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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쉽게…” 리더가 만드는 혁신 엔진

캐럴 프랑스(Carole france),크리스티나 모트(Christina mott),데이비드 와그너(david wagner),김도균 | 31호 (2009년 4월 Issue 2)
오늘날 기업들은 ‘혁신’ 아니면 ‘죽음’이라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혁신에 실패하면 기업의 성장, 더 나아가서는 생존에 엄청난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는 게 기업 경영진의 중론이다. 올리버와이만과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17개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 경영진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그림1)와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혁신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리더가 되는 것’이다. 근소한 차이로 ‘혁신을 촉진하는 조직 구조 창출’과 ‘적절한 분야의 혁신에 집중하기’가 그 다음으로 선정됐다.

 

 

이 글은 기업 경영진이 혁신 엔진을 마련하는 데 우선순위를 선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작성됐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적인 프레임워크가 아닌 리더십, 가치 및 문화, 조직 구조에 초점을 맞추는 게 가장 유용하다.
 
무엇이 혁신이며 누가 소유하는가
혁신은 뭔가 새로운 것, 특히 혁신적으로 다른 것을 도입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뭔가 새로운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도 있고, 사업 프로세스나 제품 및 서비스 전달, 사업 디자인 혹은 새로운 경영 방식이 될 수도 있다.
 
정교한 경영 기법을 구사하는 기업들은 다양한 종류의 혁신을 구분한다. 한 금융 서비스 회사는 혁신을 ‘유용한 사업 콘셉트’로 정의하고, 한정된 리스크로 실행 가능한 기존 사업 라인의 ‘점진적’ 개선과 획기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로 연결되는 ‘변혁적’ 혁신을 구분했다. 또 비용 절감이나 탁월한 고객 서비스를 위해 사업 프로세스 혁신에 집중하는 기업들도 많다.
 
경영자들은 혁신 활동을 모든 조직 구성원들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원들의 공로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고, 권한 위임도 되지 않는다면 직원 주도의 혁신은 불가능하다. 이런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한 도전 과제처럼 보이나, 실제로 다양한 방법으로 혁신에 대한 책임을 분산시킬 수 있다. 기업은 조직 구조와 핵심 사업의 특성에 따라 혁신 업무를 전담할 조직을 본사에 둘 수도 있고, 여러 사업부에 분산시킬 수도 있다.(GP TIP ‘맥도널드의 성공 계획’ 참조)
 
[GP TIP] 맥도널드의 성공 계획
 
맥도널드사는 2002년경 성공 계획(plan to win) 전략을 실행했다. 과거에는 가장 성공적인 매장의 모범 사례(best practice)를 확산하는 유통망 중심의 혁신을 추구했다. 반면 성공 계획은 혁신적인 신제품(예를 들어 샐러드, 고급 치킨 샌드위치)을 통해 외형에만 집착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전사 전략 담당 부사장 아담 크리거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성공 계획은 회사의 리더에 의해 본사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 프레임워크는 조직 내에 동화됐다. 우리는 ‘프레임워크 내의 자유’라고 부르는 것을 통해 혁신을 이끈다. 이 프레임워크는 조사 단계에서부터 최종 목표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을 모두 포함한다. 이제 혁신만 하면 된다.”
 
맥도널드사 경영진이 성공 계획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와 리더들은 경영진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을 파악했는데, 혁신을 장려하는 리더십 환경 조성이 그 일부였다. 글로벌 인재 관리 담당 부사장 닐 컬릭은 “한 시스템에 오랫동안 익숙해진 리더들에게 혁신을 강조하라고 하기는 쉽지 않다. 그들에게는 이제껏 혁신이 성공의 원동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람들의 사고를 자유롭게 하려고 노력한다. 고객 중심의 혁신, 가치 혁신, 그리고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사용했던 여러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혁신을 잠재력 높은 프로그램 모두에 반영한다. 전략적 스킬 및 변화 관리 능력은 연례 성과 평가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니셔티브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45개월 동안 맥도널드 지점은 전 세계적으로 3% 늘어난 반면, 매출은 45% 증가했다. “신제품, 고객 수, 평균 판매량 등 다른 지표도 놀라웠다. 이외에도 메뉴에 지속적으로 올라와 있는 제품 수가 놀라울 정도로 늘어났다”고 크리거는 밝혔다.
 
