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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에 힘이 없다면 ‘동작 얼리기’ 기법을 外

주재우,김유진 ,류주한,김진욱 | 249호 (2018년 5월 Issue 2)
Marketing

로고에 힘이 없다면 ‘동작 얼리기’ 기법을

Based on Cian, L., Krishna, A., & Elder, R. S. (2014). This Logo Moves Me: Dynamic Imagery from Static Images.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51(2), 184-197.

무엇을, 왜 연구했나?

브랜드가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로고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브랜드에서 사명(이름)이나 다른 글씨를 줄이고 시각적 완성도를 높이는 추세에 따라 로고가 단독으로 회사의 시각적 사인(sign)이 되거나 브랜드 퍼스널리티를 결정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기업도 로고에 신경을 많이 쓴다. 로고를 새롭게 개발하는 데 영국의 정유회사 BP Amoco는 1억3600만 파운드, 펩시는 100만 달러, 런던올림픽은 40만 파운드를 썼다. 로고에 관해서는 실무적 관심만큼이나 학문적 연구도 오랫동안 진행됐다. 이제 우리는 로고의 역할이 시선을 끄는 것에서 더 나아가 브랜드와 소통하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라는 사실도 알게 됐고, 로고 디자인의 어떤 부분이 사람의 인지, 감정, 의미 파악과 연관되는지도 이해하게 됐다. 심지어 최근의 한 연구는 로고를 의도적으로 미완성시켜서 신뢰감을 포기하는 대신 혁신적이라는 느낌을 얻으라는 전략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움직이는 느낌을 주는 로고는 어떠할까? 화가들은 움직이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순간을 캡처해서 그리는 ‘동작 얼리기(frozen motion)’ 기법을 종종 사용한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성당 천장에 ‘천지창조’를 그릴 때 이 기법을 사용했다. 신의 손가락과 아담의 손가락이 닿을락 말락 한 모습에서 사람들은 그림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미국 미시간대와 브리검영대 연구자들은 로고에 이러한 기법이 사용되면 고객이 브랜드를 더욱 좋아할 것이라 주장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번째 실험에서는 두 사람이 시소를 타는 로고를 제작했다. 하나는 양쪽의 무게가 같아서 동일한 높이에 멈춘 모습을 그린 정적(靜的)인 로고이고, 다른 하나는 오른쪽이 아래로 내려간 동적(動的)인 로고였다. 11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사전 실험을 수행한 결과, 2개의 로고는 예쁜 정도, 복잡성, 정보 전달, 친숙함, 새로움에서 차이가 없고, 오직 움직이는 느낌에서만 차이가 난다는 결론을 얻었다. 본 실험에서는 74명의 대학 학부생을 절반으로 나눠 둘 중 하나의 로고만 보여준 뒤 각 로고가 가리키는 브랜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9점 척도로 물어봤다(1=싫어함, 9=좋아함). 실험 결과, 로고가 동적일 때 응답자들이 브랜드를 더 좋아했다(5.58 vs. 4.75).

다음 실험에서는 ‘뉴턴의 진자’ 이미지를 이용해 로고를 제작했다. 정적인 로고는 4개의 진자가 가만히 모여 있는 모습이었고, 동적인 로고는 4개 중 오른쪽 끝에 있는 진자가 위에서 떨어지면서 아래의 진자를 곧 때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64명의 학부생을 절반으로 나눠 둘 중 하나의 로고만 보여준 뒤 브랜드 선호도를 물어봤다. 실험 결과, 로고가 동적이면 정적일 때 비해서 응답자들이 브랜드를 더 좋아했다(4.94 vs. 3.83).

추가 실험에서는 동적인 느낌을 주는 로고의 한계를 검증했다. 174명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어떤 오케스트라에 대한 선호를 물어봤다. 절반의 응답자에게는 오케스트라가 미래 음악을 반영하는 대표 주자이며 과거의 음악을 고수하지 않고 새로운 음악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한 반면, 다른 절반에게는 오케스트라가 전통 음악을 반영하는 대표주자이며 최신 음악 트렌드에 따르지 않고 클래식 음악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 응답자를 무작위로 나눠 이전 실험에서 사용한 뉴턴의 진자 로고 두 가지 중 하나를 이 오케스트라의 로고라며 보여줬다. 실험 결과, 오케스트라가 미래 음악의 대표 주자로 설정된 경우에는 로고가 동적일 때 오케스트라 선호도가 높았다(5.11 vs. 4.25). 하지만 이와 반대로 오케스트라가 전통음악의 대표 주자로 설정된 경우 로고가 정적일 때 오케스트라 선호도가 높았다(4.60 vs. 5.36).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동적인 이미지가 사람들의 주의를 끈다는 사실은 교통 표지판을 가지고 수행한 여러 연구에서 증명됐다. 예를 들어 표지판에 그려진 보행자 그림에 각도를 주어서 마치 달리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을 때 표지판을 보는 운전자가 더 빠르게 반응했다. 동적인 표지판은 도로뿐만 아니라 동물원, 바닷가, 위험 물질 취급 상황 등 무언가 주의해야 할 때 종종 등장한다. 본 연구는 로고를 동적으로 만드는 ‘동작 얼리기’라는 구체적인 기법을 제안했으며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동적인 이미지에 더 깊게 정서적으로 관여하고 더 좋아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러나 동적 로고의 효과는 전통과 과거를 지향하는 브랜드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점도 추가로 밝혀냈다.

