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ual Thinking Skill

비주얼 사고로 더 똑똑해지자

13호 (2008년 7월 Issue 2)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권봉중 부잔코리아 이사 komi7010@empal.com
 
몇 달 동안 조사한 산더미 같은 자료를 어떻게 정리할지 몰라 좌절한 적은 없는가. 복잡한 프로젝트의 기획안을 짜라는 지시가 떨어졌을 때 눈앞이 아득해 본 적은 없는가. 여러 가지 복잡한 정보와 생각을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숙원이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는 ‘범주’의 개념을 만들었고 중세 수도사들은 ‘기억의 궁전’이란 기억법을 만들어 냈다.
 
20세기에 들어와 인지심리학·두뇌과학·신경의학 등의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새롭고 현대적인 체계의 생각 정리 방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 바로 ‘시각적 사고(Visual Thinking)’다. 시각적 사고는 추상적인 개념을 이미지·도식·부호·기호 등으로 시각화해 생각하는 기술이다. 오늘날의 시각적 사고는 단순히 정보를 정리하는 것을 넘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방법론으로 발전했다.
 
역사적 천재들이 이용한 생각의 비법
시각적 사고는 실제로 천재로 불리는 많은 역사적 인물들이 활용해 온 기법이다. 위대한 화가이자 과학자, 건축가로 놀라운 업적을 남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단순히 글로 써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와 단어를 함께 이용해 자유롭게 펼쳐 나가는 입체적 방식을 활용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입체적인 시각적 사고의 달인이었다. 그는 프랑스 수학자 자크 아다마르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생각을 하는 메커니즘에서 언어(말과 글)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내 생각을 구성하는 요소는 기호와 이미지입니다. 이것들은 자발적으로 재생성되며 서로 결합합니다. 이런 결합은 생산적인 생각의 필수적인 특징입니다”라고 말했다.
 
오늘날 생각을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창의적 결론을 이끌어 내는 시각적 사고는 몇몇 천재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급격한 속도로 외부 환경이 변하는 무한경쟁 체제에서 살아남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마인드맵과 민토 피라미드 등 대표적인 시각적 사고 기술 네 가지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다.
 
1. 마인드맵(Mind Map)
마인드맵은 1970년대 초 영국의 교육심리학자이자 멘사 편집장이던 토니 부잔이 다빈치의 메모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사고 방법론이다. 정보를 구조적으로 조직화하면서 이미지와 키워드, 색과 부호 등을 사용해 뉴런(neuron, 신경단위)의 방사형 구조로 정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완성된 마인드맵은 그 자체가 하나의 이미지가 되기 때문에 기억이 쉽다.
 
마인드맵은 기획과 프리젠테이션, 문제해결, 글쓰기, 인맥 형성 등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사용할 수 있다. 해외에는 기업이 마인드맵을 실무에 이용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미국 뉴욕의 전기회사 콘 에디슨은 2001년 9·11 테러로 맨해튼의 공공시설 대부분이 파괴된 상태에서 마인드맵으로 전력 복구 계획을 세웠다. 보잉의 디자인 엔지니어들은 그룹 미팅에서 마인드맵으로 아이디어를 찾는다.
 
마인드맵 작성은 종이 한 장이나 화이트보드 하나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 그 첫걸음은 중심생각(주제)을 찾는 것이다. 중심생각은 종이의 중앙에 그림으로 나타내며 세 가지 이상의 색깔을 사용한다. 색상을 사용하는 것은 두뇌의 상상력을 돋우고 시각적인 주의를 이끌어 내기 위함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예를 통해 마인드맵 작성법을 알아보자. 당신이 이번 여름휴가에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하고 세부 계획을 짜려 한다고 가정하자. 여기에서는 ‘제주도에 여행을 간다’가 중심생각이므로 중심이미지를 다음과 같이 제주도로 여행하는 이미지(돌하루방)로 표현했다.(그림1 ‘중심생각’ 그리기 참조)
 
다음으로는 ‘주(主)가지’를 만들어야 한다. 주가지에는 중심생각 다음으로 중요한 내용이 들어가므로 가지를 굵고 선명하게 그린다. 주가지 내용은 중심생각의 내용을 보충 설명하는 개별적인 작은 주제들이다. 주가지 주제는 키워드나 이미지로 표현하며, 각각의 가지는 서로 다른 색을 사용한다. 가지는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세부적으로 더 그려나가며, 중심에 가까운 가지일수록 중요도가 높다.(그림1 ‘주가지’ 만들기 참조)
 
