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은 그날 전체의 효율과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아침을 맞이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무척 다릅니다. 마감이나 실적에 대한 걱정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사람도 있고, 동료들과 잡담을 하면서 보내는 사람도 있지요.
아침 시간의 활용 노하우에 대해서는 이미 알려진 것(또는 주장)이 많습니다. 아침형 인간 되기(일찍 일어나기), 그날 할 일을 나열하고 우선순위 정하기, 녹차로 심신을 안정시키기 등입니다. 일찍 일어나기 등 일부 방법에 대해서는 ‘개인의 생리적 차이를 무시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예측에 따른 통제감 향상
이번 ‘Culture in Biz’에서는 위의 방법들과 차별화되면서 보다 근본적인 방안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심리학자들과 뇌과학자들이 추천하는 방법으로, 바로 ‘리허설(예행연습)’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해도 좋고, 업무 시작 전에 잠시 짬을 내서 해도 됩니다.
아침 리허설의 실행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먼저 눈을 감습니다. 이것은 불필요한 외부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나씩 떠올려봅니다. 다음으로는 그 일들을 하루 동안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상상(시뮬레이션)해 봅니다. 실제 자신이 행동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떠올리면 더 좋습니다.
리허설의 효과는 의외로 강력합니다. 하루 일과가 익숙하게 느껴지고 여유롭게 전개됩니다. 왜 그럴까요?
글로벌 인사조직 컨설팅사 헤이그룹의 양진영 박사님(심리학)께서는 ‘예측에 따른 통제감의 향상’이 열쇠라고 설명하시더군요. 인간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때 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런데 아침 리허설은 일종의 ‘예측감’과 그에 따른 ‘통제감’을 제공합니다. 통제감은 스트레스와는 반대로 심리적 만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리허설을 한 사람은 하루가 예상과 달리 흘러가더라도 심리적 안정감과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일과 일 사이에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여기서 상상이 리허설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요소라는 사실을 강조해야 할 듯합니다. 시각은 인간이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정보의 80% 이상을 담당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실제 눈을 통해 보는 것과 상상만 해보는 것의 차이가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뇌(후두엽의 시각 중추)는 상상만 해본 일에 대해서도 실제 그것을 보았을 때와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10년 후에 대한 리허설도 가능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전날 밤에 5분 정도 그날을 돌아보고 다음 날 스케줄을 생각하면 더 좋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하면 잠자는 동안에 뇌가 활성화돼 무의식적으로 사고가 진행됩니다. 따라서 다음 날 아침에 더 풍부한 아이디어로 정교한 시나리오를 짤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밤에 풀리지 않던 수학 문제가 아침에 말끔히 풀린 경험이 있으시지요?
리허설을 계속하다 보면 예측한 대로 생활이 흘러갈 가능성이 점점 커집니다. 삶에 대한 예측력과 통제력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게다가 하루가 아니라 한 주와 한 달, 1년, 나아가 5년 또는 10년 후에 대한 예측도 현실성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공감이 가신다면 하루를 리허설로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