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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5. 커리어 피버팅 어떻게 해야 하나

N잡러-부캐 같은 방식으로 피버팅 첫발
직장과 나를 상하 아닌 ‘교환’ 관계로 봐야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19 이후 커리어 피버팅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커리어 피버팅은 중심축을 유지하면서 커리어의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도가 높은 순으로 1) ‘커리어 사다리’가 아닌 ‘커리어 정글짐’의 옆으로 움직이는 방식 2) 기존 직장의 경험을 살려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전략 3) 부캐 같은 사이드 프로젝트 방식으로 나눠볼 수 있다. 커리어 피버팅에 성공하는 사람의 특징은 1) 직장과 자신의 관계를 상하가 아닌 교환으로 보고 2) 새로운 상황에서 장벽보다는 기회를 발견하고 3) 직업이 주는 소명을 중요시한다. 기업은 미래 기술 분야와 밀레니얼세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커리어 피버팅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 시대 이후 일자리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생각을 할 때 내게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주말 예능 ‘놀면 뭐하니’의 유플래시 에피소드(2019년)다. 시작은 유재석이 갑작스럽게 배운 어설픈 드럼 비트이다. 이를 넘겨받은 유희열은 키보드로 기초를 만들고 베이스 기타가 필요할 것 같다면서 윤상에게 넘긴다. 윤상은 어쿠스틱 기타가 필요할 것 같아 이상순에게, 일렉트릭 기타는 적재에게, 그리고 다시 힙합 뮤지션 그레이와 다이나믹 듀오 등에게 릴레이 작업으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유재석의 어설픈 드럼 비트는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유희열은 프로젝트 리더를 상징한다. 이들은 이 과제를 진행하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떠올리고, 이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을 추천받아, 결국 하나의 노래라는 프로젝트를 완수한다. 이 에피소드가 더 의미 있는 것은 이들이 한곳에 모여 작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두 각자의 스튜디오에서 파일을 받아 작업을 하는데 이는 재택근무의 환경에 비유할 수 있다. 이들은 사람을 모아 팀을 만들어 놓고 일을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과제나 기술을 생각한 다음, 그에 최적인 사람을 하나씩 선정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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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의 확산은 업무의 급속한 디지털화를 초래하고, 이는 전통적인 조직의 약화와 개인의 역량 중요성 강화로 이어진다. 코로나 이후 기업이 점차 과제를 중심으로 필요한 사람들을 선발해 쓰게 되면서 전통적인 직장인 모습도 바뀌게 될 것이다. 개인은 특정 직장에 소속되기보다는 단기적으로 특정 기업의 특정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일하게 될 것이다. 1

과장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2020 세계경제포럼에서 AI 회사 코그니전트(Cognizant)의 일의 미래센터 매니저인 데스몬드 디커슨은 “당신 회사의 차기 최고운영자(COO)는 원격으로 일하면서 회사에 6개월간 재직할 것이며, 심지어 회사 e메일 주소도 갖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최고운영자를 고용한 것은 당신 회사가 지금까지 한 것 중 최고의 결정이 될 것이다” 2 라고 말했다. 이는 긱 경제(gig economy)의 진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 말인데 긱 경제란 재즈에서 최적의 연주자를 모아 임시 공연팀(gig)을 만드는 데서 나온 말로 특정 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기업은 필요에 따라 이들과 계약을 맺어 일을 맡기는 형태가 늘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한 변화를 겪은 경영자들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다. 첫째, 영업사원이 고객을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 매출은 줄지 않거나 오히려 소폭 상승하는 경우이다. 둘째,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했는데 생각보다 회사 운영에 큰 차질 없이 잘 굴러가는 경우이다. 셋째, 회의의 빈도와 길이가 줄었는데, 업무에 큰 지장이 없는 경우이다. 즉, “기업을 운영하는데 꼭 이렇게 많은 관리자나 대면 업무를 하는 직원, 넓은 사무실, 빈번한 회의가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경영자들도 하기 시작했다.

향후 일자리 시장은 정규직을 늘리기보다 비정규직의 대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불확실성이 일상화되는 시대에 정규직 증가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사상 최대 재택근무 실험으로부터 기업은 장단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게 될 것이다. 2020년 6월,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발표한 것처럼 직원들이 집에서 가까운 ‘거점 오피스’로 출근하는 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재택근무는 직원(통근 시간 절약), 기업(원거리 우수 인재 확보), 정부(여성 경제 참가율 증대 및 인구 분산) 입장 모두에서 공통의 이해관계가 맞기 때문이다. 3 마지막으로, 재택이 확산될수록 밤늦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충성도가 아니라 특정 과제를 해결하는 전문성이 중요해질 것이다. 동시에 별다른 전문성이 없는 관리직 수요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경영 관련 조사 및 자문 기관인 가트너는 코로나 이후 기업 내부에서 기존의 역할(예: 부서장)보다는 경쟁력 있는 기술이 중요해진다고 예측4 했고 경영학자인 조동성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은 ‘중간관리자의 소멸’을 이야기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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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

    김호hoh.kim@thelabh.com

    - (현) 더랩에이치(THE LAB h) 대표
    - PR 컨설팅 회사에델만코리아 대표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공인 트레이너(CMCT)
    -서강대 영상정보 대학원 및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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