주가지를 다 그렸으면 주가지 끝에서 부드러운 곡선으로 방사형 가지를 쳐 나가 ‘부(副)가지’를 그린다. 부가지 내용은 주가지의 내용을 보충 설명해 주는 것이다. 부가지에서 더욱 세부적인 내용을 보완하고자 할 때는 부가지에서 가지를 얼마든지 쳐 나갈 수 있다. 이를 세부가지라 한다.(그림1 ‘부가지’ 만들기, ‘세부 가지’ 만들기 참조)
 
마인드맵을 다 그린 후에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모아 범주화하고, 이를 토대로 결론을 끌어내면 된다. 당장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경우 마인드맵을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참고용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참고 사이트: www.buzankorea.co.kr)

2. 민토 피라미드
‘민토 피라미드(Minto Pyramid)’는 맥킨지 최초의 여성 컨설턴트인 바바라 민토가 만든 시각적 사고법으로, 주로 논리적 글쓰기의 사전 단계에 쓰인다. 민토는 맥킨지에서 문서 작성 능력을 인정받아 컨설턴트들에게 보고서 작성법을 지도했다. 그녀의 노하우를 집약한 것이 바로 민토 피라미드다.(그림2)


바바라 민토는 핵심을 먼저 파악한 후 세부적인 사항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사고 구조를 염두에 두고 민토 피라미드를 만들었다. 따라서 민토 피라미드에서는 위쪽에 핵심적인 메시지, 아래쪽에 상위 메시지를 설명하거나 부연하는 메시지를 각각 배치한다. 이런 원리 때문에 민토 피라미드로 논리를 분해한 후 글을 쓰면 논리가 간결·명확해지고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된다. 메시지를 위에서 아래로 전개할 때는 왜(why), 어떻게(how), 무엇을(what) 등의 질문을 하면서 그에 대한 답에 해당하는 것을 하부 메시지로 만들면 된다.


피라미드 구조의 맨 꼭대기에는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최종 답변(결론)’이 온다. 실제 글을 작성할 때는 최종 답변을 포함해 독자의 흥미를 끄는 내용이 ‘도입부’에 들어가게 된다. 도입부는 상황(situation), 전개(complication), 질문(que- stion), 최종 답변(answer)으로 구성된다.
 
지금까지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한 것은 <그림2>와 같다.
 
민토 피라미드는 보고서 이외의 문서를 만들 때도 유용하다. 실제 문서를 작성할 때는 피라미드에 구축된 논리 순서를 재구성해 스토리라인을 만들어야 글의 효과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한편 민토 피라미드를 작성할 때는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논리의 왜곡을 막을 수 있다.
상위 메시지는 하위 메시지 전체의 공통된 주제를 요약하고 있어야 한다.
동일 레벨의 메시지는 논리적으로 같은 수준에 있어야 한다.
같은 그룹 안의 메시지는 논리적 순서(발생, 서열, 사회적 습관 등)로 배열해야 한다.
(참고 서적: ‘바바라 민토 논리의 기술’, ‘민토 피라미드로 배우는 논리적 글쓰기’)
 
3. 시스템적 사고
시스템적 사고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가 어떤 상호작용을 하며, 이런 상호작용이 전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내 전체를 최적화하는 방법론이다. 구성 요소 간 관계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핵심적인 원인이나 문제점을 구조적으로 찾아낸다는 점에서 마인드맵이나 민토 피라미드와 차이가 난다. 시스템적 사고는 제이 포레스터 MIT 교수가 창안한 ‘시스템 역학(System Dynamics)’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으며, 그의 제자인 피터 생게 MIT 교수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시스템적 사고는 여러 변수 사이의 인과관계를 연결로 표시하는 ‘시스템 다이어그램’을 이용해 생각을 정리한다. 다시 말해서 시스템 다이어그램은 시스템적 사고의 ‘언어’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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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은 전통적인 선형적 사고와 시스템적 사고의 차이를 나타낸다. 선형적 사고에서는 해충이 있으면 단순히 살충제를 뿌리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는 살충제 살포에도 작물의 피해가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이런 현상의 이유는 시스템적 사고를 통해 볼 때 명확해진다. 작물의 잎에 피해를 주는 해충 A에 살충제를 살포하면, A와 경쟁관계에 있거나 A가 먹이로 하는 해충 B의 숫자가 늘어난다. 따라서 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 전체의 숫자는 장기적으로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살충제를 살포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알려준다. (DBR 7호 ‘컨설팅 기법 따라잡기’ 참조)
4.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포스트잇’ 사고
때로는 상품이 제조자가 의도한 것과 다른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메모용으로 만든 포스트잇이 시각적 사고의 보조물로 쓰이는 것도 그렇다. 시각적 사고에 포스트잇을 사용하는 것은 언뜻 너무 간단해 보이지만, 잘만 이용하면 엄청난 효용성을 가져다준다.
 
