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위한 협상의 기술

14호 (2008년 8월 Issue 1)

약 10년 전 카네기멜론대의 린다 배브콕 교수 연구실로 대학원 여학생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같은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는 남학생들은 다음 학기에 모두 강의를 배정받았지만 여학생들은 배정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배브콕 교수는 사라 래셰버와 함께 저술한 ‘요구하라: 여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협상력을 활용하는 방법’(Bantam,2008)에서 이런 일화를 소개했다. 배브콕 교수는 강의를 맡겠다고 요청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남학생들의 상당수는 명확히 요구했지만 여학생은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배브콕 교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업무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성공에 기여하는 협상에 더 능숙하다고 지적했다. 남성이 똑같은 역량을 갖춘 여성보다 조직 내에서 훨씬 더 빨리 승진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근거다. 불평등한 일이 생기면 여성들은 분노하고 일을 그만둔다. 이런 종류의 이직으로 인해 기업들은 매해 수십 억 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최근 행해진 실험들은 여성이 협상에서 강한 주장을 펼 경우 심각한 반발에 직면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배브콕 교수 연구팀은 실험에 참여한 남녀를 대상으로 중견 간부를 맡도록 하고 업무 지원자들을 평가하게 했다. 이 실험에서 남녀 참가자(평균 연령 29세) 모두 연봉 협상을 시도한 여성 응시자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낮은 점수를 줬다.
 
직장에서 중요한 업적을 달성한 여성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승진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익을 옹호해야 하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려면 여성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불리한 입장에 처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반발 없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음의 세 가지 충고가 있다.
 
1. 협력을 통해 호감을 사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협력 기술을 활용하라. 다른 사람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공동의 문제 해결에 참여하라. 강압이나 요구보다 전략적 계획에 영향력을 발휘하면 양측 모두의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2. 자신의 목표를 조직 목표와 연결시켜라
상당수 여성들은 원하는 바를 제대로 요구하지 않고 있지만, 어쨌든 협상을 적극적으로 한 여성들이 성공한다. 성공한 여성들은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파악해 자원을 더 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성공한 여성들은 이런 ‘작은 승리’를 통해 ‘공격적’이란 이미지를 불식시켰다.
 
3. 협상의 이면을 잘 파악하라
여성이 일반인의 머릿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주제를 다룰 때 사람들은 그 여성의 진실성과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런 협상 상대의 이면을 잘 파악해야 한다. 이런 이면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평판·협력·개방성 등을 결정한다.
 
조직 관리자들이 여성의 능력과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배브콕과 래셰버는 다음 세 가지 팁을 제안했다.
 
1. 당신의 업무를 잘 감독하라
과거 당신의 업무를 잘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얼마나 많은 남성과 여성 근로자가 승진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당신과 접촉했는지, 여성 근로자가 이런 협상을 시도하려는 횟수가 적었는지, 그렇다면 승진 대상으로 고려했던 남성이 진짜 최고의 후보인지 숙고해 봐야 한다.
 
2. 멘토 역할을 하라
아주 역량 있는 여성 근로자가 구석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모든 게 협상 가능하다”고 말해 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3. 회사 정책을 잘 살펴라
회사의 정책이 미묘하게 여성들의 승진을 좌절시킬 수 있다. 관리부서 직원들에게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간부들에게 적용하지 않는다면 일부 여성들은 승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남성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잘못된 정책이 없는지 자세히 살펴야 하고, 성차별적 관행도 없애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www.pon.harvard.edu)’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Negotiation>에 소개된 내용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NYT 신디케이션 제공)
동아비즈니스리뷰 351호 Diversity in Talent Management 2022년 0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