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olumn
동아비즈니스리뷰가 300호 발간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일반인을 위한 경영 교육이 거의 불모지에 가까운 국내에서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온 DBR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 동시에, 앞으로 다가오는 또 다른 300호도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선구자 역할을 계속해 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DBR이 그동안 300권의 잡지를 발간하면서 창출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무엇보다도 다양한 심층 경영 사례를 개발해 창의적인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해 온 것이다. 사례 학습은 1909년 지크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개별 환자를 심층 탐색한 결과를 질병 극복에 활용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경영 전략 분야에서는 1964년 알프레드 챈들러(Alfred Chandler)가 『전략과 구조』라는 책에서 사용했다. 사례 학습이란 개인, 그룹, 장소, 사건, 조직, 현상 등 특정 대상에 대한 심층적 분석을 통해 기존 이론을 검증하거나 새로운 이론을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질적 분석 기법을 많이 활용하는 사회과학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지만 계량 분석이 중요한 공학 및 자연과학에서도 보완적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사례 학습이 경영학 교육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로 다음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기업이라는 조직이 갖는 본질적인 특성 때문이다. 기업은 개인이 모여서 형성된 사회적 조직이기 때문에 공학 및 자연과학 분야와는 달리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특정 상황을 실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특히 기업 경영처럼 인재, 기술, 자본, 마케팅, 경쟁자, 시장 상황 같은 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의미 있는 실험을 설계하는 것조차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질적 분석과 심층 인터뷰를 중심으로 하는 사례 학습은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 둘째, 기업 경영의 본원적 목표 때문이다. 기업은 다른 기업과의 차별화를 통해서 독보적인 성과를 창출한다. 그래서 경영자는 경영 이론이 제시하는 일반적 방향성보다 상대적으로 일반화되지 않은 숨겨진 노하우를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방대한 이차 자료를 분석하는 연구 방법으로는 다양한 기업 현장에 숨겨진 성공 비법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 셋째, 외부 환경적 요인 때문이다. 외부 및 내부 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영 현장에서 반드시 성공하는 ‘매직 룰’은 있을 수 없다. 대부분 기업은 경험해 보지 못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경영 이론 서적을 뒤지기보다 비슷한 사례를 경험한 기업을 먼저 찾는다. 급변하는 외부 환경은 경험해 보지 못한 독특한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찾는 일은 일반적인 이론 교육으로는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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