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데스페인 “세상을 바꾸기 전에 나부터 바꾼다” 外

90호 (2011년 10월 Issue 1)


제임스 데스페인
세상을 바꾸기 전에 나부터 바꾼다

CEO가 된 청소부로 잘 알려진 제임스 데스페인은 중장비회사 캐터필러사에 임시 청소부로 입사했다가 근면 성실함과 높은 성과를 인정받아 결국 불도저사업부의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워낙 남들보다 열심히 일하다 보니 동료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돈 받는 만큼만 일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한심하다는 생각에 주어진 일은 무엇이든 최선을 다했다.

 

언젠가 공장 건설 현장의 최고책임자가 됐을 때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자랑스러웠고 그동안 열심히 일한 것을 보상받았다는 생각이 들자 더 열심히 일해 회사에 보답하고 싶어졌다. 그러나 일은 생각대로 잘 진행되지 않았고 점차 자신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조차 확신이 없었다. 주어진 상황을 적절히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면서부터 불안을 느끼고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직원들을 격려하고 지지해주던 여유는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결과만을 재촉하며 화를 내고 부하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상사의 주목을 받는 기업 임원들에게서 자주 목격되는 모습이다. 자신을 제대로 평가해준 상사에게 보답을 하고픈 마음에 조기 성과에 올인 하게 된다. 성과에 집중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결과만 보느라 과정을 살필 여유를 잃는 것이 문제다. 다행히 데스페인 사장은 부하들을 질책하던 눈길을 자신에게 돌려 본인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자신부터 먼저 바꾸겠다는 선택을 하면서 문제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인간은 자기보호 본능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외부에서 그 이유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남 탓과 환경 탓을 하면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 그러므로 리더의 냉철한 자기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은 늘 옳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I’m ok, You’re not ok)는 패러다임으로 세상을 보고 있지는 않은지, 자기 욕심이 앞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을 더 가혹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직위를 이용해 분풀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 자신에 대해 객관적인 인식을 한다면 현명한 해결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콜린 앵글 사람 같은 로봇이 아닌 사람을 위한 로봇을 만든다

경영자 또는 리더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는 목표 또는 성공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다. 매출 증대가 목표인지, 비용절감을 통한 낭비제거가 목표인지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지고 관리 포인트가 달라지므로 조직에 적합한 성공 기준을 정하는 것은 리더의 역량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지표가 된다.

 

조직이 추구해야 할 성공 기준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에너지 낭비 없이 빠른 시간 안에 결실을 본 사례가 있다. 흔히 로봇 기술은 일본이 가장 앞서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로봇 산업에서 가장 먼저 비즈니스 성과를 올리고 있는 곳은 아이로봇이라는 미국 회사다. 일본이 자국의 기술 수준을 과시하기 위해 로봇을 만드는 것과 달리 아이로봇은 실제 비즈니스가 될 로봇에만 관심을 집중했다. 일본의 로봇 기술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되는 로봇 개발을 성공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독자적인 비즈니스 영역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대학생 창업으로 자금이 부족했던 콜린 앵글 사장은 돈을 벌어서 회사가 문을 닫지 않도록 하는 것을 첫 번째 성공으로 여겼다. 인간 같은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기술 자랑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로지 인간을 위해 대신 일해 줄 로봇을 개발해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구입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청소기 로봇에서부터 자원 탐사 로봇, 폭발물 해체 로봇 등 철저히 특수 기능에 집중한 결과 비싼 가격임에도 구매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성공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도움이 될 만한 일은 무엇이든 하려고 하거나 조금이라도 연관성 있어 보이는 일은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모든 걸 강조하다가 정작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성공 기준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내는 기준이 되므로 조직의 자원을 절약하는 전략적 지침이 되기도 한다. 무조건 열심히 일해달라고 당부할 것이 아니라 성공할 일을 하도록 안내해주는 것이 전략적 리더가 할 일이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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