포스트잇은 브레인스토밍과 생각의 체계화, 보고서의 스토리라인 잡기 등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다. 특히 서로 다른 생각을 재조합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 효과적이다.
 
포스트잇으로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사례를 생각해 보자. 직원 여러 명이 모여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가능한 한 많이 적는다. 이것을 칠판이나 게시판에 붙이면서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면 효과적인 브레인스토밍이 된다. 이때 포스트잇을 같은 주제로 분류하면 생각이 정리되면서 문제점은 무엇이고, 해결책은 무엇인지가 드러난다. 포스트잇을 로직 트리 형태로 배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규모로 몇 가지 키워드나 화두를 포스트잇에 적어 그 상관관계를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특히 파워포인트 보고서 작업을 할 때 한 페이지에 들어갈 요소들을 포스트잇에 적어 그 상관관계를 생각해 보면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 또 대략적으로 작성한 보고서 각 페이지의 주제어를 포스트잇에 각각 적고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하면서 최적의 배열을 생각해 내면 이것이 바로 스토리라인이 된다. (참고도서: 비주얼 씽킹, 니시무라 가쓰미)
 
[DBR TIP] 시각적 사고의 장점
시각적 사고는 말이나 글 등 언어를 이용한 사고를 뛰어넘는 여러 장점이 있다.
 
첫번째, 시각적 사고는 입체적 생각을 가능하게 한다.
언어적 사고, 특히 글은 하나의 생각에서 다음 생각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선형적이며 연속적이다. 선형적·연속적 사고는 한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특성상 생각이 여러 방향으로 자유롭게 전개되는 것을 제한한다.
 
게다가 인간의 사고는 선형적이 아니라 태생적으로 입체적이다. 이것이 바로 시각적 사고가 인간의 사고 구조와 잘 들어맞는 이유다. 시각적 사고를 통한 입체적 사고는 생각을 최소한의 단위까지 분해하고 이를 다시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게 해 창의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두번째, 시각적 사고는 전체적이며 종합적인(holistic) 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
대부분의 시각적 사고는 부분을 구성하는 요소가 특정한 관계로 묶여져 전체를 이루는 구조를 가진다. 따라서 시각적 사고를 이용하면 각각의 구성 요소들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는 물론 전체 구조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전체에서 어떤 부분이 빠졌는지를 직관적으로 알아낼 수 있어 빈틈없이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세번째, 시각적 사고를 이용하면 생각을 빠르고 명확하게 정리해서 전달할 수 있다.
한 페이지의 글을 읽는 시간과 한 장의 그림으로 된 파워포인트를 이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시각화된 이미지는 보는 사람이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그 의미를 바로 이해하게 해 준다. 시각적 사고는 또 추상적인 개념을 물화(物化)함으로써 그것을 훨씬 명확하고 다루기 쉽게 만들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도 쉽게 전달할 수 있게 한다.
 
시각적 사고를 이용하면 우리의 두뇌가 무작위로 입력되는 정보를 더 쉽게 구조적으로 조직화하기 때문에 생각이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기억력이 향상된다.

권봉중 이사는 영남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문화사, EBS, 금성출판사 등에서 근무했다. 1998년부터 마인드맵 콘텐츠를 연구 중이다. 2000년 마인드맵연구소를 설립해 2006년까지 운영했으며, 현재 마인드맵 교육기관인 부잔코리아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