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자명종 소리를 듣고 일어나 문 앞에 배달된 신문을 집어 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 e메일을 확인하고 스마트폰 캘린더로 일정을 확인하며 태블릿 컴퓨터로 지난 밤 사건사고를 접한다. 전화 대신 페이스북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회의하는 대신 스카이프나 페이스타임으로 화상회의를 한다. 지하철 안에서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은 극소수다.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거나 채팅을 한다. 점심을 먹으려고 동료들과 마주 앉았을 때도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하기보다는 각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생전 처음 가보는 나라를 여행하는 일은 더 이상 모험이 아니다. 구글 맵만 있으면 어디든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식당에서 메뉴판을 읽지 못한다고 당황할 것도 없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메뉴판에 갖다대면 모국어로 번역된 메뉴가 화면에 뜬다.
여기서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하드웨어는 부속물일 뿐이다. 이제까지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엔진이었지만 현재 자동차회사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경쟁력은 소프트웨어다. 운전자는 엔진오일을 갈 때가 언제인지, 타이어 압력이 충분한지, 일일이 체크할 필요가 없다. 자체적으로 진단해서 알려주는 소프트웨어가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소프트웨어가 가장 먼저 탄생하고 가장 빨리 확산되며 가장 먼저 그 가치를 인정받는 곳을 꼽으라면 바로 여기, 실리콘밸리일 것이다. ‘실리콘’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원래는 반도체 관련 산업이 주를 이뤘던 곳이지만 이제 더 이상 반도체는 실리콘밸리의 주요 생산물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와 팔로알토에는 더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생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들이 빽빽이 자리 잡고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이곳에 투자되고 회수되며 왕래한다.
앞으로 더 많은 산업이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옮겨갈 것이다. 더 많은 돈이 소프트웨어 또는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기기 개발에 투자될 것이다. 소비자 역시 소프트웨어 사용과 기기 구입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할 것이다. 하드웨어를 잘 만드는 일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도, 경쟁력을 갖지도 못한다. 넷스케이프를 공동 창업한 마크 안드레센은 2011년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는가’라는 기고글에서 휴렛팩커드의 PC사업 철수,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 등을 짚으며 소프트웨어 산업 성장으로 하드웨어 산업이 밀리게 된 현실을 정확히 읽어냈다. 소프트웨어 회사 아마존이 전국적 체인망을 갖춘 보더스를 넘어서고 넷플릭스가 블록버스터를 밀어낸 이야기는 이제 고전과도 같다. 아이튠스가 음원 시장을 장악한 것이나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한 일도 맥을 같이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통신사는 스카이프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리크루팅 회사는 링크트인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갈수록 더 그 영역과 영향력을 확대해갈 것이다. 전 세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서 사람들의 삶과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저자는 실제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며 그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한편 실리콘밸리와 뉴욕, 서울에 있는 다양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일에 종사한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세와 그 미래,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창업과 성공 및 실패 이야기, 창업가가 가져야 할 조건과 마인드 등을 풀어내며 거부할 수 없는 이 거대한 흐름에 올라타라고 권유한다.
맹목적 질주, 충동적 사고, 낙오되지 않으려는 본능적 충동, 근거 없는 낙관주의… 닷컴 버블과 신용 붕괴, 엔론의 몰락, 최근의 금융위기까지 전 세계를 뒤흔든 위기와 파국은 인간의 비이성적 사고에 뿌리를 둔다. 한없이 이기적이며 합리적일 것 같지만 붐(boom)과 러시(rush)에 휩쓸리면 얼마나 어이없는 생각의 함정에서 허우적거릴 수 있는지, 인간 두뇌의 허점을 각종 사례들과 함께 소개했다.
10년 이상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의 다양한 기업에서 비서로 재직한 저자가 신뢰받는 리더의 조건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그는 사람을 끌어당기고 강한 동기를 심어주며 성과를 내는 데 탁월한 리더는 공통적으로 ‘신뢰받는 사람’이었다며 신뢰를 쌓기 위해 현실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방안들을 소개한다. 신뢰받는 리더는 ‘신뢰’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억울한 일에 변명하지 않으며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자신감과 고독, 배려와 걸음걸이에서도 다른 사람과 차이를 보인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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