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를 위한 성과관리 코칭 12

귀닫은 직원들… 설득 말고 질문하세요

106호 (2012년 6월 Issue 1)



편집자주

팀장은 리더이자 팔로어입니다. 고위경영진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팀원들에게 적절한 동기를 부여해 성과를 높여야 합니다. 팀장의 리더십 역량은 조직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리더십 연구는 주로 고위경영진에게 국한돼 있었습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가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팀장 리더십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중간관리자들이 실전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박 공장장은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왔다. 공장비상회의를 7개월째 운영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다. 영업팀에서 물량을 따오지 못하니 생산량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제품을 찍어 재고로 묵힐 수도 없다. 5년 전 불량재고로 회사가 엄청난 적자의 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TV 패널 부품을 생산하면서 이렇게 긴 불황의 터널은 처음 겪는다. 유럽발 경제위기가 중소기업의 허리를 옥죄이고 이제 턱밑까지 올라온 것이다.

 

공장에서는 잔업이 없어진 지 오래다. 하루 3교대로 돌리던 것을 이제 주간 근무로 전환해 직원들은 노는 날이 더 늘어났다. 노는 날이 늘면 좋을 법도 하건만 직원들의 얼굴엔 웃음이 사라진 지 오래다. 박 공장장은 5년 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일명 불황 금단현상이라고 한다. 불황이 올 때마다 흡연 욕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코치님, 사람들이 모두 복지부동이에요. 움직이려고 하지 않아요. 모두 자리에만 긍긍하고 있지 위기를 타개할 대안이 없어요. 오늘도 호통만 1시간 동안 치다 왔지요. 이제 호통도 약발이 떨어졌는지 아무런 대꾸가 없어요. 회의를 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 같아요.”

 

“공장장님, 제가 지난번에 말씀을 드린 것 같은데 잊으신 것은 아니죠?”

 

“알죠. ‘질책하려 하지 말고 먼저 들어라.’ ‘말한 내용을 질문을 통해서 확인하라.’ 그런데 막상 화가 꼭지까지 올라가면 사람들 이야기가 들립니까? 혼을 내도 시원치 않을 판에….”

 

“혼을 내시면 사람들이 좀 알아듣는 것 같은지요?”

 

“그때뿐이지요. 모두 자기 몸만 살려고 하지 회사는 안중에도 없어요.”

 

“그럼 공장장님은 팀장들이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으세요?”

 

“위기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 내고, 팍팍 도전해 보고, 그러면서 하나씩 성과도 만들어 내는 거지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팀장이 없어요. 이러다 큰일입니다.”

 

“팀장들이 왜 아이디어를 제안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까요?”

 

“먼저 회사의 위기가 자신의 위기라고 생각을 안 해요. 옛날에도 그랬으니까. 어려울 때는 버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위기의 차원이 다릅니다. 그나마 그동안 쌓아온 유보금으로 버티고 있지만 그것도 올 상반기가 지나면 바닥입니다. 상반기 안에 대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회의를 할수록 자꾸 회의만 깊어져요. ()코치님,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변화할 생각을 안 한다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첫 번째 법칙은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나의 말대로 행동하는 것은 <그림1>을 보면 동기가 유발된 상태이다. 상대방이 내가 말한 대로 하는 것은 직위에 눌려서 강제로 하든가, 자발적으로 하든가, 아니면 이도 저도 대안이 없기 때문에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것 중에 하나다. 당신이라면 상대방이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기를 원하는가? 제일 빠르게 변화하는 행동을 원한다면 강제로 시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지시나 상명하달이다.

 

‘시키는 대로 하라는 대표적인 명령은 가장 고전적인 리더십의 한 방편이다. 산업화 시대에 우리는 많이, 빨리 찍어내면 됐다. 그때는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어떤가?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해야만 하는 시대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개발과 도전을 촉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들 스스로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은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이다. 상호 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로의 마음을 아는 사람들은 눈빛만 봐도 통한다. 그때 눈빛은 마음의 빛이다. 특히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어떻게 될까? 대부분 움츠려 든다. 왜 그럴까? 매슬로의 욕구 5단계에서 볼 때 위기의 상황일수록 사람들은 대체로 하위의 욕구가 먼저 발동한다. 위기 상황일수록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가 먼저 발동한다. 현재의 소속이나 존경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아실현의 욕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사야 한다. 사람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 소속의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사람들이 불안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속에 불안을 증폭시키고 위협과 강압적 태도로 일관해서는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없다.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아기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을 가지는 것과 같다. 아기의 울음소리만 들어도 어머니는 아이가 아픈지, 배가 고픈지, 졸린지, 놀아달라고 칭얼거리는 것인지를 안다. 진정으로 직원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때 직원들의 행동에 변화가 나타난다.