동적 느낌을 주는 표지판, 로고, 광고에 관한 연구가 연속적으로 등장했지만 동적인 느낌을 주는 제품 디자인이나 공간 디자인에 관한 연구는 미흡하다. 다이내믹 스타일링을 추구하는 자동차, 기차, 배 등 여러 운송기관이 승객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유선형의 내·외관을 가진 건물에서는 사람이 어떠한 느낌을 받는지 등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동적 이미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동적 이미지가 가져다주는 비용과 효익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캐나다 University of Toronto의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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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

업무를 미루는 행위 어제 제대로 못잔 탓

Based on “When do you procrastinate? Sleep quality and social sleep lag jointly predict self-regulatory

failure at work” Jana KÜhnel, Ronald Bledow, and Nicolas Feuerhahn in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published online January 2016.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직장에서 해야 할 업무를 나중으로 미루는 행동(procrastination)은 프로젝트의 실패, 안전사고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조직 성과 측면에서뿐 아니라 직원 개인에게도 부정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업무를 자꾸 미루는 직원은 자기 의도와 무관하게 업무를 미루는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좌절감을 느끼고 업무 추진 속도가 떨어지는 데 따른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학계는 이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어떤 요인이 직원들로 하여금 업무를 미루게 만드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연구들은 성실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직장에서 업무를 덜 미루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충동적이고 주의가 산만한 사람이 자주 업무를 미루는 행동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즉 개인의 성격적 차이가 업무를 미루는 행동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평소 성실한 사람도 특정한 날에는 다른 날에 비해 유난히 업무를 미루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자기 조절 이론(self-regulation)의 관점에서 보면 자기 조절을 돕는(self-regulatory) 자원의 부족은 직원이 업무를 미루는 원인이 된다. 특히 수면시간 등 업무 외 시간에 보충한 자원은 다음 날 회사에서 새로운 업무를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시 말해 수면이 다음 날 업무를 미루는 행동을 줄이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연구는 전날 수면의 질이 다음 날 업무를 미루는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독일과 싱가포르의 연구진은 다양한 직군에서 154명의 직장인을 선별해 5일 동안 하루에 한 차례, 오후에 설문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전날 수면의 질이 다음 날 업무를 미루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날 양질의 수면을 취한 직원은 다음 날 업무를 미루는 행동이 줄었다. 반면 예상과 달리 전날 수면 시간은 다음 날 업무를 미루는 행동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연구자들은 생체 리듬에 따른 불규칙한 수면 패턴(social sleep lag)이 업무를 미루는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도 인상적인 결과를 밝혀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이 평일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주말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체크한 후, 평일과 주말에 상이한 수면 패턴을 가진 사람들을 따로 분류했다. 예컨대 평소 늦게 잠자리에 드는 습관으로 주말에는 새벽 1∼2시에 잠자리에 들지만 평일에는 다음 날 아침에 일을 가야 하는 압박감 때문에 11시 정도에 잠자리에 드는 경우 평일과 주말 수면 패턴이 다른 참가자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전날 양질의 수면을 취한 경우 업무를 미루는 행동이 줄어드는 경향은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참가자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평일과 주말의 수면 패턴이 35분 이상 차이가 나는 참가자들은 달라진 수면 패턴으로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아 양질의 수면의 중요성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번 연구는 직장 내 업무를 미루는 행동을 야기하는 요인에 초점을 맞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기존 연구들은 업무를 미루는 행동의 결과에 주로 초점을 맞췄으며 그 같은 행동의 원인을 탐구한 연구들도 개인차에 초점을 맞춰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성실성, 충동성, 자존감 같은 개인적 성격 차이는 변화시키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매일 직원 개개인이 상대적으로 쉽게 개선할 수 있는 수면의 시간과 질이 업무를 미루는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 시간, 즉 수면의 양보다 질이 업무를 미루는 행동을 줄이는 데 훨씬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직장인이 최소 8시간은 자야 한다는 통설에 근거해 수면시간을 조절하는 데만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연구 결과 업무를 미루는 행동 자체에는 수면시간보다는 수면의 질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평일과 주말의 수면 패턴이 많이 차이가 나는 직장인의 경우 수면의 질에 대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예컨대 야근이나 회식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회사는 야근이나 회식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다음날 업무를 미루는 행동을 야기하고 생산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를 지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김유진 템플대 경영학과 교수 ykim@temple.edu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시간주립대에서 조직 및 인력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로 2년간 재직했다. 현재는 템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감정, 조직시민행동, 팀 성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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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y

