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제품’ 아닌 ‘관계’를 산다

25호 (2009년 1월 Issue 2)

겨울이 오면서 날씨가 얼어붙었다. 영하의 차가운 날씨 탓에 손이 좀처럼 주머니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맞물려 소비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이다. 서비스 분야에서의 매출 감소는 어느 분야보다 심각하다. 과연 어떻게 해야 고객들이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나에게 내밀게 할 수 있을까? 그 비결을 해리 벡위드가 쓴 책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에서 찾아보자.
 
서비스 산업은 정말 중요하다. 미국의 500대 기업 가운데 약 60%가 서비스 업종이다. 그런데 미국 경제에서 실제로 서비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보다 훨씬 높다. 500대 기업 가운데 ‘제조업체’로 분류된 기업도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실상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제너럴일렉트릭(GE)은 총 매출의 40%를 서비스 부문에서 거두고 있다. 운동화 제조회사로 유명한 나이키는 신발을 만들지 않는다. 디자인과 유통, 판매를 담당할 뿐이다. 우리는 나이키를 신발 제조업체로 알고 있지만 나이키는 서비스 기업인 셈이다.
 
사실 고객들은 제조업체의 제품뿐 아니라 서비스를 함께 구매한다. 제품을 뜻하는 ‘프로덕트’와 ‘서비스’가 합쳐진 ‘프로비스(provice)’를 사는 것이다. 그렇기에 서비스 마케팅은 모든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법이다. 그렇다면 서비스 마케터들은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서비스 마케팅에서 중요한 5가지 팁을 얻어 보자.
 
첫째, ‘한 가지에 확실하게 집중하라’이다.
도미노피자는 뛰어난 서비스를 앞세워 업계에서 자신을 뚜렷하게 포지셔닝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품질이나 가격, 가치 등을 언급하는 대신 ‘30분 안에 배달하지 못하면 피자를 공짜로 드립니다’라는 광고카피로 배달 속도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그 결과 도미노피자는 피자 배달 업계에서 빠른 속도로 경쟁자와 뚜렷하게 차별화됐으며, 사람들은 ‘빠르고 믿을 만한 배달’ 하면 도미노피자를 떠올리게 되었다.
 
도미노피자의 성공 비결에 대해 톰 모너건 사장은 “단 한 가지 잘할 수 있는 일에 광적으로 집중했다”고 대답했다. 경쟁에서 우위에 서게 해줄 한 가지에 집중하라. 우리 회사의 한 가지는 무엇인가.
 
둘째, ‘항상 긍정적으로 보이고, 말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것을 연관지어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매력적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똑똑하고, 친절하며, 정직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매력적이라는 긍정적인 한 가지 단서에 다른 많은 긍정적인 가치를 연관짓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창의력과 지혜가 부족하고, 신뢰할 수 없으며, 깨끗한 외모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가난이라는 부정적인 단서와 다른 여러 나쁜 점을 자동적으로 연결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며, 고객들의 사고방식이기도 하다.
 
단 한 가지라도 긍정적인 것을 말하라. 그러면 그와 관련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고객을 안심시켜라’이다.
서비스를 팔 때는 단순히 많이 판매하려고 노력하기보다 고객의 근심과 불안을 달래줄 필요가 있다. 제품 생산자들은 어떻게 하는지 보자. 제품 생산자들은 제품을 무료로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회 또는 무상으로 반환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제공한다.
 
서비스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서는 똑같이 할 수 있다. 고객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기 이전에 회사의 서비스를 시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중요한 고객이라면 걱정하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한번 서비스를 제공하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작은 일에서 당신의 능력을 발휘해 고객의 우려를 없애면 된다.
 
항상 기억하라. 당신의 고객은 불안해하고 있다. 새로운 고객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다. 고객에게 시험할 기간을 주거나 무료로 간단한 서비스를 제공하라.

넷째, ‘사소한 것에서 차별점을 찾아라’이다.
눈에 띄는 차이점을 찾기 어려울 때 고객들은 언뜻 보기에 대수롭지 않은 차이점에서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예를 들어 로비의 실내 장식이나 명함의 색상, 홍보용 소책자의 두께, 심지어 세일즈맨이 쓰는 향수 같은 것들이다. 서비스에서는 실질적인 차이를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고객들은 다른 곳에서 서비스의 차이를 찾으려 하는 것이다.
 
다음을 반복해서 암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더 유사한 서비스일수록 차이점이 중요하다.” 사실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관리하는 방법은 외관상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것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일 수 있다. 사소한 것을 강조하라.
 
다섯째, 서비스는 서비스가 아니라 자신의 관계와 인품을 파는 사업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서비스를 선택하는 고객의 기준은 최고가 아니다. 그들은 선택에 따른 실패 위험이 덜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며, 친밀한 것을 선택한다. 이는 곧 관계와 인품으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변호사나 의사, 회계사처럼 전문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기업들은 고객이 자신들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구매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고객에게는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 가운데 어떤 세금 환급 신청서가 잘 작성된 것인지, 법적으로 훌륭한 재정 신청인지, 정말 의학적으로 정확한 진단인지 제대로 구별해낼 능력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고객들은 그 회사가 친절하고, 정확하게 서비스 약속을 지키며, 고객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유지하는가의 여부는 판단할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회사가 자신(또는 자신의 회사)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에 대해서는 귀신처럼 잘 아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서비스 판매에서 동일하다. 대부분의 서비스 구매자들은 ‘관계’를 구매한다. 그러므로 서비스 기업으로 성공하려면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잊지 말자.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것은 곧 고객들에게 관계를 파는 것이다.
 
유대인 속담에 ‘어떻게 미소를 지을 수 있는지 알 때까지 가게를 할 생각은 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제 아무리 훌륭한 서비스 마케팅 전략을 가지고 있더라도 훌륭한 인품이 없다면, 멋진 서비스 정신이 없다면 현실에서의 실행은 어려울 것이다. 2009년 새해에는 마음을 다한 인품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안겨주며 성공하자.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