이미 성공한 리더들의 행동을 연구해서 인상적인 특징이나 공통점을 찾아내는 귀납적인 접근방법이 가장 많이 쓰인다. 이 글에서는 그와는 반대의 접근방법, 즉 바람직한 리더는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는 연역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리더는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리더십 연구에 오랫동안 천착한 리더십 전공학자가 아닌 필자들로서는 성공하는 리더에 대한 이런 규범적 접근이 더 적절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어떤 리더가 바람직한지를 얘기할 때 농담처럼 예로 드는 사례가 있다. 그것은 <표 1>과 같이 리더를 게으름과 부지런함, 그리고 우둔함과 똑똑함의 두 차원으로 구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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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에서 사람들이 최악이라고 평가하는 리더는 부지런하고 우둔한 리더다. 부지런해서 모든 일에 직접 관여하면서 만기친람(萬機親覽)하지만 우둔해서 일을 망치기 때문이다. 반면에 사람들이 최고로 평가하는 리더는 똑똑하지만 게으른 리더다. 게을러서 중요한 일만 겨우 챙기는(?) 정도지만 똑똑해서 최적의 방향과 대안을 제시해 성과를 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사례지만 그 속에는 리더의 덕목에 관한 예리한 시각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시각은 약 2500년 전의 현자인 노자에게서도 확인된다.5

노자는 <도덕경>에서 리더의 계층을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6



최고의 리더는 아랫사람들이

(리더가) 있다는 것을 알기만 하는 리더,

그 아래 리더는

아랫사람들이 좋아하여 칭송하는 리더,

그 아래는 아랫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리더,

그 아래는 아랫사람들이 업신여겨 깔보는 리더.



노자가 생각하는 최악의 리더는 사람들이 업신여겨 깔보는 리더다. 최악의 리더 바로 위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리더다. 우리나라의 굴곡 많았던 현대사를 겪은 사람들은 저마다 여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리더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리더는 좋아해 칭송하는 리더다. 하지만 노자가 최고로 꼽은 리더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리더가 있다는 것만 아는 리더다. “우리 회사 사장이 누구더라? 아, 맞아. ○○○지” 하는 정도다. 그렇다고 이 리더가 정말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최고의 리더가 될 수 없다. 이 리더는 자신이 나서지 않더라도 이미 모든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체계를 갖춰 놓은 것이다. <표 1>에서처럼 게을러서 중요한 일만 겨우 챙기는, 그래서 사람들에게는 리더가 잘 안 보이지만(있다는 것만 아는 정도지만) 그는 똑똑해서 모든 일이 제대로 잘 돌아가는 시스템을 갖춰 놓는다. 필자들도 이런 시각에 근거해서 어떻게 이끌어야 리더가 성공할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



성공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는 비전을 잘 제시해야 하고, 둘째는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체계(infrastructure)를 적절히 갖춰야 하며, 셋째는 직원들이 비전과 체계 속에서 최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임직원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비전: 기업 경영에 있어서 비전은 시장의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수립하는 능력으로 정의된다.7 좀 더 쉽게 말한다면 비전이란 5년 후 혹은 10년 후에도 자신의 기업이 경쟁우위를 확보·유지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기업 환경과 기술, 고객의 선호가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 빅데이터 시대에 현재의 성공은 결코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 노키아, 소니, 야후 등의 급격한 몰락이 대표적인 사례다. 리더는 사회, IT, 산업 내의 트렌드, 경쟁 환경 등의 거시적인 변화가 자신의 사업에 미칠 영향과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2012년 가트너의 IT 심포지엄에서 시스코(Cisco)의 회장 챔버스(John Chambers)는 최고 글로벌 IT 기업 6개 중에서 5년 후에도 계속 남아 있을 기업은 3개, 많아야 4개 정도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6개의 글로벌 기업이 어디인지, 거기에서 낙오될 기업은 어디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실제로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시스코 등의 글로벌 기업은 한때 시대를 풍미했으나 현재 면모를 살펴보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8 이와는 대조적으로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의 약진은 매우 두드러진다.

똑똑한 리더는 비전을 세우는 것에서부터 남다르다. 시장과 고객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해서 그에 맞는 비전을 추구한다. 소셜네트워크, 모바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인공지능이 다양하게 결합되고 있는 빅데이터 시대에 안성맞춤의 비전은 바로 디지타이징 비즈니스(digitizing business)로 자신의 사업을 혁신하는 것이다. 앞으로 연재할 글에서는 왜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인지를 설명하고,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 뒤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를 향한 로드맵을 그릴 것
이다.

인프라 구축: 유명한 리더십 학자인 베니스가 설파했듯이 리더십은 비전을 현실로 바꾸는 능력이다. 성공적인 리더는 비전을 잘 세우는 것은 물론 그 비전이 달성될 수 있도록 하는 체계(infrastructure)도 효과적으로 구축한다. 그래야만 리더가 게을러서 아랫사람들이 리더가 있기는 있다는 것만을 겨우 아는 상태에서도 기업은 비전을 향해서 매끄럽게 굴러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경험과 감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풍토가 만연한 기업 현실에서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를 실현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데이터 분석의 최고권위자인 대븐포트(Thomas Davenport) 교수는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성공 요인으로 ‘델타(DELTA) + 조직문화’ 모델을 제시한다. 델타는 접근 가능한 고품질의 데이터(Data), 분석에 대한 전사적(Enterprise) 관점, 분석 지향의 리더십(Leadership), 분석을 적용할 전략적 타깃(Target), 전문 분석가들(Analysts)을 말한다. 이 중에서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성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분석 지향의 리더십과 조직문화다. 디지타이징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수많은 조직구성원의 태도, 프로세스, 행동 및 기술이 변해야 하는데 이런 변화는 결코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변화는 리더가 비전의 실현에 대해 절실하게 느끼며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만 도입이 가속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직문화도 사실에 입각한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의사결정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 앞으로 연재할 ‘빅데이터 리더십을 향한 로드맵’의 장(章)에서 이 주제를 상세하게 다루겠다.

