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2. 미래 도심 모빌리티

로보택시, 로보셔틀이 곧 교통 체계 대체
실험 가능한 테스트베드 도시 조성 필요

298호 (2020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미래 도심 모빌리티의 발전 방향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도시화(urbanization)에 따라 모빌리티의 발전 또한 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 도시 규모에 따라 자율주행이 적용된 로보택시 및 로보셔틀 서비스가 기존 교통 체계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전망됨.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 주는 시사점
미래 자율주행 기반의 모빌리티 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정부 및 관련 대기업, 벤처들이 종합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테스트베드 도시 확보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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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모빌리티라는 단어를 들으면 한국의 쏘카와 같은 차량 공유(car sharing) 서비스를 떠올렸다. 하지만 이후 모빌리티의 개념이 확장되면서 관련 서비스도 △택시와 유사한 차량 호출(ride hailing) 서비스 △주차 공간을 찾아 주거나 주차 공간을 공유하는 파킹 서비스 △최종 목적지까지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계시켜 주는 멀티모달(multi-modal) 서비스 등으로 영역이 확대돼 왔다. 이후 2010년대 들어 자율주행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전기차의 높은 성장이 예상되면서 100여 년 역사의 자동차 산업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후 모빌리티 서비스가 더욱 본격적으로 전개됐을 때의 모습은 지금으로부터 얼마나 변화돼 있을까? 본 글에서는 모빌리티에 있어 자율주행 및 전기차의 역할과 도시화와 모빌리티의 상관관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의 역할

자율주행과 전기차는 운전자의 편의성 증대 및 도시 내 공기 오염 감소라는 각기 다른 목적하에 개발돼 왔다. 하지만 모빌리티가 활성화되면서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은 모빌리티, 전기차, 자율주행, 이 세 가지가 서로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됨을 깨닫게 된다. 우선 자율주행이 상용화될 경우 운전자가 필요 없어지고, 운전자가 같이 제공되는 차량 호출 서비스와 차량 공유 서비스 간의 차이가 없어지며, 다양한 형태의 사업 모델 개발이 가능해진다는 측면에서 자율주행은 모빌리티에 있어 진정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2020년쯤에는 자율주행 택시가 본격적으로 출현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기술 및 제도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아직도 산적해 있어 시범 운행을 넘어선 본격적인 서비스 론칭에는 7∼8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이 모빌리티에 적용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자율주행을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 모델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자율주행 차량 렌트(Car2come) 사업이다. 자율주행 차량을 시간 단위로 대여하는 모델로 기존 차량 공유 서비스와 유사하다. 다른 점이라면, 자율주행 차량이 직접 소비자에게 오고, 소비자가 이를 렌터카와 같은 형태로 이용하고 나면 자율주행 차량이 다시 자율적으로 차고지로 이동하는 서비스를 생각하면 된다. 둘째, 로보택시(Robotaxi)다. 자율주행 차량이 소비자를 호출 장소에서 픽업해 목적지로 운송하는 모델로 자율주행이 운전자를 대체한다는 점만 빼고는 기존 택시 및 차량 호출 모델과 동일하다. 마지막으로 로보셔틀(Roboshuttle)을 생각해 볼 수 있다. 7∼8인 이상을 태울 수 있는 버스가 정해진 정거장을 이동하며 승객을 운송한다는 측면에서는 기존 시내버스와 유사하지만 운행하는 순간 승객들의 수요를 파악해 이동 경로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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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을 보면 현재는 대부분의 도시에서 거리당 이동 요금이 가장 비싼 수단은 운전자가 같이 제공되는 택시나 차량 호출 서비스다. 하지만 베릴스 분석에 따르면 자율주행이 대중화될 경우 차량을 시간 단위로 빌려서 운행하지 않는 시간까지 비용을 지불하는 차량 공유 서비스의 원가 구조가 가장 높아지게 되며, 로보택시의 경우 현재의 약 5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로보택시 기술이 구현된다 해도 실제 이렇게 낮은 가격에 택시를 마음껏 이용하는 세상이 오리라 예측하기는 어렵다. 도시의 도로 인프라가 자율주행 차량이 무한정으로 늘어나는 것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자율주행 차량의 운행(로보택시뿐 아니라 일반인이 소유한 자율주행 차량이 사람을 태우지 않은 상태로 운행하는 것까지 포함)과 관련해 새로운 규제 및 세제의 신설이 필요한 이유다.