수익은 잠시 놓쳐도 기업 이미지는 사수를

“Coca-Cola and the fight against the global obesity epidemic” by David Gertner and Laura Rifkin in Thunderbird International Business Review, 2018, 60(2), pp.161-17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오랫동안 사랑받던 당신 회사의 제품이 하루아침에 유해품목으로 알려져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간다면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사회적 책임과 수익 사이에서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런 끔찍한 상상은 그 어떤 회사에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만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삶과 건강을 위협하고 질병을 야기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식품 기업은 사회적 책임 실현과 수익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문제는 두 가지 모두 쉽게 포기할 만한 것이 아니어서 더욱 고민이 깊다.

비만의 사회적 문제는 우리가 그토록 즐기던 케이크, 아이스크림, 패스트푸드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튀고 있다. 특히 코카콜라社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회사로서는 억울한 부분도 없지 않다. 비만이 인간 개개인의 사회적, 심리적, 생물학적, 관계적 요인 탓일 수도 있는데 설탕음료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 페이스대, 마운트세인트매리대의 학자들은 반세기 넘게 전 세계인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코카콜라가 건강과 비만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겪게 되는 위기와 그 전개 과정, 결코 밝지 않은 미래, 그리고 이 난관을 어떻게 타개할지 생각해볼 몇 가지 이슈를 제기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코카콜라社는 세계 탄산음료시장 약 50%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음료업체다. 이 회사는 “콜라를 마시며 긍정과 행복(Optimism and happiness)을 느껴보자”라는 탁월한 광고와 홍보 전략으로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250가지의 이름을 병에 새겨 판매하는 한편 프리미엄 병콜라를 부활시켜 매출을 신장시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그래도 명성은 예전만 못하다.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그간 쌓아온 회사의 이미지, 신뢰도, 매출에 큰 손상을 입게 됐다. 이에 따라 이들은 비만을 회사의 운명을 가를 핵심적인 사회 이슈로 규정하고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 경영 차원에서 대응 방침을 세웠다. 기술개발을 통해 저칼로리 음료를 대거 출시했고, 핵심 이해관계자를 선정한 후 우호적 관계관리를 실행했다. 사회적 책임 활동도 파격적으로 증대했다. 40개국 112개 시장에 헬스센터 건립을 지원하며 세계인의 건강을 직접 챙겼다.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료 마케팅 활동은 중단했다.

그러나 좋은 취지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또 다른 비난을 낳았다. 이런 활동에 드는 비용을 저개발국 저소득층에서의 매출 증대를 통해 만회하려 한다는 비판이 증가했다. 우호적인 미디어를 활용해 자사의 캠페인을 의도적으로 부각한다는 여론도 더욱 거세졌다. 비만의 주원인이 설탕음료가 아닌 생활습관 등에 기인한다는 연구들에 집중적으로 후원함으로써 비만의 책임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논란도 꾸준히 제기됐다. 각국에 속속 설탕세가 도입되며 매출이 하락하고, 정부 규제는 더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던 코카콜라는 이렇듯 많은 이해관계자를 상대로 비만을 둘러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 미래 또한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순간 수익 하락은 불가피해진다. 코카콜라社가 직면한 딜레마는 사회문제 해결에 몰입을 하자니 매출과 수익 하락이 불가피해 지고, 이를 만회하려다 보니 비판은 더욱 거세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데 있다. 연구진은 그 어떤 상황에 몰리더라도 이해관계자의 불만을 해결하고 회사의 명성만큼은 잃어서는 안 된다고 제안한다. 수익까지 놓치지 않으려다 보면 모든 것을 다 잃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Accounting & Finance

조세 회피 활동 리스크 여성 CFO가 훨씬 낮아

Based on “Are Female CFOs Less Tax Aggressive? Evidence from Tax Aggressiveness“ by Bill B. Francis, Iftekhar Hasan, Qiang Wu, and Meng Yan in The Journal of the American Taxation Association (2014), 36(2), pp. 171-202.

