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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더로서의 팀장 리더십

김기령 | 6호 (2008년 4월 Issue 1)
빠른 공수전환이 요구되는 현대 축구에서 공격과 수비의 핵인 ‘미드필더’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비즈니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기업의 공격(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 등)과 수비(비용절감, 조직문화 수호 등)를 동시에 담당하는 팀장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많은 기업들은 팀제를 근간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워낙 다양한 팀이 만들어지면서 팀장의 직급 차이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대팀제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에서는 임원이 팀장을 맡고 있으며, 소팀제를 운영하는 기업에서는 차장 또는 부장이 팀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임원이건, 부·차장이건 경영진과 직원을 연결하는 팀장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팀장의 역할이 막중하지만 현실에선 팀장 리더십에 대한 변변한 교육 과정이나 책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학계에서 이뤄진 리더십 연구는 대부분 경영진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외부에서 개설된 과정도 경영진에 적합한 내용으로 구성돼있다. 사내교육조차 경영진에 대한 리더십 강좌를 중간관리자에게 적용하는 ‘짜깁기’ 형태에 머물고 있다.
 
팀장은 단순히 윗사람의 생각이나 지시를 하부로 전달하는 메신저가 아니며, 인기몰이에 빠져서 부하의 잘못을 감싸주기만 해서도 안 된다. 본인의 역할을 망각하고 마치 최고경영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도 금물이다.
 
팀장은 보통 코치에 비유되곤 한다. 감독은 벤치에 앉아 작전지시를 하지만 코치는 선수들과 함께 뛰어야 한다. 코치란 같이 뒹굴고 땀 흘리며 어려울 때 먼저 희생하며 솔선수범하는 관리자다. 따라서 조직에서 코치와 같은 위치에 있는 팀장은 직원들의 그릇된 점을 지적하고 조직의 규범을 가르치면서 명확한 업무지시를 내려야 한다. 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는 리더십도 발휘해야 한다.
 
마키아벨리와 나폴레옹은 ‘한 마리 사자가 이끄는 백 마리 양떼는 한 마리 양이 이끄는 백 마리 사자떼를 이긴다’는 속담을 즐겨 인용했다.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한 팀장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강하다는 것에 많은 오해가 있다. 목소리가 크고 성격이 급한 사람이 강한 팀장은 아니다. 성격이 문제가 아니라 목표 완수를 위해 얼마나 냉철하게 사고하느냐가 핵심이다.
 
지나치게 인정에 이끌리는 것도 문제다. 삼국지에서 유비 현덕은 조조에게 공격당해 신야성에서 쫓겨나고 번성도 버려야만 했는데, 자국의 수도 양양으로 도망쳐 가는 현덕의 군대 뒤로 수많은 백성들이 따라왔다. 어진 현덕은 백성들이 거추장스러웠지만 물리치지 못하고 그대로 거둬들였다. 많은 사람들은 유비의 인자함을 칭송했지만 그의 참모인 제갈공명은 유비가 지나치게 인자하다고 불평했다. 통솔자는 비정해질 수 있는 강인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진정한 강인함은 바로 이런 것이다.
 
팀장은 부하 직원에게 간단명료하고 정확한 명령을 내려야 한다. 또 부하직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상사에게도 업무에 대한 보고를 자주 해야 한다. 대부분 윗사람들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궁금해 한다. 상사로부터 추궁당하거나 야단맞을까봐, 시간이 없어서, 윗사람이 무서워서 보고를 회피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또 부하직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이에 대해 즉각 대처해야 한다. 최근 조직 위계가 줄어들고 인력이 정체됨에 따라 팀장과 일반사원의 차이가 월급과 근속년수의 차이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항에서 자격미달 간부는 회사의 독이 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기업 전체의 위기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에서 교육심리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머서코리아의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인사 컨설팅 업체인 헤이그룹의 한국사무소 대표로 재직 중이다.
  • 김기령 김기령 | - (현) 타워스왓슨 코리아 대표
    - 헤이그룹 한국사무소 대표 역임
    - 머서코리아 대표이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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