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지시 제대로 받기

[강대리 팀장만들기] 상사지시 불이행한 강대리 “헉, 낭패다. 시작도 안했는데…”

2호 (2008년 2월 Issue 1)

거의 모든 회사가 그러하듯이 기획팀 출근 첫날에는 회식이 있었다. 메뉴는 갈비살. 이날 회식자리에서는 팀의 장단기 목표와 이를 위해 각자 담당해야 할 업무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오갔다.
 
“강 대리, 자네는 이 회사에서 뭘, 어떻게 하고 싶어? 우선은 앞으로 1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고민해 봐. 그 1년이 자네의 10년, 20년, 더 먼 미래를 바꿀 수 있도록 말이야.”
비록 주먹구구식으로 정리한 기획안이었지만, 아이디어에 높은 점수를 주셨다는 김 팀장님께서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얘기를 해주신다.
 
“연구소에 있었으니 아직 기획 업무는 쉽지 않을 수 있어. 당분간 업무 파악에 집중하도록 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신입의 자세로 돌아가서 자세하게 물어보게. ‘신입사원’은 모르는 게 당연한거 아닌가.”
 
엔지니어 출신인 나를 배려해 주는 것 같기도 하고, 왠지 무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내 실력을 보여주면 되는 것 아닌가. 상관없다.
 
그런데 손대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팀 막내가 고기를 굽지는 않고 익은 고기만 날름날름 집어 먹기 바쁜 것 아닌가. 연구소는 다른 건 몰라도 위계질서 하나는 확실해서 귀찮은 일은 모두 막내의 몫이었는데…. 하여튼 요즘 신세대들, 너무 자기만 아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본격적인 기획 업무의 시작. 이 과장님의 지시 아래 전체적인 시장 조사에 나섰다. 나는 기술 동향을, 유 선배는 제품군과 마케팅 현황을, 임 주임은 디자인 트렌드를 중심으로 경쟁사 제품 분석부터 시작했다.
 
기술 분석과 개발이야 내가 늘 해오던 일이니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 하지만 좀 섭섭하기도 하다. 난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은데 말이야.
 
“강 선배, 박차장님이 찾으세요.”
“나를? 왜?”
“강 대리, 어제 내가 말한 Y전자 전체 제품군 분석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그건, 아직….”
“언제쯤 완료할 계획인가?”
“지금은 경쟁사 기술 동향 분석 중이라 그게 끝난 후에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니!! 내가 시킨 일을 아직 시작도 안했단 말이야??”
“급한 게 아니신 것 같아서….”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