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유대의 강한 힘

12호 (2008년 7월 Issue 1)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명저 ‘소유의 종말’에서 21세기 네트워크 경제가 도래함에 따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보다 연결된 자와 연결되지 못 한 자의 격차가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예측은 개인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재 친하게 지내고 있는 친구나 지인들이 갖고 있는 지식과 기술이 10년 또는 20년 뒤에도 여전히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아마도 상당수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당당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지식의 출현과 더불어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네트워크에 접속해야 한다. 강한 유대(strong tie) 못지않게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최근에 만들어진 약한 유대(weak tie)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약한 유대는 네트워크 구성원들 간에 제약이 낮아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고 다양한 범위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가 있고 정보와 자원, 기회가 흘러 다닌다.
 
하버드 대학의 사회학 교수인 그래노베터(Gra novetter)는 1960년대 후반 관리직과 전문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직업을 얻게 되는지 연구했다. 놀랍게도 결과는 친한 친구보다 그냥 아는 사람들(acquaintances)이 훨씬 도움이 됐다고 밝혀졌다. 이를 토대로 그래노베터는 ‘약한 유대의 강점(the strength of weak tie)’이라는 세기의 명제를 만들며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회학 논문의 저자가 됐다. 연줄을 기반으로 한 강한 유대가 강조되는 한국사회에서 그의 주장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지난 2월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로부터 약 16조원 규모의 유전 개발 등에 관한 사업권을 따내 주목받은 레이니어 그룹(Rainier Group)의 홍성은 회장은 1970년대에 도미해 패스트푸드 종업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시애틀로 가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은행원 옆자리에 앉게 되면서 그의 운명은 완전히 바뀌었다.
 
마침 그 은행원은 부동산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이었는데 홍 회장의 성실성에 감동, 은행 소유의 부동산 관리를 맡기게 된다. 이 은행원은 나중에 홍 회장에게 워싱턴의 퀄러틴 호텔을 경영해 본 뒤 자금까지 제공할 테니 인수해 보라는 제안을 했다.

마침 워싱턴에 항공모함이 기항하게 되면서 홍 회장은 승무원들과 숙박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통상 1
2주 지나면 다시 항해를 시작하는 항공모함이 무려 6개월 동안 고장이 나면서 그는 상당한 돈을 벌었다.
 
이 호텔을 되팔아 종자돈을 모은 홍회장은 부동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힐튼호텔과 미국 동부 최대의 타미먼트 리조트(Tamiment Resort) 등 굵직한 물건을 인수하면서 부동산 개발 및 운영 전문 그룹을 일궈냈다.
 
우리가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 중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문제는 그들에게 다가서는 습관과 용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빈자리는 신이 축복한 자리’라는 서양 격언이 있다. 여행 중에 옆에 앉은 사람에게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용기, 세미나에 참석하기 전 주최 측에 연락해 세미나에 참석할 명단을 알아보거나 먼저 도착해서 명함을 내미는 용기, 인터넷에 새롭게 등장하는 카페에 가입한 뒤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하는 등의 활동들은 약한 유대를 통해 자신의 운명을 바꿔주는 성공 습관일 수 있다. 약한 유대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필자는 기업교육 전문가로 성공 네트워킹의 실천적 개념인 NBO(Networking By Objectives) 이론을 정립했다. 동기부여, 변화와 혁신 분야의 강연 활동을 하고 있으며 <키맨 네트워크>, <개인과 회사를 살리는 변화와 혁신의 원칙> 등의 저서가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