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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의 모든 것 外

최한나 | 180호 (2015년 7월 Issue 1)

중국 비즈니스의 모든 것

김민혁 지음/ 청동거울/ 14000

 

 

한때 국내외 기업들에중국 열풍이 불었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 시장이 활짝 열렸고 값싼 노동력과 엄청난 잠재 수요가 전 세계 기업들을 유혹했다. 조은식품도 그중 하나였다. 조은식품은 중국 파트너와의기술제휴 및 투자를 통해 중국 땅에 입성했다.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배워 나가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사업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았다. 중국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았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중국 파트너가 시키는 일뿐이었다. 돈이 필요하다면 돈을, 기술이 필요하다면 기술을 원하는 대로 모두 퍼줬다. 그러면서도 내심 공동으로 출시하기로 한 컵라면의 탄생을 기다렸다. 제품만 제대로 하나 나와 주면 중국 사업을 금세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성과가 없었다. 파트너 사는 상의 없이 일을 처리했고 나중에 결과만 통보하는 식이 반복됐다. 2년이 돼 갈 무렵, 중국 직원 한 명이 공금을 횡령했다는 죄목으로 공상국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사건이라고 생각했지만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한국 직원 한 명이 연루되면서 일이 커졌다. 중국 파트너는 돌변해서 중국 공안과 함께 조은식품을 밀어붙였다. 외국 기업에 불리한 법조항은 조은식품이 소유한 많은 것을 중국 파트너 사에 넘기게 만들었다.

 

반년쯤 흘렀을 때 사실 그 사건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함께 준비하던 컵라면은 마치 중국 파트너 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처럼 포장만 바꿔 마트에 진열됐다. 실상은 알 수 없었으나 첫 중국 진출은 큰 타격만 남기고 막을 내렸다.

 

그로부터 4년 후, 조은식품은 또다시 중국 진출을 도모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과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활로를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조은식품은 지난번처럼 실패하지 않으려면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시작부터 어려웠다. 중국 지사장으로 누구를 보낼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후보자는 중국어를 전공하고 재무에 밝은 A차장과 영업에 능통한 B차장, 젊고 의욕이 넘치는 C대리 등 셋이다.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A차장은 중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영업이나 마케팅을 해본 적이 없다. B차장은 영업 쪽에서만 10년 넘게 경력을 쌓아 온 베테랑이지만 중국에 대한 경험이 없다. C대리는 영어를 잘하기는 하나 중국어는 모른다. 적극적이지만 경력이 짧다.

 

조은식품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라면을 중국 시장에 내다팔려고 한다. 누구를 타깃으로 할 것인가? 옵션은 세 가지다. 이미 라면 맛을 알고 조은식품 제품에 익숙한 재중 한국인, 한국에 친숙하고 한류에 빠져 라면을 시도해 볼 의향이 있는 중국인, 또는 한국이나 한류와는 무관한 대다수 일반 중국 소비자다.

 

부지런히 영업망을 뚫고 판매처를 물색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약속을 중복해 잡은 사실을 깨달았다. 한국인들을 만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한국상인협의회 정기모임이 그 하나요, 중국인 가정의 음식문화를 배울 수 있는 중국인 동료의 초대 자리가 또 다른 하나다. 당신은 어느 곳에 참석하겠는가?

 

사례에 나오는 조은식품은 물론 가상의 회사다. 책은 조은식품이 중국에 첫발을 내딛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담았다. 단계별로 부딪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내걸고 선택지를 제시해 결정을 묻는다. 바로 당신이라면, 당신이 이 상황에 처했다면 어떤 결정을 내려 상황을 이끌어가겠는지 대답을 요구한다. 중국 시장에 진출했을 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시뮬레이션해보는 느낌이다. 질문에 답하다보면 어느 새 중국 시장에 대한 대응법을 익혀가는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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