전사적 혁신 모델
궁극적으로 혁신은 조직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치므로 전 직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개선을 위한 새로운 업무 방식을 고안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수준에 도달한 기업은 드물다.
 
올리버와이만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 경영자들은 혁신에서 전사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70% 이상의 응답자들이 우수한 혁신 전략을 갖고 있거나 새로운 혁신 방법론을 개발 중이라고 응답했으며, 75% 정도는 혁신 전략 개발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이런 전사적 접근 방법은 ‘혁신 전략’이라기보다는 ‘혁신 모델’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하다. 경영자들은 이를 ‘조직 전반에 걸쳐 계층화된 다면적 접근 방법’이라고 부른다. IBM 전사 전략 담당 부사장 마틴 플레밍은 “단순히 혁신 부서를 만든다고 성공할 수 없다. 전체 조직 내에 혁신이 속속들이 파고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속적 혁신이 필수라고 여기는 많은 기업들은 혁신 전략을 별도로 갖고 있지 않다. 혁신이 이들 기업의 근본적 가치에 내재돼 있으며, 창조적 아이디어 개발이 일상 업무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시스코 인재 관리 및 개발 담당 부사장 앤마리 닐은 “혁신은 기업의 DNA이며, 우리가 하는 모든 업무의 핵심이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혁신해야 한다는 전사적 혹은 창조적 기대치가 있다”고 말한다.
 
로레알 USA의 HR 담당 부사장 데이비드 그린버그는 로레알의 혁신을 전략보다는 ‘사회적 모델’로 부르며, 직원들 간에 매일 비공식적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상호작용에서 창조성과 혁신이 나온다고 설명한다.
 
다른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시행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확보한 혁신 역량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의 구조 자체를 개선하기도 했다. 사라 리는 2005년 당시 다각화된 지주회사 체제에서 하나의 통합된 회사로 갑작스럽게 전환하면서 제품에 집중하고 고객의 소리를 들었다. 이를 통해 그는 다양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경영자들은 인터뷰에서 전략이나 모델만큼 중요한 것이 수많은 아이디어 중 가장 좋은 것을 골라내 사업화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내고 실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 엔진 구축
성공적인 혁신 기업(이번 조사에서 혁신 전략이 잘 마련돼 있고, 창의성이 뛰어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상업적 프로세스나 제품으로 잘 연결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다음 3가지 영역에서 여러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 리더십 성공적인 혁신 기업에는 혁신을 촉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리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직원들에게 강력한 비전을 제시하고, 혁신의 승자가 되도록 유도하며, 현재에 도전하고,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
 
- 가치와 문화 성공적인 혁신 기업은 사업에서 혁신이 매우 중요한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직원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거나 새로운 업무 방식을 창조해야 하고, 혁신을 이루면 인정과 보상을 받는다. 또 외부, 특히 고객의 아이디어에 개방적 자세를 가진다.
 
- 조직 구조 및 프로세스 성공적인 혁신 기업들은 분야 간 혹은 사업 간 협력을 촉진하는 조직 구조를 갖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외부 조직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외부 협력을 수행하고 관리하는 데 능숙하다.
 
각각의 특성을 좀더 자세하게 알아보자.
 
