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Newsletter

때로 감춰둔 정보가 힘을 발한다

63호 (2010년 8월 Issue 2)


헤드헌팅 회사 사장인 네드와 인력중개업체 CEO인 글로리아가 초조하게 서로에게 다가선다. 네드는 글로리아에게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업 합병을 제안하려고 먼저 연락했다. 글로리아는 제안이 마음에 들었지만 회사의 재무 상태를 얼마나 속속들이 드러내야 하나 싶어 마음이 무겁다. 네드 또한 경기침체 후 줄곧 고객 수가 감소세라는 얘기를 하자니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협상이 가치를 창출하려면 나와 협상 상대가 서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양측의 의견, 전망, 선호와 더불어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이슈 가운데 수익성 있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가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매우 만족스러운 합의점에 이를 수 있다. 상호 정보교환을 통해 신뢰를 쌓고 장기적 협력관계의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보교환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사의 정보를 너무 솔직하게 공개하면 자칫 상대에게 협상을 못 해 안달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가장 큰 위험은 상대가 뒤통수를 칠 수도 있는 알짜배기 정보를 거저 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그렇더라도 협상 과정에서의 정보 공개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정보 공개의 장단점을 찬찬히 따져본다면, 자신 있고 안전하게 협상에 임할 수 있다.
 
정보를 공유해야 할 때
상대가 먼저 공개하기를 기다리지 마라. 협상 중 정보 공유의 장점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검증됐다. 가는 게 있어야 오는 게 있다. 상대도 당신이 제시한 정보에 걸맞은 값어치의 정보로 당신에게 응수한다는 뜻이다. 협상 내용 중 당신이 관심이 있는 사안이나 각종 이슈 중 당신이 우선 순위를 두는 사안에 대해서는 어렵지 않게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물론 현재 논의 중인 이슈가 다섯 가지인데 당신이 관심 있는 이슈는 두 가지뿐이라는 내색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다섯 가지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 중 두 가지 사안은 협상의 여지를 두기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는 식이 좋다.
 
미국 조지타운대의 캐리 멘켈-미도 법대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어렵지 않게 공유할 수 있는 정보 유형은 다음과 같다.
 
법적 정보 법적·윤리적 차원에서 꼭 밝혀야 하는 정보를 숨겨서 괜한 화를 자초하지 마라. 예를 들어 주택 매매자는 해당 부동산에 어떤 법적인 문제가 있는지를 매입을 고려 중인 사람에게 알려줘야 한다. 협상 전에 먼저 관련 법률과 업계 표준에 대해 알아보라.
 
‘피해 대책’이 필요한 정보 검사가 먼저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자신의 의뢰인에게 미리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변호사들처럼, 다 털어놓는 일이야말로 골치 아픈 사항을 다루는 최선책이다. 이전 직장에서 해고된 이력이 있는 구직자라면, 면접관이 나중에 그 사실을 알기 전에 미리 자초지종을 설명해야 한다. 도덕적으로나 전략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다.
 
이미 유출된 정보 재무 정보, 기업공개 보고서, 법률 문서, 뉴스 보도 등 예전에는 알아내기 힘들었던 과거 자료를 요즘은 구글 검색만으로 찾아낸다. 여러 경로를 통해 이미 유출된 민감한 정보를 공개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면, 상대가 그 정보를 직접 알아냈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를 따져보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때
비공개가 최선이거나 특수한 상황에서만 공개해야 하는 정보는 다음과 같다. 유보가격(수용 가능한 최저 금액)이나 BATNA(협상이 결렬됐을 때의 차선책)는 대체로 상대에게 알리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자칫 상대에게 이용만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매로 나온 집 등 해당 자산에 드러내놓고 지나치게 욕심을 보일 때도 상대가 이를 악용할 수 있다.
 
미도 교수는 다음 유형의 정보 역시 공개하지 않거나 방어막이 있을 때만 공개하라고 말한다.
 
민감한 정보 당신 자신, 혹은 당신이 속한 조직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공개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앞서 제시한 짧은 예로 돌아가, 회사의 재무상태에 대해 상대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공개하는 게 아닌가 하는 네드와 글로리아의 우려는 십분 타당한 걱정이다. 이런 기밀 정보를 유출하지 않으려면 정보를 공개하기에 앞서 양측이 기밀유지 및 비공개 합의문에 서명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또 기밀 정보를 공개하기에 앞서 상대방이 얼마나 신뢰할 만한가를 시험해볼 수도 있다. 테스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정보를 상대방에게 요청하라. 상대가 얼마나 정직하게, 혹은 정직하지 않게 나오는가를 보면 앞으로 이 협상을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할지 충분한 판단이 설 것이다.
 
제3자에 대한 정보 종종 협상에서는 내가 관련 조직이나 고객 등과 같은 제3자의 대변인 노릇을 해야 할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 얘기를 할 때는, 제3자가 나에게 명시적으로 정보공유에 대한 권한을 준 게 아닌 이상, 항상 당사자의 기밀 정보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협상 전에 이 사람들을 미리 만나서 이 글에서 얘기한 여러 형태의 정보를 공유하는 데 따르는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를 논의하라.
 
향후 달라질 수 있는 정보 협상 중 논제에 오르는 모든 정보가 늘 영구불변하지는 않는다. 선호, 가격, 전망 등은 모두 이후에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정보를 공개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계약서 상에 예외조항을 두고 현재 예측하는 바가 향후에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둬라.
 
협상을 하다 보니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상대와도 정보 공유를 해야 하는 게 불안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를 충분히 안다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고 이를 통해 상호호혜와 창의적인 사고를 이끌어낼 수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프로그램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니고시에이션>에 소개된 ‘How Much Should You Shar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콘텐츠 공급(NYT 신디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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