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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것들의 비밀 外

263호 (2018년 12월 Issue 2)




영원한 승자가 없듯이 패자에게도 부활의 기회는 찾아온다. 아이폰 출시를 기점으로 급속도로 쇠락하기 시작, 적자가 커지면서 2013년 휴대전화 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했던 노키아. 그런데 전직 노키아 직원들이 HMD글로벌이라는 회사를 세워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피처폰 사업부를 다시 사들여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매력이 큰 것은 사실이나 스마트폰 중독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 역시 많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 쉴 새 없이 울리는 스마트폰 알람은 일도, 관계도 멈출 수 없는 쉴 수 없는 삶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HMD글로벌은 이렇듯 스마트폰에 지치고 중독된 이들에게 더 저렴하고, 행복한 삶을 내세우는 피처폰을 출시하며 2017년에만 5920만 대를 팔아치웠다. 노키아는 소비자들에게 끌림을 잃는 순간 회사가 몰락하고, 끌림을 찾으면 소비자들이 돌아온다는 사실을 그 어떤 회사보다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보는 순간 끌리며 사고 싶은 상품, 가는 순간 더 머물고 싶어지는 곳들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GS칼텍스,
현대엔지니어링, 하나금융그룹 등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벌여온 윤정원 한양대 경영교육원 FIT(Future, Innovation &Transformation)센터장은 사람의 마음이 도대체 어디로 향하는지 궁금한 이들을 위해 여덟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취향 ▲가격 ▲감정 ▲편리 ▲건강 ▲재미 ▲연결 ▲공유가 바로 그것.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빠르게 적응,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 연구를 통해 이 ‘끌림’의 키워드가 어떻게 비즈니스에 적용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설명했다.

저렴한 가격에 끌릴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을 겨냥, 법률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리걸 테크 회사 ‘리걸 줌’ 사례를 보자. 변호사 비용을 낮추려면 변호사가 쓰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 법. 2001년 한국계 2세인 존 서(John Suh)가 창립한 이 회사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변호사가 의뢰인을 만나 질문을 던지고 문서를 작성하던 과정을 자동화했다. 변호사 대신에 인공지능이 질문을 던지고 의뢰인이 답을 작성하면, 또 그 답에 맞는 질문을 던져 법률서식을 완성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일차적으로 작성된 서식을 바탕으로 변호사에게 법률 자문을 받기 때문에 변호사의 시간이 절약되고, 덩달아 비용이 낮아졌다. 리걸 줌은 2016년 유료 이용자 수가 4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중소기업 분야의 최대 법률자문회사로 성장했다. 저자는 ‘연결’과 관련한 니즈에도 주목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아직도 미스매치는 많이 있다.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아직 서로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 사이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그곳에 사업기회가 있다.”(p.265)

변덕스러운 소비자들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지,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 것인지는 모든 기업의 최대 고민이다. “특별했던 내 제품이 식상해지는 속도도 빨라진다. 내 제품의 매력도를 계속해서 높이려면 끌림의 여러 요소를 함께 적용하는 전략적 유연성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 제품이 지금까지 취향저격 제품이었다면 여기에 가성비와 재미를 더해보는 것이다. 높은 가성비를 내세워서 제품을 판매했었다면 이제는 편리와 공유가치를 결합해보는 것이 어떨까.”(p.29)






‘현재’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의 삶의 방식과 생각, 행동의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힌트를 얻어 보면 어떨까. 다양한 키워드가 제시되지만 책을 관통하는 가장 큰 흐름은 통제 가능성이다. 이제 사람들은 단순히 다른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덜 교류하는 차원을 넘어 ‘완벽하게 혼자서’ 자신의 삶을 재구성하려고 한다. 시간을 통제하고, 일의 방식과 일을 자기 스타일로 통제하고, 자신이 통제 가능한 공간에서만 생활하려 한다. 이제는 사회적 이슈도 ‘내가 개입돼 있거나’ 혹은 ‘관심이 없거나’ 둘 중 하나다.






인간의 의사소통에 있어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7%에 불과하다. 나머지 93%는 몸짓, 표정, 말투, 자세, 태도, 옷차림, 매너, 배려 등 비언어가 차지한다. 만약 우리가 이런 비언어적 신호를 더 빠르게 알아차리고, 바르게 해석하고, 적절하게 대응한다면 일상과 비즈니스에서도 더 성공적일 수 있지 않을까. 전직 FBI 요원이자 세계 최고의 행동분석전문가로 베스트셀러 『FBI 행동의 심리학』을 쓴 조 내버로는 누구나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읽고, 진심과 의도를 파악하며, 내 생각과 마음을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단언한다. 비언어적 지능이 어떤 분야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영역은, 실은 비즈니스일지도 모른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