리더십: 혁신 환경 마련
혁신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려면, 기존 경영 스킬과 다르게 가치를 어떻게 주입할지 초점을 맞추는 리더십 역량이 필요하다. 이번 조사 응답자들은 자사 리더들이 이런 의미에서 혁신을 이끄는 폭넓은 역량을 가졌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의 절반가량은 다음 2가지 리더십 특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직원들을 위한 강력한 비전을 마련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변화에 개방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리더십이다(그 다음으로는 아이디어 창출을 격려하고, 객관적 관점을 유지하며, 혁신을 인정해주고 보상해주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성공적이고 앞서 나가는 큰 조직에서는 총체적 리더(whole leaders)가 필요하다. 이는 머리를 쓰고, 마음을 잘 보여주며, 배짱 있게 행동하는 리더를 말한다. 3가지 역량의 적절한 균형점이 어디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데이터가 충분하고 신뢰할 수 있다면 머리가 지배해야 한다.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배짱과 마음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계속 변화하는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는 3가지 덕목을 모두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다음 요소를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꼽았다.
 
- 머리: 목적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능력. 리더는 혁신에 개인적 의지를 보여야 하며, 회사 내에서 혁신이 무엇을 뜻하는지 전달하고, 매일 이뤄지는 결정에서 혁신을 강조하며 모범을 보여야 한다.
 
- 마음: 개방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능력. 리더는 직원들을 믿고 상호 존중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또 문제와 의견 불일치에 대한 공개 논의를 권장하고, 창의적 방식으로 충돌을 해결해야 한다.
 
- 배짱: 창조적 아이디어 개발을 촉진하는 능력. 리더는 사람들에게 대안적 접근 방법을 고려하도록 권유하며, 혁신적 아이디어를 추구하도록 시간과 자원을 줘야 한다.
 
매우 혁신적인 회사는 다른 사람의 의견과 반대되는 아이디어일지라도 귀 기울일 필요와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창조적인 의견 불일치가 어떻게 긍정적인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프로세스를 ‘의견 충돌 관리’라고 부르는 응답자는 아무도 없었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 문화에서는 의견 불일치가 의견 충돌과 동일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의견 불일치는 예상되는 일이며, 모든 당사자들이 기업의 전략적 목표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한 중요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가치와 문화: 올바른 원칙의 반영
기업 문화의 변화는 기업의 혁신 역량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할 수도 있다. 혁신을 촉진하는 문화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현재에 도전하며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 직원들은 사업의 모든 측면에서 개선 아이디어를 뽑아내야 하며, 자신의 아이디어가 환영받고 중요시된다고 믿어야 한다. 기업이 이런 환경을 조성했다면 지속적인 혁신 프로세스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조건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혁신 기업의 경영진은 조직 내 혁신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스킬을 갖는 것보다 이미 보유한 리더십 역량의 초점을 재정비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이는 혁신에 있어 역량보다는 가치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리더십 개발 시스템은 문화적 가치를 심는 동시에 관련 역량을 구축하는 이상적 도구가 될 수 있다. 다수의 조사 응답자들은 리더십 개발 노력에 최고경영자(CEO) 또는 다른 고위 경영진이 참여하면 문화적 가치의 배양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혁신 프로세스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기업 가치를 반영하는 데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인터뷰를 실시한 경영자들은 3가지 주요 커뮤니케이션 니즈를 언급했다. 첫째는 조직 전반에 걸쳐 혁신을 권장하는 기업 문화를 배양하는 것이고, 둘째는 기업의 핵심 분야와 관련한 아이디어 도출에 집중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체계적인 피드백을 제공해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내용을 들 수 있다.
 
조직 구조 및 프로세스: 주요 시스템 간 연계성 유지
창조적 아이디어가 아무리 많아도, 이를 평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실행에 요구되는 위험을 감수하며 사업을 추진할 프로세스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각 부서 간, 사업부 간, 또는 외부 조직과의 협업을 촉진하는 전사적 시스템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혁신의 측면과 마찬가지로, 전략이 잘 정립된 기업들은 이와 같은 전사적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또 이런 기업은 관료주의로 인해 의사결정이 늦어지거나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적다.(그림2)

 

 

전사적 시스템을 개선할 때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실행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필터링할 수 있는 아이디어 도출 체계를 개발하는 것이다.(GP TIP ‘협력 툴을 통한 아이디어 도출’ 참조) 일상적 업무의 일환으로 혁신이 자리잡은 기업들은 우수한 아이디어 도출 체계의 구성 요소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외부 파트너의 참여와 더불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 테스트 및 개발하기 위한 기업 인트라넷상의 혁신 포털이나 다른 형태의 포럼.
 
