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남자는 사랑에 약하다!

14호 (2008년 8월 Issue 1)

Q 안녕하세요! 회사에서 누구나 다 인정해 주는 위치에 오른 제가 이런 고민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유치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렇게라도 사연을 올립니다.
 
회사 후배 여사원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저 혼자만의 짝사랑이 아니라 상대 여성 역시 저를 무척 따르고 사랑합니다. 하지만 상대는 미혼이고 저는 유부남입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아주 쿨한 여성이지요. 서로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 줄 알지만 지금의 감정이 너무 좋고 행복하기에 서로 현재의 감정에 충실하며 지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남몰래 계속 지금의 사랑을 유지하자니 불안합니다. 그렇다고 어떠한 이유 때문에 지금의 사랑을 멈춰야 한다면 제가 너무 괴로울 것 같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의 행동을 여기에서 멈춰야 된다는 것을 머릿속으로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이 멈추질 않습니다. 제 자신도 제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 들어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현재의 관계가 들키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마음 때문에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녀를 만나면 잃었던 제 사랑의 열정을 찾을 수 있고, 제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 또 여기에서 멈추면 그녀에게도 큰 상처를 안겨줄 것 같아 괴롭습니다. 이렇게 모든 상황을 저울질하고 있는 제 자신이 못나고 어리석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ID: 강안 남자)
 
A
지루한 일상 속에서 그동안 돌보지 못한 감정을 새로운 여자를 통해 알게 되셨군요. 갑자기 밀려드는 감정의 매혹은 현실의 결혼 생활을 압도할 만큼 위력이 대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 여성을 향한 열정이 생이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것 또한 당연하고요. 이것이 바로 ‘외도’의 매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당신이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그 사랑의 방식이 현재 당신을 편안하게 해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문제를 미룬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고,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내면에 있는 ‘이성의 힘’을 발휘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먼저 당신이 빠져 있는 매혹 또는 사랑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 원인을 각각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측면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부류의 사람들이 왜곡된 자기 과시로 ‘외도’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로맨스’에 대한 관심보다 이성과의 일탈적 모험을 통해 자신이 강하고 매력적인 사람임을 과시하고자 하는 경우에 속합니다. 이 경우 ‘외도’ 대상은 소유해야 할 대상에 불과할 뿐 그 이상의 의미가 없습니다.
 
두 번째, ‘외도’를 통해 정상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심리적 경향이 있습니다.

당신처럼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도 있고, 겉으로 보기에 안정된 가정생활을 누리는 사람들 중에는 심리적 공허감 때문에 외도의 유혹을 느끼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정상’에 도달했을 때 늘 성취감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때로는 사회적 정상이 심리적 정점이 되어 성공 뒤에 올지 모르는 실패나 추락에 대한 두려움을 과도하게 지닐 수 있습니다. 이때 불안하고 우울해진 마음을 잠시 잊게 해 줄 수 있는 해결책으로 ‘새로운 사랑’을 찾으려 하는 것이죠.
 
이러한 외도는 정상에 선 사람의 불안을 해결해 줄 큰 활력소처럼 다가옵니다. 게다가 현실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시도는 무의식적으로 일상적인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는 자유로움까지 만끽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불행의 씨앗이 될 뿐입니다.
 
외도의 원인을 가정생활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성공 지향의 남성들은 배우자와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직장에서의 성공이 가정생활의 행복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때 대부분의 남자들은 행복하지 못한 부부관계의 원인을 자신의 책임이라 인정하지 못하고 배우자 탓으로 돌립니다. 배우자를 통해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한 인정과 사랑을 다른 이성을 통해 얻으려 합니다. 이 경우 혼외관계 덕분에 자신의 결혼생활이 유지된다고 믿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반드시 부부관계를 희생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둘째, 사회적 성공이 부부간의 심리적 불평등을 야기하는 경우입니다.

특히 조직에서 힘이 있고 인정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배우자 앞에서도 항상 ‘강한 존재’로 인식되길 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간의 심리적 불평등은 의사소통에 있어서 중대한 장애물입니다. 위로, 열정적인 관계, 친구 같은 감정 등 무엇이건 간에 당신이 느끼고 싶은 감정이 과연 지금의 배우자로부터 정말 얻을 수 없는 것인지 살펴보기 바랍니다. 배우자에 대한 당신의 불만이 당신 자신의 사회적 성공에 의해 만든 권위의식에서 생기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십시오.
 
셋째, 성공 때문에 잊고 있던 사랑과 열정을 되찾으려 하는 경우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외도’는 여기에 속합니다. 성공한 남자들은 젊은 시절의 낭만과 사랑의 꿈을 다시 실현시키고자 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물론 영원한 청춘의 샘물을 마시고 싶은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것은 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삶의 지혜입니다.
 
당신이 지금의 배우자와 이미 경험했듯 현실의 사랑은 고통과 좌절, 실망과 짜증, 분노와 허무감을 감내하면서 이어가야 하는 인생의 과업입니다. 현재 만나고 있는 이성에 대한 사랑의 색깔과는 다소 달랐을지 몰라도 배우자와의 관계 역시 사랑으로 출발해 지금에 이르렀다는 점을 왜 모르십니까?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사랑도 변해갑니다. 이것을 알면서도 지금 느끼는 또 다른 열정에 당신을 던지겠습니까? 사랑의 시작은 늘 새롭지만 끝은 항상 진부한 법입니다.

결론적으로 배우자가 아닌 다른 상대에 대해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을 지니는 경우는 대체로 심리적 자기기만에서 기인합니다.
 
조직에서 성공적인 성취를 이룬 당신이 사랑으로 흔들리고 있다면 그 원인이 바로 당신 자신의 성공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기 바랍니다. 사랑으로 시작한 결혼이라면 사랑의 불씨는 항상 당신의 가정 안에 존재할 것입니다. 사랑의 위기는 직장의 위기인 동시에 가정의 시련입니다. 성공했지만 사랑에는 약한 당신. 지금의 위기는 당신의 마음을 되돌아보고 생활을 더욱 건전하게 만들어 줄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부디 당신의 처음 사랑을 완성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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