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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문권모 | 6호 (2008년 4월 Issue 1)
평소 넉넉한 인품을 갖춰 후배들이 ‘보살’이라고 불렀던 A씨. 하지만 지난달 팀장으로 승진한 후 ‘사람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합리적이고 온화했던 성격은 온데간데 없고 하루 종일 팀원들을 몰아붙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팀에선 ‘팀장에게 깨지지 않고 하루가 지나면 허전하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보살’이 ‘야차(夜叉)’가 된 것이지요.
 
성과에 대한 부담과 고독감이 주는 불안
A씨처럼 팀장 직위를 맡으면서 변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온화하던 사람이 후배들을 ‘쪼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변화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팀장이 되면서 늘어난 스트레스 때문이지요. 혹 직급이 높은 독자 분들께서는 처음 팀장이 됐던 때를 기억하십니까? 성과와 업무 대한 부담은 물론이고 이제는 혼자라는 고독감이 ‘쓰나미’처럼 밀려옵니다. 도와주는 사람 없이 자기가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하죠.
이런 상황에서 오는 불안감이 신임 팀장의 태도를 변하게 합니다. 불안한 만큼 ‘아래를 쪼아야’ 성과가 나온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또 다른 원인은 리더십에 대한 잘못된 생각입니다. 신임 팀장 중 일부는 ‘팀장은 팀원들을 거느려야 하며, 당연히 존경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평소 권위주의적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팀장이 되면서 평소의 ‘소신’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권위적인 팀장들은 팀원들 위에 군림하고 싶어 하며, 정도가 심하면 실무에서 손을 떼고 지시만 하려고 듭니다.
그리고 간혹 ‘후배가 나를 얕보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 부족 때문에 먼저 강하게 행동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존경받고 능력 있는 팀장이 되려면
그렇다면 평소의 좋은 성품을 유지하면서 성공적인 팀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선 실력을 키워야 하겠지요. 실력이 있는 사람은 쉽사리 흔들리지 않습니다. 자신이 있으니까요. 신임 팀장은 실무는 물론 어떻게 팀을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의 스케줄링과 배분, 관리입니다. 리더십과 동기부여는 기본이고요. 시중에 관련 도서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닦달한다고 해서 팀의 성과가 올라갈까요? 급히 먹으면 체하는 법입니다. 팀원들을 쥐어짜면 단기적으로는 성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장기적인 조직 관리에서는 무서운 상사보다 합리적인 상사가 더 낫습니다. 최근 감성 리더십이 각광을 받는 이유이지요.
 
마지막으로 신임 팀장은 팀원들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팀원들은 면전에서는 강압적인 상사의 말을 듣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반항하기 마련입니다. 팀장이 내면의 스트레스를 자기들을 상대로 풀어놓는다는 것도 잘 압니다. 강한 신뢰와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충성심만이 팀원들이 팀장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하게 합니다.
 
혹시 ‘머나먼 정글(Tour of Duty)’이란 1980년대 미국 드라마를 아시나요?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 보병 소대의 이야기입니다. 소위 계급장을 달자마자 베트남에 배치된 신출내기 소위는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소대원들의 행동에 화를 냅니다. 계급이 주는 권위를 앞세워 그들을 몰아붙이려만 하지요. 그 때 고참 하사관 한 사람이 자기 손을 가슴에 얹어 보이며 소위에게 충고를 해 줍니다. “충성심은 여기서 나옵니다(Loyalty comes from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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