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avioral Economics

재무적인 곤경에 빠졌나요? 가족과 협업하세요

304호 (2020년 9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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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Family Identification Facilitates Coping with Financial Stress:A Social Identity Approach to Family Financial Resilience” by C. Stevenson et al. (Journal of Economic Psychology, 2020)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금전적 손실이나 경제적 곤란을 겪을 때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이는 없다. 오히려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뿐만 아니라 몸까지 해치기 일쑤다. 금전 문제에 얽혀 가족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된 사건과 뉴스도 비일비재하다. 경제적 스트레스가 가족과 그 구성원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보고서는 넘쳐난다. 부모가 겪는 고용 패턴의 변화(실직과 취직의 반복)와 소득 불확실성은 미래에 대한 부모들의 불안감을 넘어 건강 악화, 관계 부조화, 관계 단절로 발전하곤 한다. 더 나아가 자녀들의 정신 건강, 교육 성취도, 비행 가능성, 커리어 플랜 등에 미치는 악영향도 만만치 않다.

가족 구성원들이 직면하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관한 이론인 가족스트레스모형(Family Stress Model, FSM)에 따르면 가족 단위의 소득 감소, 과도한 부채, 불안정한 고용, 체납상태와 같은 부정적 경제 요인들이 경제적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이는 다시 가족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을 악화시켜 가족의 행복감을 저하한다. 이와 관련, FSM은 경제적 상실감이 초래하는 부정적 결과에 대한 면역력과 치유력을 향상하는 자기효능감(Self-Efficacy), 대처 전략, 가족 특성(적응력, 결속력, 집단 문제해결 능력) 등과 같은 보호 요인들을 밝혀내 경제적 위기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 노팅햄트랜트대의 스티븐슨 교수와 동료들은 FSM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가족 구성원들 간 역동적인 공동 경험과 행동(Collective Experience and Behavior), 가족효능감(Family Efficacy, 자기효능감이 가족으로 확대된 개념으로 가족이 단일체처럼 일치단결해 미래의 도전에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능력), 가족동질성(Family Identification)이 경제적 압박과 곤란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중개자(Mediator)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가족회복력(Family Resilience)을 증진시켜 경제적 스트레스로부터의 탈출을 돕는다는 사회동질성이론으로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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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영국 노팅엄시에 거주하는 187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1) 가족행복도(Family Well-Being) 2) 가족동질성 3) 가족유대감(Family Support) 4) 가족효능감 5) 재무적 곤경(Financial Distress) 등 다섯 가지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 조사에 응했다. 첫 번째 항목인 가족행복도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행복지수 측정 문항을 사용해 참가자가 느끼는 가족의 행복도를 최저부터 최고까지 6가지 척도로 측정했다. 이 연구에서는 가족의 정신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항목인 가족동질성과 가족유대감은 각각 가족과 자신은 일심동체라는 동일시 수준과 가족이 주는 격려와 지지의 정도로 평가했다. 네 번째 항목인 가족효능감은 경제적 위기에 직면했을 때 가족의 결속된 힘과 능력으로 위기를 능동적, 집단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주관적, 감정적 의지를 반영했고 마지막 항목인 재무적 곤경은 참가자 개인의 월별 부채 상환에 대한 스트레스의 크고 작음으로 판단했다.

분석 결과는 가족동질성, 가족유대감, 가족 정신 건강, 가족효능감, 재무적 곤경 사이의 순차적 관계를 명료하게 드러냈다. 가족동질성이 강할수록 가족 간 유대관계는 더욱 끈끈해졌다. 가족의 격려와 지지(가족유대감)가 공고할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와 행복도가 증가했고 이는 긍정적 정서가 지배하는 건강한 정신을 갖게 했다. 건강한 정신은 다시 가족효능감과 재무적 곤경에 비슷한 크기의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영향력의 방향은 반대였다. 즉, 고양된 정신이 경제적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가족효능감)은 제고한 반면 부채 상환에 대한 스트레스는 경감시켰다.

가족동질성이 가족 정신 건강, 재무적 곤경에 영향을 미치는 루트(Route, 경로)가 직접적이지 않고 간접적이라는 결과는 흥미롭다. 가족동질성 강화는 정신 건강을 직접적으로 상승시키는 대신 가족유대감이라는 매개 요소를 통해 간접적인 간섭을 했다. 마찬가지로 재무적 곤경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은 미미했지만 가족유대감, 가족 정신 건강, 가족효능감을 매개로 해 경제적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감소시켰다. 특히, 가족효능감은 가족동질성과 재무적 곤경 사이에서 매개 역할을 함과 동시에 경제적 스트레스로부터의 회복 능력도 높이는 부수 효과도 보여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재무적 스트레스가 쌓이면 심신이 피폐해지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경제적 스트레스나 궁핍을 예방하려고 분주히 움직이지만 때로는 힘에 부쳐 자포자기에 빠지기도 한다. 예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견디고 회복하는 능력이다. 누구나 재무적 곤경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겠지만 아마 가장 용이하면서도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은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높은 동질감, 끊임없는 격려와 지지, 건강한 공동체 정신, 충만한 만족감과 자신감을 사랑하는 가족 안에서 가족과 함께 배양하면 두려울 것이 없고 회복 못할 고난도 없다. 재무적 곤경에 대한 최선의 대처법은 가족과의 협업이다. 가족 해체라는 용어를 종종 보고 듣는 현실이 참 씁쓸하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