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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위기, 생존의 리더십

로널드 하이페츠(Ron Heifetz),알렉산더 그래쇼(Alexander Grashow),마티 린스키(Marty Linsky) | 38호 (2009년 8월 Issue 1)
우리는 이번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할 또 한 차례의 격동기쯤으로 여기며 위안을 삼을지도 모른다. 불행히도 그렇지는 않다. 최근처럼 긴박하고, 아주 위험하며, 불확실한 상황은 경기 침체가 끝나더라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인 경쟁, 에너지 부족, 기후 변화, 정치 불안 등의 악재로부터 안전한 보호막은 없다. 이번 위기는 낯설고 심각한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는 항구적인 위기의 전초전일 뿐이다.
 
한밤중에 심장 발작을 일으킨 환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응급 구조대원들은 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긴다. 의료진은 창의적인 응급 처치를 할 시간이 없다. 일단 정해진 절차에 따라 환자를 안정시키고, 심장에 새로운 혈관을 이식한다. 응급 상황을 간신히 넘기더라도 위험은 남아 있다. 수술에서 회복된 환자의 심장 발작을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수술로 목숨을 건진 환자가 달라진 현실의 불확실한 상황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위기는 결코 끝나지 않았다.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회사의 임시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간부에게도 지속적인 위기 상황에서 조직을 이끄는 임무는 매우 아슬아슬하고 어려운 일이다. ‘위기 리더십(crisis leadership)’은 2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비상 단계’다. 리더는 상황을 안정시키고, 시간을 버는 역할을 맡는다. 두 번째는 ‘적응 단계’다.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새로운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역량을 구축하는 일이 리더의 역할이다. 적응 단계의 역할이 특히 까다롭다. 직원들은 리더가 믿을 만하고 확실한 행동으로 불안을 걷어내주길 강력히 원한다. 설령 아는 것을 과장하고 모르는 것은 무시하는 식으로 대응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위기 적응을 위해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태도나 업무상의 변화를 요구한다면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힐지도 모른다. 리더조차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직원들은 방향을 제시해달라고 아우성친다. 이 시기에 가장 확실한 사실 하나는 여러 우여곡절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뿐이다. 당신은 이런 상황에서도 조직을 이끌어가야 한다.
 


물러서지 말고 다시 시작하라
최근 경제 상황이 위험한 이유는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움츠러들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들은 관리 강화, 전반적인 비용 절감, 구조조정 계획 등 단기적인 대응 조치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자신과 다른 직원들의 두려움을 진정시키고 갈등을 줄이기 위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일부터 시작한다.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 익숙한 전문지식만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 이해는 된다. 조직 구성원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직원들이 신속하게 정상을 되찾도록 하는 게 리더의 당연한 책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뛰어난 리더라 할지라도 요즘 같은 상황에서 조직과 직원을 완전히 보호할 수는 없다. 끊임없이 닥치는 시련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정 인물이 가진 전문지식을 뛰어넘는 조직 전체의 적응력이 필요하다. 어떤 리더도, 세상 어느 누구도 현재의 이런 상황을 이전에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우리가 과거에 의존했던 전문지식이 결국 오늘날과 같은 상황을 가져오지 않았는가). 시련이 닥칠 때 고위 관리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조직은 실패의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 섞인 기대에서 잘못된 결론을 내리면 위험이 한층 커진다. 심장 발작을 겪고도 살아남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수술 후에도 과거의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수술 후에 담배를 끊거나, 식습관을 바꾸거나, 운동량을 늘리는 환자는 20%에 불과하다. 환자들은 첫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위급 상황을 넘기면 이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착각한다. 의사들의 뛰어난 의술 덕분에 살아났지만, 살아남기 위해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할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불확실성과 위험이 여전히 높은데도 당장 위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생활 방식을 고쳐야 한다는 사실에 눈을 감는다.
 
필자들이 주장하는 ‘적응 리더십(adaptive lea-dership)’을 실천하는 리더들에게서는 이런 실수를 찾아볼 수 없다. 위기의 순간에 움츠러들기보다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한 기회로 여기고 위기를 붙든다. 요즘과 같은 불안한 상황이 벌어질 때, 지나간 시간에 마침표를 찍고 사세 확장을 위한 기회로 위기를 활용하기 위해 나선다. 적응 리더십의 리더들은 이 과정에서 게임의 중요한 법칙을 바꾸고, 조직의 여러 부분을 고쳐 직원들의 업무를 새로 정의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적응 과정은 재발견 과정인 동시에 보존 과정이다. 조직의 DNA 중 필요한 부분만을 골라 적절하게 수정하면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사람의 DNA와 침팬지의 DNA가 90% 이상 일치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라).
 
물론 이 과정에서 잃는 것도 있다. 일부 부서는 설 자리를 잃게 될 테고, 몇몇 일자리와 익숙한 업무 방식도 사라진다.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무능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부끄러워할 수도 있다. 도움이 되지 않는 가르침을 전달하는 멘토나 동료의 얘기를 얼마나 믿어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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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널드 하이페츠(Ron Heifetz)

    - 케임브리지 리더십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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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티 린스키(Marty Linsky)heifetz@cambridge-leadership.com

    -케임브리지 리더십 연구소
    -적응리더십의 실천(The Practice of Adaptive Leadrship)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부, 2009> 공동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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