- 기존의 기준에 따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분류하며, 경제성 모델을 마련할 기능 통합적인 포커스 그룹, 혹은 제품 그룹.
 
-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을 시장에 노출하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 및 영업 마케팅 팀 간의 연계.
 
- 우수한 아이디어들 간에 투자 금액을 체계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경영진 수준의 이사회.
 
[GP TIP] 협력 툴을 통한 아이디어 도출
 
많은 대기업들은 웹 포털, 사내 경쟁과 같은 혁신적 기술을 활용해 직원들 사이에, 그리고 외부 파트너들과 함께 브레인스토밍 및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IBM의 ‘이노베이션 잼(Innovation Jam)’은 그 방대한 규모로 인해 가장 잘 알려진 이니셔티브 중 하나다. IBM은 수년간 온라인으로 브레인스토밍을 해왔으며, 특히 2006년에는 사내외에서 최대 규모의 토론자가 참여했다. 각기 72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2번의 세션 동안 참가자들은 아이디어의 모든 가능성에 대해 토론했으며, 일차적으로는 IBM 직원들이 주도했으나 곧 활발한 토의가 자연적으로 이어졌다. IBM 전사 전략 부사장 마린 플레밍은 본 세션이 IBM의 직장 혁신 포털과 마찬가지로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주 많은 수의 IBM 직원들이 참여했으며, 다수의 유용한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해 시장에 새로운 솔루션을 내놓기 위한 10개의 이니셔티브가 진행 중이다.”
 
인포시스는 기술적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대면 진행 방식의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한다. 혁신 수단 중 2가지는 소프트웨어 프로세스와 기술 측면에서 혁신을 바라보는 ‘Software Engineering and Technology Lab’과 다양한 산업 단면을 고려해 혁신을 바라보는 ‘Domain Competency Group’이다. 인포시스는 ‘기술 리더십 회의(Technology Leadership Summits)’를 주기적으로 여는데, 여기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혁신 우선순위를 파악한다.
 
내부 경쟁 역시 효과적이다. 이밸류이서브는 ‘지식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이니셔티브를 만들어냈다. 4, 5명이 한 팀을 이뤄 새로운 아이디어 또는 연구를 생각해내기 위해 경쟁하고, 각 팀은 기업 경영진의 평가를 위해 자세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한다. 이밸류이서브는 이러한 이니셔티브 덕분에 지적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신 모델을 포함, 다수의 성공적 혁신이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시스코 역시 내부 경쟁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바 있다. 시스코는 개발 실행 이니셔티브를 위해 업계에서 40∼50명을 초청한다. 참가자들은 팀으로 나뉘어 위원회에 제출할 제안서를 마련하게 된다. 프로젝트 승인이 이루어지면, 일부 참가자들은 리더가 돼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는 형태다.

 


맥도널드는 자사의 예산으로 신규 제품을 개발·출시해야 하는 경영자가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오너십 경영 시스템의 장점을 누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전사 전략 부사장 아담 크리거는 준비 단계의 모든 제품, 시스템 및 서비스에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라고 얘기한다.
 
일부 기업 임원들은 실행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면 아이디어 선택에 대한 고민은 덜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신규 아이디어에 대한 실행 능력을 갖춘 리더 양성이 각 기업의 주요 과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혁신적 기업들은 프로세스 전반에 투명성 유지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디어의 실행 여부와는 상관없이 프로세스의 진행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창조적 사고를 고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에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과는 별도로, 기업의 혁신적 노력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면 조직 내 구성원을 고무시킬 수 있다.
 
