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란 특별한 사람만 가질 수 있는 힘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권력의 주인공이 될 수 없으며, 권력은 일방적이고 위계적인 힘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권력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다. 권력이란 사회적 지위도, 권위도 아니며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자원이라고 말한다. 권력은 모든 사회적 역할과 관계 속에 존재하며, 누구든지 어떤 상황에서는 권력자이지만 또 다른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권력은 유동적이며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않고 수평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에 저자는 주목한다.
또한 저자는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타인에게 당신이 필요하다면 권력을 가진 셈이고, 따라서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권력자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력은 우리가 타인에게 얼마나 필요한 사람이 되는지, 그리고 남을 얼마나 잘 보살피는지와 직결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주목받는 자리가 아닌 작은 역할을 맡으면 보잘것없고 하찮게 보이지 않을까 흔히들 걱정한다. 그러나 주목받을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만큼이나 타인이 박수갈채를 받는 동안 차분히 기다릴 수 있는 자신감은 권력을 얻는 데 있어 중요하다. 역사상 위대한 혁신을 들여다보면 주목받는 리더 뒤에는 그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개인의 영광을 희생하면서 업무, 기술, 고차원적인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은 엄청난 권력을 안겨준다. 조직 내 ‘조연’이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