무엇을, 왜 연구했나?

남학생들만 가득한 상과대학 강의실은 옛날얘기다. 회계 및 재무관리 수강생의 절반이 여학생인 것은 이제 흔한 풍경이다. 한국 공인회계사 시험 최고 득점자는 2016년과 2017년 두 해 연속 여성이 차지했으며, 2017년 공인회계사 최종 합격생 중 29%가 여성이었다.

세계적인 포천 500 기업들에서 여성의 활약은 어떨까? 2006년에는 6.8%에 그쳤던 여성 CFO(최고재무책임자) 비율은 2016년에 12.5%로 수직 상승했다. 기업의 재무 의사결정에 있어 주된 통제권을 가진 CFO 직무에서 여성들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학계도 이러한 여성 CFO의 활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최근 일부 학자들은 여성 CFO들이 재무 의사결정 및 재무 보고에 있어 남성 CFO들과 어떤 체계적인 차이점을 보이는지 연구하고 있다.

렌슬러공대 등 공동 연구팀은 여성 CFO들의 위험 회피 성향에 주목해 기업의 조세 회피 활동에 대해 이들이 남성 CFO들과 차이를 보이는지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조세 회피는 세금을 감소시키는 모든 세무전략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탈세와 같은 불법적인 행위뿐 아니라 합법적인 절세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경영자에게는 현금 유출을 감소시켜 기업가치를 증가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지만 모든 기업이 조세 회피에 적극적이지는 않다. 조세 회피가 수반하는 비용 때문이다. 많은 조세 회피 전략이 법의 경계선에 걸쳐 있다. 기업평판의 훼손, 부정적인 언론 보도 및 세무조사와 관련된 위험 등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적정 수준에서 조세 회피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CFO의 ‘능력’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위험 회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은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보다 큰 불안감을 느끼며 매우 긴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를 도전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위협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여성들의 위험 회피적 성향은 개인의 투자 의사결정에서 잘 드러난다. 경제학 연구들은 여성들이 위험도가 낮은 자산 및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한다. 그렇다면 여성 CFO들은 기업 및 경영자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기업 조세 회피 활동에 소극적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생각만큼 간단하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위험 회피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험을 잘 이겨내는 여성들이 기업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자기선택편의(self-selection bias)가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CFO의 성별이 기업의 조세 회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남성 CFO에서 여성 CFO로 교체된 기업에서의 조세 회피 변화를 분석했다. 1988년부터 2007년에 미국 기업들에서 발생한 CFO 교체를 표본으로 실증 분석을 진행한 결과, 남성에서 여성으로 CFO가 교체되면 기업이 조세피난처를 사용할 확률은 17.4%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여성 CFO들은 조세 회피에 소극적이었다. 이는 CFO 개인이 가진 위험에 대한 태도가 기업의 재무 의사결정에도 반영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그런데 여성 CFO들의 소극적인 조세 회피는 궁극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될까? 이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연구팀은 기업지배구조에 따라 여성 CFO들의 조세 회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추가 분석을 실행했다. 우선 연구진은 기업 내에서 주주의 권리를 제한하는 정관 등의 조항이 적을수록 (즉, 주주의 권리가 큰 기업일수록) 지배구조 점수를 높게 책정했다. 분석 결과, 지배구조 점수가 높은 기업(주주의 권리가 큰 기업)에서는 여성 CFO의 소극적인 조세 회피 성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여성 CFO들은 개인적인 위험 회피 성향 때문에 주주들이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수준보다 낮은 범위에서 조세 회피 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주주의 목소리가 큰 기업에서는 주주들이 CFO를 압박해 조세 회피 활동을 충분히 하도록 만든다고 해석된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의 결과는 세무 보고 및 재무 의사결정과 관련된 주요한 책임을 가진 CFO의 성별과 기업의 조세 회피 전략과의 유의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여성 CFO들은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수준보다 낮은 정도의 조세 회피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결과가 여성이 CFO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남성 CFO의 경우 과도한 조세 회피 활동으로 기업을 또 다른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연구들에 따르면 여성 CFO들은 투명한 재무보고 및 안정적인 투자의사 결정을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를, 오레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럿거스대 경영대학 교수와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를 역임했다. 2013년부터는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현재 IFRS 17(新보험회계기준) 적용지원 TF 위원과 송파세무서 국세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감사 및 조세 회피다.
  • 주재우 주재우 |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제품 개발과 신제품 수용을 위해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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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진 | -(현)템플대 경영학과 교수
    -(전)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로 2년간 재직
    ykim@temple.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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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 |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jhryo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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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욱 김진욱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및 기획재정부 공기업 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인수합병(M&A)이다.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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