시장에 혁신적 제품을 성공적으로 내놓는 기업들은 무엇을 성취했느냐뿐만 아니라 어떻게 성취했는가로 리더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이미 개발했다. 따라서 성과 관리 시스템은 가치, 행동 및 성과 간의 필수적인 연계를 제공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기업이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높일 때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단기 사업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일정 부분의 실패가 필연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기적 결과와는 상관없이 기업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사업상의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여부는 성과 관리 시스템을 통해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룩소티카는 혁신을 성과 관리로 통합했다. HR 담당 부사장 밀드레드 커티스는 “저서 ‘리더십 도전 과제(Leadership Challenge)’에 기술된 프로파일에 우리의 리더십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경영진이 성과 평가 시스템에서 따라야 하는 것 중 하나는 ‘프로세스에 대한 도전’이다.
 
보상뿐 아니라 인정 역시 중요하다. 바이엘 화학 부문(Bayer Material Science)은 기술적 혁신을 이룬 직원들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마케팅 및 혁신 담당 이사 이안 패터슨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연구 및 기술 개발이라는 면에서 ‘혁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핵심적인 혁신 직원들을 펠로우십 프로그램(조직 내 과학 커뮤니티 일원이 됨)을 통해 인정해주는 것이다.”
 
기업 리더들을 위한 시사점
혁신에 실패하면 글로벌 기업들은 리스크에 직면하고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 다행히 기업의 혁신 능력이 리더, 문화 및 조직 디자인과 필연적으로 연계돼 있음을 인식하면, 혁신 실패에 따른 도전 과제를 극복할 수 있다.
 
일부 도전 과제는 리더십 예비 역량(bench strength)을 마련해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혁신을 하려면 올바른 환경을 조성할 리더를 육성해야 한다. 리스크 감수, 현재에 대한 도전, 표현의 자유 등과 같은 가치를 기업 문화에 반영하는 것 역시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효과적 혁신의 본질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아이디어의 개발과 실행을 지원하기 위해 올바른 조직 구조 및 프로세스를 디자인하고 구축할 책임을 리더가 져야 한다.
 
혁신을 추구하는 조건은 회사 전반에서 리더가 지원해야 하는 반면, 혁신 프로세스는 최상위 수준에서 시작돼야 한다. 기업의 리더들은 리더십, 문화, 조직 구조 및 프로세스라는 3가지 주요 동인을 통합하고 상호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만 고위 경영진이 진정한 혁신 엔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적응력 있고 지속 가능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

 

 

[GP TIP] 국내 기업의 ‘혁신 DNA’는 아래위 따로 논다?
 
최근 필자는 혁신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흥미로운 현상을 하나 발견했다. 오늘날 경영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되는 ‘혁신’이라는 단어에 대한 인식이나 수용성이 무척이나 다르다는 점이다. 일부 한국 기업인들은 혁신이라는 말에서 과거와의 단절, 안정성의 결핍 등을 떠올리고 혁신을 부정적인 개념으로 인식하며 낮은 수용도를 보이기도 한다. 과연 무엇이 기업인들의 마음속에 부정적인 혁신 이미지를 덧칠했을까? 올리버와이만은 이번 기사에서 혁신 엔진을 구축하는 데 리더십, 가치와 문화, 조직 구조 및 프로세스가 유기적으로 통합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 혁신 엔진의 핵심 구성품이 한국 기업에서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조립되는지 살펴보자.
 
최근 다수의 한국 기업 집단들은 창조 경영, 고객 가치 경영, 디자인 경영 등을 그룹의 핵심 경영 철학으로 삼고 있다. 언뜻 보면 각기 별개의 개념으로 보이지만, 고객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바탕으로 기업 활동 전반에 새로움을 불어넣자는 ‘혁신’을 공통분모로 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의 고위 경영자들이 혁신의 중요성 및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리더가 추구하는 혁신이 조직 전반에 파급되거나 전체 구성원이 공유하지 못할까? 이는 상당 부분 한국 기업에 ‘머리-마음-배짱’의 균형을 갖춘 리더가 적기 때문이다. 혁신에 실패하는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혁신에 대한 비전은 가지고 있지만 혁신의 토양이 되는 자율적 환경 조성에는 소극적인 경영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입으로는 혁신을 외치면서도 위계질서, 상명하복 등 전통적 기업 경영의 틀에 얽매이는 리더는 혁신 엔진의 설계자로는 매우 부적절하다. 한국 기업들은 뜨거운 머리와 냉정한 마음의 리더보다는 냉정한 머리와 뜨거운 마음의 리더를 절실하게 확보해야 한다.
 
