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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ounting

CEO의 ‘1달러 연봉’, 기업 성과에 부정적일 수도

김진욱 | 302호 (2020년 8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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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One dollar CEOs” by Gilberto Loureiro, Anil K. Makhija, & Dan Zhang in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2020), 109, pp. 425-439.


무엇을, 왜 연구했나?

‘1달러 연봉’의 개념은 1900년대 초 세계대전 기간 자원해 미국 정부를 위해 일하던 경영인들에 의해 처음 생겨났다. 미국의 법은 정부를 위해 무급으로 봉사하는 자원봉사를 금지하고 있었는데 전시 체제 전환을 위해 정부를 도우려던 여러 산업의 경영자가 1달러의 연봉만 받고 국가에 봉사한 것에서 유래했다. 기업에서 1달러 급여를 처음으로 도입한 이는 크라이슬러의 CEO 겸 이사회 의장이었던 리 아이어코카(Lee Iacocca)였다. 1978년 파산 직전의 크라이슬러사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그는 1달러 기본급만 받겠다는 선언을 통해 노동조합을 설득하고 구조조정에 성공했다.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 등으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1달러 기본급 정책의 도입이 (1) 경영자의 총 보상 금액 (2)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1달러 기본급은 고정 금액으로 지급되는 기본급 대신 인센티브 항목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경영자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위험이 커지는 보상 정책이다. 보상과 관련된 위험은 다각화를 통해 분산하기가 어려우므로 경영자는 총 보상 금액이 증가한다고 판단할 때만 기본급을 인센티브로 대체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1달러 기본급 정책의 도입이 높아진 위험에 대한 반대급부로 경영자의 총 보상 금액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첫 번째 기본 가설(이하, 총 보상 증가 효과)을 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1달러 기본급 정책의 도입은 경영자의 위험 감수 성향을 변화시키게 된다. 기본급이 극단적으로 제한되면 경영자들은 기업 성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한 프로젝트들마저 기꺼이 수행하려는 의도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1달러 기본급 도입이 기업 성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두 번째 기본 가설(이하, 성과 감소 효과)을 세웠다.

무엇을 발견했나?

분석에 앞서 연구팀은 1달러 기본급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구체적으로 연구자들은 1달러 기본급 정책이 총 보상 금액과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1) 기업의 구조조정 (2) 경영자의 참호구축(CEO entrenchment, 기업지배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막강한 힘을 가진 경영자가 주주들의 이해보다 자신의 이해를 충족하는 현상)
(3) 경영자의 자기 과신 성향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봤다.

가장 먼저 1달러 기본급을 도입한 구조조정 기업들을 살펴봤다. 인원 축소, 비용 절감, 주력 사업 재구축 등의 구조조정 활동은 기업의 노력뿐 아니라 경영진의 헌신을 필요로 한다.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 1달러 기본급은 재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경영자의 부단한 노력뿐 아니라 구조조정 과정에서 함께 헌신하는 경영자의 모습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메시지는 1달러 기본급 도입 이후 경영자의 총 보상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경우에만 그 신뢰성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다른 기업에 비해 구조조정 기업의 경영자에 대한 총 보상의 증가분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1달러 기본급의 도입이 보다 효율적인 보상 정책을 개발하기 위한 기업 전략의 일환이라면 이는 결국 기업 성과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실증 분석 결과, 구조조정 기업들의 경우 1달러 경영자에 대한 총 보상의 증가분이 대조군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구조조정 기업의 경영자들은 1달러 기본급 도입 후 3년 동안 경영 성과가 낮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1달러 기본급을 도입한 비(非)구조조정 기업들의 경영 성과가 악화되는 것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결과다.

참호 속의 경영자들은 이사회 기능을 약화시켜 그들 자신의 부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보상 체계를 만들려고 한다. 이 유형의 경영자일 경우 1달러 기본급이 적용되기 전 이미 높은 수준의 보상을 받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더 높은 보수를 정당화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1달러 기본급 도입 후 증가하는 총 보수 금액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참호 속 경영자들은 대중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1달러 기본급을 자발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따라서 다른 경영자들에 비해 참호 속 경영자에 대한 총 보상의 증가분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그들에게 경영 성과 향상이라는 또 다른 동기를 부여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인센티브(예: 주식 부여)는 동반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참호 속 경영자들의 1달러 기본급 도입은 기업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연구자들은 경영자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경우, 지분을 5%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 그리고 경영자의 재임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영자는 안주에 빠져 참호 속에 숨게 된다고 가정했다. 실증 분석 결과, 참호 속의 경영자들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1달러 기본급 도입으로 인한 총 보상의 증가분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의 경영 성과는 1달러 기본급이 도입된 이후 3년 동안 악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장된 자신감으로 정의되는 경영자 과신 성향은 기업의 전략, 성과 및 보상 체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신 성향을 가진 경영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해 과도한 위험을 지닌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반면, 과거의 실수에 대해 인정하지 않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인센티브 보상을 수반하는 1달러 기본급의 도입을 그들의 총 보상을 증가시키는 수단으로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과신 성향 경영자들이 있는 기업은 다른 기업에 비해 총 보상의 증가분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신 성향을 가진 경영자들은 미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동시에 미래 성과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뿐 아니라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한다. 따라서 과신 성향을 가진 경영자에 대한 1달러 기본급 도입은 위험한 경영 활동을 보다 촉진해 경영 성과를 악화시키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연구자들은 권리가 확정된 주식매수선택권의 67% 이상을 행사 연기하고 있는 경영자들을 자기 과신 경영자로 분류했다. 실증 분석 결과, 자기 과신 경영자들의 경우 1달러 기본급 도입 이후 총 보상의 증가분이 대조군에 비해 뚜렷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1달러 기본급이 도입된 이후 3년 동안 이들의 경영 성과는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2020년 3월 코로나19가 전 세계, 특히 미국을 강타하며 미 증시는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미국 기업 손실이 4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의회는 올해 3월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첫 번째 코로나 경기부양 패키지 법(CARES Act)을 통과시켰지만 상반기에만 3427개 기업이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그 결과 엄청나게 많은 미국 회사가 정부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려고 하는데 의회에서는 과도한 임원 보수, 배당, 자사주 매입 등의 기업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경영자의 1달러 연봉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앞의 연구에서 살펴봤듯 1달러 연봉이 항상 기업을 회생시키는 좋은 수단이 되진 않는다.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은 CEO의 성향이나 기업의 상황에 따라 1달러 기본급 도입이 경영자 총 보상 및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와 The Ohio State University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Cornell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를, University of Oregon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와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 교수를 역임했다. 2013년 부터는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세무회계학회 부회장, 세무회계연구 편집위원장, 금융감독원 재무공시 선진화 TF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조세 회피이다.
  • 김진욱 김진욱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및 기획재정부 공기업 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인수합병(M&A)이다.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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