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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이동 外

271호 (2019년 4월 Issue 2)


기술이 삶을 지배하는 시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간관계를 맺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저녁을 배달하고, 집을 청소해줄 가사 도우미를 구한다. 은행을 가는 빈도수도 줄어들었다. 인터넷 은행들이 등장하고, 간편 송금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해결이 가능해진 까닭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우리는 얼굴도 모르는 중개인이 어떻게 정직하고 좋은 가사 도우미를 구해줄 것이라고 믿을까? 실체가 없는 은행이 정확하게 내 돈을, 내가 원하는 곳에 전달해줄 것이라고 예상할까? 옥스퍼드 사이드 경영대 초빙교수인 레이첼 보츠먼은 이 작동 원리의 핵심은 ‘신뢰의 이동’라고 명쾌하게 말한다.

신뢰의 정의는 간단하다. 내가 생각하는 기대치에 대한 확신이다. 과거엔 이 역할을 정부나 기관이 해왔다. 정부가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했으며 불공정한 거래나 관계를 바로잡았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들이 정부가 그렇게 해왔다고 믿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람들은 더 이상 제도를 믿지 않게 됐다. 월가에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파나마제도에 재산을 은닉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고 세금을 내는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인식은 와해됐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신뢰는 빠르게 분산됐다. 대량의 정보가 공유되고 빠르게 확산하면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많이 줄어든 덕분이다. 제도나 규칙이 아닌, 나의 경험, 그리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경험과 평판을 더욱 믿게 됐다. 이 흐름을 타고 공유경제, O2O 서비스 등이 빠르게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오게 됐다는 것이 보츠먼 교수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모든 플랫폼과 비즈니스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새로운 신뢰 관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은 자신이 모르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선택할 때 이를 위험 요소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 갭을 메워야 비로소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다.

성공한 기업들은 알게 모르게 신뢰 구축을 비즈니스의 핵심에 두고 있다. 알리바바는 에스크로 계정을 통해 중개하는 알리페이를 고안해 사람들의 불신을 허물었다. 많은 사람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했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에이비앤비 창업주들은 스스로 자사의 서비스가 ‘신뢰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사람들이 가장 안전하고 안락하다고 느끼는 보금자리를 낯선 이에게 내주고 돈을 번다는 비즈니스가 현실에서 가능하기 위해서 신뢰장치를 촘촘히 고안하는 게 핵심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믿을 만한 집단을 공략해 이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를 이용해 볼 것을 집중 공략하는 것도 신뢰를 얻는 또 다른 방법이다.



리카이푸는 중국의 창업 붐을 일으킨 천재 개발자다. 미국 구글에서 스타 개발자로 일했던 그는 중국으로 건너가 20억 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털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직접 경험한 최첨단 AI 기술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그렇다고 AI 기술을 낙관하지만은 않는다. AI를 어떻게 인간이 활용하는지에 따라 그 미래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으로 AI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지, 그가 분석한 내용도 자세히 소개한다.



출퇴근 없음, 상사 없음, 억대 연봉 보장. 과연 유튜버는 누구나 선망하는 ‘꿈의 직업’이기만 할까. 유튜버로 활동했던 저자는 ‘김메주와 고양이들’ ‘파뿌리’ ‘박담채’ 등 국내 스타 유튜버 12개 팀을 만나 그들의 일과 삶을 취재했다. 유튜버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바쁘고 치열했다. 저자가 발견한 성공한 유튜버의 공통점은 이렇다. 남들의 관심을 즐길 줄 아는 ‘관종’일 것. 자신에게 관심을 준 팬들을 관리할 수 있는 세심한 마음을 지닐 것. 무엇보다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고 생산할 수 있는 성실함을 갖출 것.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92호 Hyper-personalization 2020년 3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