 



 
사람들이 말귀를 못 알아 듣는다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두 번째 법칙은 상대방이 말 귀를 못 알아 듣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명확하게 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명확하게 말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이것은 듣는 사람이 알아듣도록 말하는 것이다. 나는라고 이야기하는데 상대방은라고 듣는다면 누구의 잘못일까? 물론 말을 듣는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말을 하는 사람이 더욱 중요하다.

 

명확하게 말하려면 적어도 2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먼저 사실(fact)에 근거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말이 사실이 아니거나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이란 실제 일어난 일로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사실에는 개인의 의도나 주관이 개입되지 않아야 한다.

 

두 번째는 표현하는 말이 상대방을 동기부여(motivation)시킬 수 있어야 한다. 명확히 표현한다는 것은 말하는 사람이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주체가 되는 것이다. 듣는 사람이 명확히 이해한다면 명확히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표현 방법이나 내용이 상대방의 관심이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행동으로 전이될 수 있어야 한다.

 

정리하면 명확하게 말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듣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명확하게 표현했는데도 변화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설득의 기초는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을 설득한다는 것은 결국 나의 의도를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리더가 하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또 시작이네’ ‘언제 끝날까’ ‘오늘 점심 뭐 먹을까’ ‘그 놈의 잔소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설득의 세 번째 법칙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이젠 내 말이 씨알도 안 먹힌다

설득은 업무 지시가 아니다. 또한 설득은 타협도 아니다. 설득은 상대방이 나의 뜻을 이해해 스스로 행동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설득은 강요나 협박, 타협과는 다르다. 여기서 설득의 핵심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스스로 행동하게 할까? 먼저 설득의 첫 번째 법칙인상대방 이해하기와 두 번째 법칙인명확하게 말하기가 선행돼야 한다. 세 번째 법칙은상대방을 설득시키려 하지 말고 질문하기.

 

비즈니스 현장의 회의에 참관하다 보면 많은 리더들이 참가자들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물론 리더가 의사결정을 하고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리더가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너무 많이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것의 병폐는 무엇일까? 리더가 결정을 다하고 많은 이야기를 하면 직원들은 생각할 필요가 없어진다.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결국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이 없어지고 상사의 눈치만 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조직의 불통(不通)병이다. 불통(不通)병은 자기 의사를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위만 바라보는 조직의 의사소통병이다.

 

불통(不通)병을 고치는 가장 좋은 약이 바로질문이다. 질문을 하게 되면 크게 3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은 설득의 첫 번째 법칙인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과 연관돼 있다.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경청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적절한 질문을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다만 질문을 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상대방이 공격적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다. 상사들은 직원들의 생각이나 의도를 파악하려는 질문이 공격적이라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의 두 번째 효과는 내가 말한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주제에 대한 이야기나 지시를 했으면 상대방이 얼마나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질문을 꼭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확인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고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게 된다.

 

질문의 세 번째 효과는 상대방의 생각을 열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가치와 습관, 기준에 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일을 판단하고 행동할 때 정해진 방식대로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거나 기존과 다른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질문하면 상대방은 갑자기 멍해지는 기분이 들게 된다. 질문을 한 뒤에는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 어떤 경우는 자신이 질문을 한 뒤에 상대방이 대답을 하지 않자 꾸지람을 하거나 질책을 하는데 상대방의 생각을 열고 싶다면 기다려줘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효과적인 설득의 3가지 법칙은 먼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형성하고 명확한 말하기와 적절한 질문을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 행동하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 하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질문이다. 또 상대방을 가장 빨리 설득하는 방법은 스스로 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행동할 때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고()성과 조직으로 탈바꿈한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 bizpartner@dreamwiz.com

필자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와 LG인화원 등에서 인사 조직 관리에 대한 강의를 했으며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에서 리더십과 경력개발, 조직 개발에 대해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코칭을 하고 있으며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십 천재가 된 김 팀장: 팀을 하나로 만드는 마음매니지먼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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