교육: 기업의 모든 활동은 결국은 직원들에 의해서 수행되므로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성패는 직원들 역량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물론 교육 역시 인프라 구축에 포함될 수 있지만 그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별도의 요소로 구분했다. 먼저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기술 측면에서 기업 구성원을 직원, 분석 전문가, 경영층의 세 집단으로 구분해 각 그룹별로 교육 이슈를 논의해보자.

첫 번째는 보통 직원들로서 일반 사원에서 부장에 이르기까지 기업 실무에서 실제로 다양한 분석 기능을 수행하는 집단이다. 기업이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일반 사원들도 기본적으로 분석적 소양을 갖춰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분석적 소양과 관련해서 보통 직원들은 매우 제한된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직원들의 분석능력, 즉 분석적·통계적 사고력을 향상시켜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단순한 지식전달을 위한 교육보다는 업무에서 느낀 다양한 문제를 데이터 분석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실무에서의 현안 과제를 개인 혹은 팀의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로 선택해 이론학습, 토론, 실습, 프로젝트 수행, 발표 및 보고서 작성 등의 과정을 거치는 교육 프로그램이 가장 좋다. 이런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다루겠다.

두 번째로 분석 전문가 집단은 기업 내에서 관련 데이터를 수집, 관리하고 다양한 분석과 결과 해석을 통해 경영층에 전략적 조언을 하는 집단이다. 이들은 수학, 통계학, 컴퓨터공학 등 관련 전문 분야의 석·박사 학위 소지자로서 이미 해당 전문 지식에 능통하므로 이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이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런 전문가들을 실제로 고용할 것인지, 필요할 때마다 아웃소싱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직원들 중에서 적합한 사람(들)을 골라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도록 위탁교육을 하는 것이다. 전문 분석가들에 대한 수요는 많고 공급은 부족한 현실에서 적당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빅데이터에 관한 맥킨지 보고서는 미국에서 분석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2018년까지 150만 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9 이러한 공급 부족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이런 인재를 운 좋게 채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들이 해당 사업과 데이터의 특성(domain knowledge)에 익숙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서 채용하자마자 바로 활용하기도 어렵다. 아웃소싱으로 전문가를 초빙한다고 해도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한다.



마지막으로 경영층은 디지타이징 비지니스가 경쟁력의 핵심임을 신봉하고 분석조직, 전문 인력, IT 설비, 인사 평가 시스템 등의 분석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면서 분석지향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려고 노력하는 집단이다. 기업이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경영층의 비전과 헌신이 매우 결정적이다. 무엇보다도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에 대한 확신과 확고한 실행의지, 밀어붙일 용기를 가져야 한다. 따라서 경영층은 이런 노력과 투자를 강조하는 특강이나 세미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경영층이 통계학이나 다양한 분석기법에 정통할 정도로 전문지식을 갖춰야 할 필요는 없지만 중요한 결정을 논의할 때 분석 결과를 이해하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기본적인 분석적 소양은 필요하다.



데이터 분석 측면의 기업 현실 진단

데이터를 충분히 오랫동안 고문하면, 마침내 자백한다. - 로널드 커스

여기에서는 데이터 분석적인 측면에서 기업의 현실을 자가 진단하는 설문지를 제시한다. ‘빅데이터 시대에 성공을 보장하는 리더십’의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당신의 기업이 얼마나 데이터 분석적인지를 먼저 체크해보자.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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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과 그 중심 요소인 빅데이터로 인해 경영환경이 완전히 바뀌는 상황에서 기업들에게 필요한 리더십, 즉 ‘빅데이터 리더십’이 무엇인지, 그러한 리더십으로 만들어야 하는 기업 내 문화와 ‘체계’가 무엇인지 살펴봤다. <그림 1>을 통한 자체 평가에서 낮은 점수가 나왔다고 해서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문제해결의 출발점이다. 다음 연재에서는 ‘빅데이터 시대, 현명한 의사결정의 조건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다룬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학과 주임교수 jhkim6@assist.ac.kr 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산학협력단장 yjc@assist.ac.kr

김진호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Wharton School)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통계학 부전공). 사회와 기업의 다양한 문제를 계량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를 주로 했다. 저서로는 와 <빅데이터가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이 있으며 DBR에 ‘Power of Analysis’를 연재했다. 최근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앞두고 많은 바둑 전문가들과는 달리 알파고가 5대0으로 완승할 것이라고 예측해 주목을 끌었다.

최용주 교수는 교수로서는 드물게 기업경영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능인 영업(Sales)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연구의 결과로서 <영업의 미래>라는 저서와 <영업혁신>을 발간했다. 최근 들어 ‘영업성과의 향상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 및 식품회사의 현장사업본부장 및 부사장, 컨설팅사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교수이자 산학협력단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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