교통 정체 완화 측면에서 더욱 주목받는 것은 로보셔틀 모델이 될 것이다. 이는 이동 방향이 같은 소비자들의 운행 수요를 합치는 카풀링에 기반한 것으로 현재의 시내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대비 더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교통량 관리도 더 용이해진다. 2019년 1000만 대 이상을 판매해 세계 1위 자동차 생산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폴크스바겐그룹은 다임러, BMW보다 늦게 모빌리티 영역에 진입했다. 다임러가 공유 경제로 인해 개인의 차량 소유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미래를 기대하고 카투고(Car2Go)로 차량 공유 시장을 선점했다면, 폴크스바겐그룹은 대중교통의 관점에서 로보셔틀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2016년 모이아(MOIA)라는 셔틀 서비스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1

기존의 시내버스들은 승객이 있건 없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노선을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공급자 중심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미래의 대중교통은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경로로 이동하는 소비자 중심의 운영 방식이 적용돼야 한다는 게 폴크스바겐의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은 카풀이 좀 더 발전적으로 변형된 승차 공유(ride pooling) 서비스 모이아를 대중교통의 혁신안으로 제시했다. 같은 시간대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이용자들을 모아서 태울 수 있다면 요금은 택시보다 저렴해지고 승객들은 버스를 타고 갈 때보다 더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하게 된다. 만약 자가용 이용자들을 이 승차 공유 서비스가 흡수할 수 있다면 승용차 수 감소로 시내 도로는 원활해지고 공기의 질 향상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서울 시내에서도 출퇴근 시간을 조금만 지나면 승객이 몇 명 없는 시내버스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승객들이 앱을 통해 미리 목적지를 입력했을 때 승하차가 필요 없는 정거장은 빠르게 지나치거나 심지어 더 빠른 경로를 통해 다음 정거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차량 운행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승객의 만족도도 더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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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아 같은 서비스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이동 니즈를 파악해 셔틀의 최적 경로를 설정하는 기술(dynamic routing) 개발이 필요했다. 현재는 이러한 탄력적인 경로에 따라 모이아 셔틀을 운전기사가 몰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율주행이 운전을 대신할 것인데 이때 대중교통의 효율성은 올라가고 운영 비용은 낮아지게 된다. 모이아 서비스는 2019년 초 독일의 하노버 및 함부르크에서 처음 론칭됐으며 런던으로도 확장될 예정이다. 운행 도시에서 이용자들의 주요 이동 경로 및 시간대, 이동 시간, 적정 가격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연계한다면 도시 대중교통의 질을 크게 향상시킴과 동시에 후발 주자에 대한 높은 진입장벽도 갖춘 탄탄한 사업 모델로 자리매김하리라 기대된다.

모빌리티가 도시의 교통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건 공유로 인해 전체 차량의 숫자는 줄어들더라도 도시가 보유한 전체 차량의 총 운행 거리는 늘어나고 도시가 보유한 차량 및 도로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이때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이 모빌리티에 이용된다면 배기가스에 의한 대기오염이 오히려 더 심해지게 되기 때문에 모빌리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위해서는 전기차 활용이 필수적이다. 기존 차량 공유 업체들도 이러한 트렌드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 가령 폴크스바겐이 새롭게 론칭한 차량 공유 프로그램인 위셰어(WeShare)에서는 100% 전기자동차(EV)로 공유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 자동차 메이커 중 가장 먼저 차량 공유 사업에 진출한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의 카투고 또한 나중에 진입한 마드리드 등의 도시에선 100% EV로 차량 공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모이아 역시 자율주행 기술 적용과 더불어 EV 차량으로의 전환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듯 모빌리티와 자율주행 및 전기차가 유기적으로 결합된다면 미래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좀 더 경제적이고 편리하며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해 질 것이다.

