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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리더가: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사람은 믿고 기회 주면 해내려는 존재
리더는 현장 소통 계속하는 체력 필요”

장재웅 | 429호 (2025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국내 최초 민간 일관제철소인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 프로젝트를 총괄한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은 조선공학과 로켓 엔진 개발 등 서로 다른 분야를 넘나든 현장 혁신형 리더였다. 우 전 부회장은 회사에서 주로 신규 사업을 맡으며 그때마다 먼저 사업의 규모와 난이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예산을 철저히 분석한 뒤 전력을 다해 몰입해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는 늘 사업의 본질과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한 뒤 현장과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부여하는 리더십을 실천했다. 특히 ‘믿고 맡기면 사람은 스스로 기준을 높인다’는 경영 철학 아래 부지런한 경청과 소통, 현장 중심의 판단과 빠른 실행력으로 조직을 이끌었다. 특히 ‘리더가 누구보다 부지런해야만 조직 구석구석의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이 작은 신호 하나가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이 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조직의 성장과 혁신을 이끌어냈다.



“로켓은 그만하고 제철을 한번 해 보지.”

2004년 정몽구 당시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이 한마디는 한 인물의 커리어를 송두리째 바꿨다. 조선공학을 전공하고 현대우주항공에서 로켓 엔진 개발에 매진하던 우유철 전(前) 부회장(당시 우주사업부장)의 이야기다.

이 제안을 들은 우 부회장은 순간 멈칫했다. “저는 로켓을 계속하겠습니다.” 그는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룹의 숙원이자 자동차 수직계열화의 마지막 조각으로 여겨지던 ‘당진 일관제철소 프로젝트’는 결국 운명처럼 그의 손에 맡겨졌다.

돌이켜보면 그의 40년 커리어는 스스로 선택한 순간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첫 직장인 현대중공업 입사 역시 교수 추천이 계기였다. 그가 처음이자 유일하게 스스로 결정한 선택은 입사 후 결심한 유학 정도였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뒤 연이 닿아 합류하게 된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서 그는 정몽구 회장을 처음으로 마주한다. 그리고 불과 1년 만에 “컨테이너 공장 자동화를 맡아보라”는 특명을 받았다.

그렇게 특명을 받고 현대정공 공장에서 10개월을 보낸 그의 결론은 놀랍게도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서울로 올라가 정 회장에게 “전면 자동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직언했다. 컨테이너 박스 하나의 가격을 중형 자동차 값만큼 받아야 할 정도로 원가가 치솟는다는 이유였다. 오너의 미션을 정면으로 거스른 보고를 하게 된 순간, 불호령이 떨어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정 회장은 “왜”라고 담담히 물었다. 그리고 수치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우 부회장의 설명을 믿어줬다. 이후 이 ‘소신 보고’ 에피소드는 우 부회장이 회장의 신임을 얻는 계기가 됐고 또한 훗날 그가 현대제철을 이끌 때 적용한 ‘경제성에 기반한 혁신’의 원칙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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