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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물 넘치거든 물길 내줘라” 禹임금, 리더십을 말하다

박태일 | 2호 (2008년 2월 Issue 1)
요(堯)임금 때 22년간의 대홍수가 있었다. 요임금은 곤에게 치수(治水)의 대업을 맡겼다. 곤은 하늘 위 대궐의 식양(息壤)을 가져다 홍수를 막고자 했다. 식양은 하늘에서는 좁쌀만한 크기지만 땅 위에 옮겨다 놓으면 이내 부풀어 큰 산더미나 또는 긴 둑으로 변하는 흙이었다.
 
그의 해법은 넘쳐흐르는 물을 장벽(障壁)을 쌓아 막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장벽을 쌓아도 이내 물은 넘쳤고, 센 물살에 둑은 터지기 일쑤였다. 결국 곤은 치수에 실패하고 죽음을 당한다.
 
곤의 뒤를 이어 치수의 대업을 맡게 된 이는 곤의 아들 우(禹)였다. 그는 우선 홍수가 나는 근원지를 찾아올라가 지형 탐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높은 산에서 흘러내리는 강물이 넘치지 않고 황해 바다로 들어가게 했다.
 
그는 아버지 곤이 택했던 것처럼 둑을 세워 물 흐름을 막고 물줄기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하도(河圖)를 기준 삼아 넘쳐흐르는 물줄기에 길을 열어주는 유도(流導)의 방법을 취했던 것이다. 강제로 막아두는 방식을 꺾고 자연스럽게 길을 터주는 방식이 이기는 순간이었다.
 
치수로 큰 공을 세운 우는 순임금으로부터 천하를 선양받아 임금의 자리에 오른다. 그는 13년 동안 집에 한 번도 들를 수 없을 정도였다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경영을 통제로 생각하여 조직 구성원을 경영자의 틀에 가두고 억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가능하다. 21세기 지식의 시대, 감성의 시대일수록 권위, 통제를 기반으로 하는 리더십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통치자, 관리자의 역할을 하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리더 대신 부드럽고 유연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리더는 조직 구성원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수용하고 그것들이 모여 좀더 나은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길을 유도해야 한다. 
유연한 리더십 아래서 조직 구성원은 업무에 대해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연세대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대경제연구원 컨설팅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다양한 강연과 포럼, 세미나, 컨설팅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비즈니스리더들이 알아야 할 교양 및 경제경영 지식을 정리해 저서 ‘비즈니스 교양’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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