도시화와 모빌리티

유엔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55%가 인구 30만 명 이상의 도시 및 그 인근 지역에 살고 있으며 2050년에는 그 비중이 68%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 공유를 전제로 하는 모빌리티는 차량 통행이 밀집된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인구가 밀집된 도시 지역은 교통, 주거, 의료, 교육, 환경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데 도시가 발달할수록 교통은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문제로 대두돼 왔다. 모빌리티 서비스를 활용해 이미 깔려 있는 도로 및 기존 운행 차량들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아낄 수 있는 예산을 다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도시 유형에 따라 사람과 차량의 이동 행태 및 대중교통 인프라의 구축 현황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도시의 구성을 인구밀도에 따라 크게 도심(city center), 어반 지역(urban area, 부도심과 도시 외곽 지역을 포함), 교외 지역(suburban area), 지방 지역(rural area)의 4가지 지역으로 구분했을 때 전 세계의 주요 도시는 크게 ‘메가시티’와 ‘중소형 도시’ 두 개 형태로 다시 나눠볼 수 있다. 메가시티는 도심, 어반, 교외, 지방 지역을 모두 갖고 있는 도시로 서울, 뉴욕, 파리 같은 거대 도시 및 유럽, 아시아의 주요 도시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도시 내 대중교통이 잘 발달돼 있고, 교외나 지방 지역으로부터 도시로 이동하는 자가용 차량의 역할도 크다. 중소형 도시는 도시 전체가 교외 및 지방 지역 수준의 낮은 인구밀도로 구성된 도시를 가리킨다. 대도시형을 제외한 미국의 주요 도시들이 이 유형에 해당되는데 도시 규모가 크지 않아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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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도시가 각 유형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는 건 모빌리티 서비스 또한 해당 도시의 상황에 맞게 다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가령, 메가시티에서는 [그림 3]에서처럼 도시와 연결된 교외 및 지방 지역과의 이동을 도와주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 경우 자율주행으로 운영 비용을 대폭 낮춘 로보택시가 소비자들에게 쾌적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단, 대도시 도심 내의 복잡한 교통 상황이나 교통 정체를 생각해 보면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기존의 택시를 완전히 대체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측면에서 모이아 같은 로보셔틀 서비스가 좀 더 빠른 시간 내에 도심 내 대중교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 도시에선 상대적으로 교통 정체나 교통 흐름의 복잡한 정도가 덜하므로 로보택시의 역할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도시 도심과 비교해 훨씬 원활한 교통 상황을 고려할 때 메가시티보다 더 빨리 로보택시가 도입돼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도심지역과 교통량이 덜한 도시 외곽 지역에 필요한 모빌리티 서비스 및 교통수단이 달라짐에 따라 도시로 진입하는 소비자들과 이를 도심으로 연결시켜 주는 모빌리티 허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게 된다. 모빌리티 허브는 철도,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수단 및 모빌리티 차량, 공유 자전거, 전기스쿠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선택해서 환승할 수 있는 공간으로, 로보택시, 로보셔틀을 포함한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좀 더 복합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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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및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 대한 제언