성공적인 혁신 기업에서는 모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에 의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업무 방식을 제안하고 실행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디어에 대한 수집- 해석-재생산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혁신 성과에 대한 인정 및 보상에 명확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 필자가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살펴본 한국 기업 집단들은 대부분 제안 제도를 운영하며 수집 기능은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제안을 통해 수집된 아이디어의 해석 및 의미 있는 정보로의 확대 재생산 활동은 지극히 취약했다. 특히 혁신 성과에 대한 보상 원칙의 부재, 금전적 보상과 비금전적 보상의 유효성, 균등과 차등화의 정도, 초기 제안자와 실행자 간의 기여도 인식 문제 등이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다. 얼마 전 국내 통신기기 제조회사에서 개발 특허에 대한 보상 문제로 회사와 개발자 간 법적 소송이 있었다. 특허 개발에 대한 보상이 굳이 금전적이어야 하느냐의 논란은 차치하고, 과연 얼마나 많은 한국 기업에서 적절한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 체계를 갖고 혁신을 장려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특정 혁신 부서를 신설해 혁신 업무를 전담케 하는 중앙 집중적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효율성 측면에서 우수한 모델이지만, 기업 전체 구성원이 혁신을 일상생활화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아이디어의 양과 깊이에 있어 중앙 집중적 방식이 전체 구성원의 참여 방식과 비교할 때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의 연장선상에서 최근 혁신 활동은 내부적 시각에서 벗어나 외부적 시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급격한 기술 발전 및 경영 환경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분야 간, 사업 간의 내외부 협력을 촉진하는 전사적 조직 구조는 혁신의 발굴 및 성공적 추진에 매우 중요할 것이다. ‘Confidentiality trap’에 빠져 내부 역량만을 고집하는 한국 기업들에 ‘C&D(Connect & Development)’라는 개념으로 외부 아이디어를 공격적으로 수혈해 성공적인 혁신을 유도했던 P&G는 타산지석의 좋은 사례다.
 
혁신 엔진의 구성 요소인 리더십, 가치와 문화, 조직 구조 및 프로세스 측면에서 한국 기업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고 판단된다. 현재 한국 기업들의 혁신 시스템은 선도적 경영자들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의해 작동되고 있다. 하지만 조직 전반에 확고한 문화로 형성됐거나, 조직 및 프로세스에 의해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혁신은 전략이 아니라 일상 업무의 부분이라는 말처럼, 모든 구성원들이 혁신을 긍정적 의미로 받아들일 때 혁신의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비유하자면, 현재 한국 기업의 혁신 시스템은 1970년대 새마을 운동에서 2000년대 신지식산업 운동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혁신은 기업 DNA이며, 우리가 하는 모든 업무의 핵심이다’라는 말은 한국 기업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 김도균 올리버와이만 서울오피스 파트너
 
캐럴 프랑스(Carole.france@oliverywmna.com)는 올리버와이만 시애틀 사무소 소속 시니어 파트너이며, 크리스티나 모트(Christina.mott@oliverwyman.com)는 뉴욕 사무소 소속으로 솔루션 개발 담당 파트너이다.데이비드 와그너(david.wagner@oliverwyman.com)는 올리버와이만 Delta Organization & Leadership 시니어 파트너(뉴욕)다. 김도균은 올리버와이만 서울오피스 파트너(associate partner)로, 국내 5대 대기업의 혁신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실행을 지원해오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기사는 ‘Global Leadership Imperative’ 시리즈의 일환으로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와 제휴해 쓴 백서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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