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동안은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었어요. 다른 흑인 동료나 부하 직원들에게 연락해 저만 이렇게 숨쉬기가 힘든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협업 툴 회사 슬랙의 한 직원은 2020년 5월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미 전역을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도 대부분의 기업에서 흑인 직원들은 평소처럼 일해야 했지만 슬랙은 달랐다. 당시 슬랙의 CEO였던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흑인과 유색인종 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성명을 내고 공감과 애도를 표했다. 심리 상담 기회와 회사만의 복지 혜택도 제공했다. 바로 유급 ‘감정 휴가’였다. 직원들이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에 치유를 위해 휴가를 쓰도록 권고한 것이다.
책은 의미 있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여정을 걷고 있는 슬랙, 베스트바이, PwC컨설팅 등 여러 기업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리더들이 자신의 회사에 맞는 DEI 여정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규모 양조장 등 다양한 회사의 DEI 사례를 보여준다. 회계 및 컨설팅 회사 모스애덤스는 성별 다양성을 목표로 여성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 ‘포럼 W’를 운영해왔다. 직무 평가표에 DEI를 포함하고, DEI가 도덕적 신념에 그치지 않도록 성별 다양성이 비즈니스에 유익하다는 증거를 수집하고, 관련 비즈니스 케이스를 경영진과 전략적으로 공유한다. 수많은 반대에 부딪히면서도 모스애덤스가 DEI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여성 파트너를 적극 양성하고 이들이 능력을 발휘할 장을 만들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배타적 태도를 유지하는 회사는 결국 인재 확보 경쟁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DEI 관련 노력의 결과, 2020년 기준 모스애덤스 전체 직원의 53%, 전국 사무소 임원진의 40%가 여성으로 이는 미국의 업계 평균을 모두 상회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