올해 초까지만 해도 모빌리티에 대한 기대는 우버의 급성장 및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으로 치솟았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상당 기간 이동의 제약을 받고 있고 접촉에 대한 우려로 차량 공유에 대한 염려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데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 지연 등으로 인해 지금은 그 기대가 조금 가라앉은 상황이다. 하지만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모빌리티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자동차 산업이 태동한 이후 100여 년간 연관 사업자들이 더 안전하고 빠르고 품질 좋은 차량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사업자들뿐만 아니라 도시 정부까지 힘을 합쳐 미래 모빌리티 구현을 위해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이 모빌리티의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자유롭게 실험해 보고 성공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도시가 필요하다. 대중교통, 규제, 모빌리티 인프라 측면에서 미래 환경을 좀 더 빠르게 조성할 수 있고 사업자들도 새로운 서비스를 적용하는 데 있어 여러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테스트베드 도시가 있다면 모빌리티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투자금을 끌어모으는 등 모빌리티 산업 발전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미래 모빌리티 관련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시작해야 한다. 로보택시 등이 가져올 사회 변화의 강도는 최근 1∼2년간 논란이 많았던 타다를 허용하느냐, 마냐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자율주행의 적용 대상, 허용 범위, 사고 발생 시의 책임 소재, 로보택시가 촉발할 고용 문제 등을 모빌리티 선진국들이 어떻게 해결하는지 살펴본 후에 우리도 어떻게 할지를 결정한다는 방식으로는 모빌리티 산업을 리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테스트베드 도시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자동차는 물론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등 모빌리티와 밀접한 산업 분야 전반에 걸쳐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한 사업자가 모빌리티에 대한 투자 위험을 전적으로 감당하기란 불가능하며, 특정 사업자가 모빌리티 사업을 독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테스트베드 도시와 대기업, 벤처들이 함께 힘을 합쳐 현재 교통 체계가 풀지 못한 문제점을 정의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공동의 솔루션을 제시한다면 모빌리티 선진국으로의 도약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방범석 베릴스 코리아 대표 michael.bang@berylls.com
필자는 연세대 기계공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MBA)를 받았다. 주로 자동차 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컨설팅사에서 지난 17년간 근무해 왔으며, 2018년부터는 자동차 산업에 특화된 전략 컨설팅사인 베릴스(Berylls Strategy Advisors)의 한국 지사 대표를 맡고 있다.

DBR mini box I 도심 모빌리티(urban mobility) 플랫폼 구성에서, 핵심은 협력이다.

편집자주
본 기고문은 2019년 BGC가 발간한 ‘Building and urban mobility platform, cooperation is key’ 보고서를 요약, 번역한 글입니다.


도시의 교통이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려 하고 있다. 주문형/공유 모빌리티 서비스(on-demand and shared mobility services)로 인해 이미 이동과 관련해 더 많은 선택지가 생겨났으며, 교통 관련 앱의 부상으로 인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도시 교통 생태계의 주요 관계자가 됐다. 이와 함께, 차량 호출(ride-hailing) 및 차고지 제한 없는 차량 공유(free-floating, 공간 제한 없이 도로에서도 자유 픽업•반납) 업체 등 새로운 모빌리티 업체들에 대한 민간 투자가 상승해 지난 12개월 동안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

현재는 단일 모빌리티 서비스에 자금이 쏟아지고 있지만 도심 교통의 다음 승부수는 사용자들이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을 돕는 디지털 인터모달 플랫폼(digital intermodal platforms)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 5) 이 플랫폼들은 서로 다른 모빌리티 옵션들을 단일 고객 인터페이스에 연결함으로써 최적화된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사용자의 이동 수단 선택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런 플랫폼들은 결국 개인적으로 차량을 소유하는 모델에서 서비스형 모빌리티(mobility as a service)로의 전환을 가능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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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도심 모빌리티

우버와 그 라이벌 격인 승차 공유 기업 리프트는 지난 십 년간 전통적인 택시 서비스를 혁신적으로 파괴해 왔으며 이제 새로운 교통의 형태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는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urban mobility platform) 개발에 의미심장한 첫 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 모두 사용자와 도심 모빌리티 생태계 참가자들 간의 인터페이스를 관장하는 것이 미래 가치 창출에 핵심임을 깨닫고 있다. 플랫폼 제공업체들은 고객과 그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이 더욱 커질 것이고 다른 관계자들에 비해 강력한 브랜드를 갖춘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사용자들이 만들어내고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이 종합한 데이터로 인해 도시와 다른 관계자들은 수요 예측을 개선하고, 혁신 기술을 기존 교통수단과 결합해 그 어느 때보다도 끊김 없는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개인과 차량의 이동 패턴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면 도시는 교통량을 개선하고 배기가스는 줄이면서 인프라 니즈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물류회사들 역시 피크타임을 피해 배송을 하는 방법 등을 통해 라스트마일 풀필먼트(last-mile fulfillment) 서비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해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은 다음 5가지 기능을 갖춰야 한다.

