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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WE) 제너레이션 外

신수정 | 87호 (2011년 8월 Issue 2)


2007년 10월 전 세계 디자이너들이 산업디자인 연례 콘퍼런스에 참석 차 샌프란시스코로 속속 모여들었다. 몇 달 전부터 시내 호텔에서는 빈 방을 찾아볼 수 없었다.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에서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조 게비아와 브라이언 체스키도 콘퍼런스 참석 예정자였다. 이들은 사업을 시작하려고 샌프란시스코 사우스 오브 마켓에 넓은 아파트를 얻어 이사한 직후였다. 임대료를 마련하기 위해 궁리하던 이들에게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남는 방을 임대해서 콘퍼런스 홈페이지에 올리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둘은 바로 실행에 옮겼고 1주일 만에 1000달러 가까이 벌었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숙소를 찾는 여행객과 남는 방을 임대하고 싶어 하는 지역 주민을 연결해주는 일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에어비앤비(Airbnb.com)가 태어난 순간이었다. 2010년 4월 에어비앤비의 회원 수는 8만5000명에 이르고 126개 국 3234개 도시에 1만2000개가 넘는 방이 등록돼 있다. 중개료로 집 주인에게는 3%, 여행객에게는 예약 금액에 따라 6∼12%를 받는다. 에어비앤비는 할아버지 세대의 방식을 P2P 네트워크와 신기술을 통해 재현하고 의미를 부여해 성공을 거뒀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HP 같은 글로벌 기업을 컨설팅하는 저자들은 ‘위(WE) 제너레이션-다음 10년을 지배할 머니코드’에서 상상하지 못한 것들을 공유(共有)해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 수많은 벤처기업과 개인 사업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들을 통해 다음 10년을 지배할 머니 코드가 무엇인지,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저자들은 소유 중심의 소비문화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사람들이 삶의 우선순위를 ‘물건’이 아닌 ‘소통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에 두기 시작했고 가능한 한 덜 사고 더 간소하게 살고 싶어 한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변화를 빠르고 정확하게 간파한 ‘위 제너레이션’들은 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다.
 
구글에서 몇 가지 키워드만 검색해보면 100년 전 할아버지 세대에서나 가능할 법했던 물물 교환, 공동 소유, 협동소비, 직거래 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변화를 재빨리 포착한 일부 스마트한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한 것들을 공유하는 시장’을 만들었다. 소비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설립된 지 이제 10년밖에 안 된 집카(Zip Car)는 자동차를 만들지도, 판매하지도, 수리하지도 않는다. BMW든, 볼보든, 렉서스든, 단지 ‘공유’할 뿐이다. 이 회사는 2009년에만 1억3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미국과 캐나다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협업과 공유야말로 미래를 지배할 확실한 머니코드라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위 제너레이션에 대해 ‘소비 방식과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삶의 방식까지 완전히 바꾸고 있는 역사상 가장 영리하고, 대담하고, 창의적인 세대’라고 규정한다.
 
‘협업’은 요즘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 중 하나다. 공유, 물물교환, 대여, 바꿔 쓰기 등 새로운 소비 습관을 다루는 기사도 부쩍 늘었다. 이러한 새로운 소비 습관을 아울러 저자들은 협동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라고 말한다. 협동소비를 통해 사람들은 단순한 소유의 개념을 초월해 돈과 공간과 시간을 절약할 뿐 아니라 새로운 친구도 사귈 수 있다. 위 제너레이션들은 소셜네트워크, 스마트 그리드, 리얼타임 테크놀로지에 힘입어 구시대적 방식인 과잉소비를 뛰어넘어 공동이용에 기반을 둔 획기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저자들은 협동소비를 잠깐 유행하는 틈새 트렌드가 아닌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동참하는 새로운 흐름으로 봤다.
 
“앞으로의 시대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사라지고 ‘경제적 가치’가 새로 정의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명품 브랜드가 아닌 커뮤니티로 ‘나’를 증명하는 시대다. 20세기가 소비와 광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관계와 협동의 시대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미국의 국제정세 분석가이자 미래예측가인 조지 프리드먼이 다가올 10년간 전 세계 6개 대륙에 걸쳐 발생하게 될 거대한 권력의 이동을 예측했다. 저자는 싱크탱크 스트랫포의 설립자이자 CEO다. 그는 미국이 테러리즘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이스라엘과 미국의 상호의존 관계는 어떤 양상으로 치닫게 될지,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패권을 거머쥘지 등 여러 나라들의 전략을 치밀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분석했다. 

이 책의 원제는 황금 교차로(the Golden Crossroads)다. 은유적 원제를 누구나 책의 내용을 알도록 풀어놓았다. 저자는 MBA 문화라고 일컫는 경영 방식이 경제적, 정신적인 면에서 한계에 도달한 만큼 영감, 비전, 창의력으로 가득 찬 순수 미술, 디자인, 문화계를 통해 위기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미래 트렌드를 읽기 위해 고심하는 기업 경영인들은 이에 대한 해답을 순수 미술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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