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모형 스핑클 外

77호 (2011년 3월 Issue 2)

 
 

1984년 현대건설이 서산방조제를 건설할 당시, 조수간만의 차가 너무 커서 마지막 물막이 작업에 애를 먹고 있었다. 이때 정주영 회장은 역사에 길이 남을 ‘대체’ 통찰을 발휘했다. 정 회장은 “마지막 물막이 작업은 (현대 조선소에 있는) 폐 유조선을 이용하라”고 말했다. 이것은 이후 ‘정주영 공법’이라는 건축공법 중 하나로 명명됐다. 현대건설은 CEO의 빛나는 통찰로 공사기간을 9개월 단축하고 공사비를 280억 원이나 절약할 수 있었다. 정 회장의 통찰은 ‘공사를 하는 데는 돌과 모래, 시멘트 같은 것만 사용해야 한다’는 전형적인 스큐드(Skewed·생각이나 행동이 오랫동안 한쪽으로 쏠려있는 상태)를 깨뜨린 것에서 나왔다.
 
<통찰모형 스핑클>은 <통찰의 기술>의 저자이자 마케팅 전문가인 신병철 박사의 비즈니스 통찰 연구의 결정판이다. 저자가 10여 년 동안 분석한 전 세계 8000여 건의 비즈니스 성공 사례 중 공통속성을 추출해 구축한 1000건의 통찰DB를 바탕으로 다양한 예시들과 함께 스핑클 통찰모형이 흥미롭게 설명돼 있다.
 
스핑클(Spinkre)은 Specific Problem, Intention, Knowledge Reorganization의 영어 단어 조합으로 만든 상징어다. Specific Problem은 스핑클 모형의 제1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과거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을 뜻한다. ‘Intention’과 ’Knowledge Reorganization’은 스핑클 모형의 핵심인 ‘확실한 의도를 갖고 기존 지식을 재조직화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스핑클의 3단계 구조는 다음과 같다. 1단계는 결핍, 모순, 스큐드의 3가지 과제 발견을 통한 핵심 꿰뚫어보기다. 이를 통해 겉으로 보이는 현상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확보할 수 있다. 결핍의 발견은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인 인간의 절대결핍을 꿰뚫어보는 법을, 모순의 발견은 서로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원하는 욕망의 코드를 읽어내는 법을, 스큐드의 발견은 한쪽으로 쏠려 있는 현상이나 고정관념을 새롭게 인식하는 법을 알려준다.
 
2단계는 7가지 해결책 탐색을 통한 생각실험이다. 원천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했으면 그것을 반대(opposition), 수정(change), 결합(combination), 보완(complementarity), 대체(substitution), 분리(detachment), 제거(elimination)하는 과정을 통해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데카르트가 남긴 수많은 업적 중 하나는 음수의 발견이다. 자연상태에 존재하지 않는 음수를 발견한 데카르트 통찰의 근원은 바로 기존 지식(양수)의 반대를 탐색함으로써 얻어졌다. 제주 올레길은 제주 출신 언론인 서명숙 씨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얻은 영감으로 제주도 길을 재발견한 것이다. 원래 없던 것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 이미 있던 것을 수정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창출했다.
 
3단계는 낯섦과 공감 평가를 통한 결과 분석이다. 세상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경쟁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뉴비즈니스는 ‘낯섦과 공감’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반드시 충족시켜야 한다. 낯섦은 놀라움을 불러일으켜 수많은 정보 속에서 주목을 받게 하는 요소이고, 공감은 낯설다는 이유로 기억되지 않고 사라지는 우려를 줄일 수 있다. 낯설되, 공감을 유도하는 요소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지구의 문명을 발전시켜온 모든 놀라운 성과물은 우리에게 익숙한 표면 위의 현상이 아니라, 표면 아래 숨겨진 진실을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물이다. 우리 모두 이미 충분한 통찰의 자질을 갖고 있다. 단지 가이드가 없었을 뿐이다.”
 
매순간 혁신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울림을 주지만, 특히 신제품 기획개발과 마케팅 전략 수립, 신사업 방향을 고민하는 기업 리더들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경영자의 영감을 자극하는 촌철살인의 스토리를 묶어 발간하는 ‘SERICEO 실전경영’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기업들의 경쟁력이 과연 무엇인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거대 기업 IBM부터 일본의 작은 가게에 이르기까지 성공을 향해 전력 질주해 온 40여 개 기업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들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핵심 비결만을 분석해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정리했다.
 
 

 
 마케팅컨설팅 회사인 ㈜리드앤리더의 대표이사로 경영전략, 마케팅 전략, 트렌드 분석 등 다양한 주제로 컨설팅 및 강의를 활발히 하고 있는 김민주 대표의 새 책이다. 다양한 경제 법칙 중에서도 2011 경제 생활자들에게 유용한 법칙들을 추렸다. 하인리히 법칙, 최소량 법칙, 파킨슨 법칙, 메디치 효과 등 최근에 주목받는 경제 법칙들이 다양한 예시들과 함께 비교적 쉽게 설명돼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3호 Future Food Business 2019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