① 이동 계획 개인 맞춤화(Personalized travel planner). 실시간 정보를 기반으로 시간, 비용, 편리성 등의 요인에 대해 다양한 교통수단을 최적화해 개인별 이동 옵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성하는 표준 구성요소다.

② 인터모달 티켓팅 및 요금 책정(Intermodal ticketing and pricing). 사용량 기반 지급(pay as you go), 사전 결제, 월정액 등 여러 가지 요금제를 합쳐 서로 다른 모빌리티 업체들의 온라인 티켓팅 엔진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해야 한다. 그래야 사용자에게 두 개 이상의 이동 단계를 하나의 요금으로 조합하는 묶음 이동 옵션(bundled travel options)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진정한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이 단일 모드 모빌리티 앱과 차별화되는 능력이다.

③ 실시간 승객 정보(Real-time passenger information). 사고 및 지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사용자들이 혼잡을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능한 상세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승객들에게 업데이트해 주며 추천 경로도 변경해 줄 수 있어야 한다.

④ 고객 고충 해결(Troubleshooting customer services). 결제, 티켓팅, 혹은 특정 모빌리티 업체에 대한 문제가 있을 때 고객들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언제든지 지원받을 수 있어야 한다.

⑤ 위치 기반 서비스(Location-based services). 위치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면 현지 식당 추천이나 가까운 지역의 행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사용자들에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런 서비스는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의 본질적인 특징은 아니지만 조직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이다.

앞으로의 과제

플랫폼 제공업체들이 위에서 언급한 기능들을 실현하기 위해선 다음 5가지 도전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① 참가자 요구사항 조정(Reconciling participant’s requirements).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은 다양한 참가자로 이뤄진 복잡하고 변화하는 생태계의 중심에서 움직인다. 각각의 참가자들은 각기 다른 니즈가 있고 갈등의 소지가 있다. 예를 들어, 대다수의 모빌리티 운영업체들은 독점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원한다. 또한 도시계획 담당자들은 대중교통을 최적화하고자 하는 반면, 혁신 솔루션은 보통 기존 운영 업체들을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 제공업체들은 이런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② 가격 정책과 비즈니스 모델 통합(Integrating mechanisms and models). 플랫폼 제공업체들은 서로 다른 가격 정책과 비즈니스 모델을 자사 플랫폼에 통합해야 한다. 이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어떤 모빌리티 업체들은 이동 거리를 기준으로 요금을 책정하지만, 어떤 업체들은 가격 결정을 위해 시간과 수요 등의 요소를 기준으로 삼거나 권역별 접근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 다양한 기제를 통합해 사용자에게 하나의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플랫폼 제공업체들은 주문형 차량 공유 및 차고지 제한 없는 차량 공유 등 새로운 혁신 모델뿐 아니라 정해진 시간표와 정류장을 갖춘 기존 비즈니스 모델도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이동 방식이나 특정 소비자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수많은 할인 및 보조금도 취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③ 서비스 제안의 맞춤화와 확대 적용(Customizing and scaling the offer). 플랫폼 제공업체들은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을 로컬 사용자와 운영업체들에 맞춰 맞춤 설정하는 동시에 이를 다른 도시에도 복제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플랫폼은 특정 도시 차원에서 움직이는 동시에 다른 도시의 인프라 및 기존 모빌리티 생태계와도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대형 역내 모빌리티 업체를 유치하고 고객을 빠르고 저렴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

④ IT 시스템 통합(Consolidating IT systems). 운영 측면에서 플랫폼 제공업체들은 서로 다른 IT 시스템과 데이터 포맷을 일치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전통적인 모빌리티 운영업체와 정부 기관들이 이미 개발해 놓은 무수히 많은 레거시 시스템(legacy systems)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둘째, 일정 정보 등의 데이터는 업체마다 포맷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이다. 상호호환성을 목표로 하는 플랫폼 입장에서 이런 문제를 처리하는 것은 큰 골칫덩어리다.

⑤ 비즈니스 모델 수익화(Monetizing the business model). 마지막으로,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 제공업체들은 어떻게 수익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현재 승차 공유 같은 새로운 서비스 업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각각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어, 최종 사용자에게 플랫폼 접근에 대한 사용료(일종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의 경우, 서비스가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거나 부가가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요소(예: 위치 기반 서비스)가 없다면, 최종 사용자는 수수료를 내지 않기 위해 개별 모빌리티 업체에서 직접 티켓을 구매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이동 건별로 모빌리티 운영업체에 수수료를 부과하면 안 그래도 적은 마진이 더욱 축소돼 업체들은 차라리 자체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하게 될 것이다.

도전과제 극복을 위한 실행 전략

성공적인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들은 다음 5가지를 실행함으로써 이런 도전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① 사용자 중점(Focus on users). 플랫폼 제공 업체들은 사용자에게 스마트하고 끊김 없는 목적지 간 이동 경험(end-to-end travel experience)을 제공함으로써 도심 모빌리티를 가능한 단순하고 편리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플랫폼의 모든 기능을 우수한 인터페이스와 함께 완전히 통합된 서비스로 제공해 사용자들이 손쉽게 여정을 계획하고, 서로 다른 교통업체들의 요금을 확인해 다양한 모빌리티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결제 및 티켓팅 시스템에 있어서 종합적이고 통합된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② 공정한 입장(Adopt an impartial stance). 플랫폼 제공업체들은 편견 없는 중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즉, 대중교통을 도시 교통의 척추로 여기고, 시간, 가격, 편의성, 혼잡 등의 요소를 고려해 민간 부문 모빌리티 서비스를 공정하게 통합해야 한다. 그래야 지방자치 당국과 모빌리티 업체들의 지원을 얻을 수 있다.

③ 현지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맞춤화(Customize for local stakeholders). 플랫폼 제공업체들은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에 맞춰 해당 도시의 교통 시스템과 규제를 반영해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적절히 조정해야 한다. 즉, 모빌리티 옵션, 비즈니스 모델, 운영 기준을 도시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가져가야 성공적인 플랫폼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④ 원활한 확장(Facilitate scaling). 플랫폼 제공업체들은 IT에 대해 표준화된 모듈화 접근을 이용해 그들의 서비스가 원활하게 새로운 지역에서 확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IT 아키텍처를 활용해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복제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⑤ 개방적인 IT 접근법 사용(Use an open approach to IT). 플랫폼 제공업체들은 공동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이용하고 진입장벽을 낮게 유지해 모빌리티 업체와 다른 관계자들의 참여를 독려해 협력사들의 생태계를 구성해야 한다. 그 결과,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최종 소비자에게는 물론 모빌리티 생태계에 속한 다른 참가자들에도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도심 모빌리티 플랫폼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윔(Whim)을 포함해 몇몇 업체는 가입 기반 모델(도시 거주자들이 여러 형태의 교통수단에 대해 미리 결제하는 방식)을 실험 중이며, 또 다른 업체들은 사용자 경험을 저해한다는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광고를 통합하고 있다. 이 밖에 플랫폼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수익화하는 방법을 모색 중인 업체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디에서나 안정적으로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성공적인 접근법은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지금으로서는 많은 업체가 기꺼이 수익 창출을 보류하며 핵심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궁극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과제를 실행에 옮긴 조직들이 경쟁에서 앞서 승자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그 결과, 서로 다른 업체들 간 파트너십을 만들어내며 민간 부문의 니즈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플랫폼 모델이 생성될 것이다.

필자소개
도미니크 코입(Dominik Keupp)은 BCG 취리히 사무소 이사(Principal) 겸 BCG 모빌리티 혁신센터(Center of Mobility Innovation)의 공동 리더(coleader)다. 니콜라우스 랑(Nikolaus Lang)은 BCG 뮌헨 사무소의 시니어 매니징디렉터파트너(Managing Director Partner, MDP)로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전문가다. 카밀 에글로프(Camille Egloff)는 BCG 아테네 사무소 MDP로 교통 및 물류와 관련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리드하고 있다. 마커스 하겐마이어(Markus Hagenmaier)는 BCG 비엔나 사무소의 프로젝트 리더로 미래 모빌리티 전문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