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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매장의 고객 위해 어떤 음악을 틀어야 할까 外

이승윤,주재우,한진영,류주한 | 247호 (2018년 4월 Issue 2)
Marketing

혼잡한 매장의 고객 위해, 어떤 음악을 틀어야 할까 
Based on “Upbeat Crowd: Fast In-store Music Alleviates Negative Effects of High Social Density on Customers’ Spending”, by Klemens M. Knoeferle, Vilhelm Camillus Paus and Alexander Vossen, Journal of Retailing 93(4, 2017), pp. 541-549.

무엇을, 왜 연구했나?

백화점이나 면세점의 럭셔리 브랜드 매장을 지나가다 보면 매장 밖에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매장 밖에 고객을 기다리게 하면 밖에 서 있는 고객 기분은 분명 좋지 않을 것이다. 부정적인 효과가 익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매장이 일정 숫자의 고객들만 매장 내에서 제품을 보도록 허용하는 이유는 뭘까? 매장 혼잡도(Social Density, Crowding)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매장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매장 혼잡도다.

기업은 매장 운영 형태를 결정할 때 매장 혼잡도의 상반된 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선 높은 매장 혼잡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매장에 들어갔을 때 내부에 사람이 너무 많으면 방문자들은 심리적 저항(reactance)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자신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생각하면 자유를 제한하는 대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매장이 지나치게 혼잡하면 일찍 매장을 떠나려고 한다. 매출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매장 혼잡도가 높은 게 항상 부정적 영향만 주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매장에 사람이 너무 없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해당 매장의 제품이 인기가 없어서 사람이 없는 거라고 유추한다. 하지만 매장에 사람이 많으면 인기 있는 물건이 많다고 생각해 직접 들어가서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인간은 타인의 행위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즉 타인들이 특정 제품을 만져보거나 구매하는 것을 보면 동일한 행위를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를 사회적 전염(Social Contagion) 효과라고 한다. 매장에 사람이 많을수록 방문객들은 더 많은 타인의 행위를 관찰하고 전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람이 많은 매장이 매출도 큰 편이다.

이 같은 매장 혼잡도의 상반된 효과 때문에 매장 운영자들은 항상 어느 정도의 매장 혼잡도가 이상적인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최근 매장 혼잡도의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마케터가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밝혀내는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노르웨이의 멀티센서리(Multisensory) 마케팅연구소와 독일 지겐(Siegen)대 공동 연구진은 매장에서 사용하는 음악이 소비자들이 느끼는 매장 혼잡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기존 연구들은 소비자의 기억에 의지하는 설문조사를 통해 매장 혼잡도가 리테일 매장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의 방법론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유럽에 위치한 대형 식료품 매장 6곳, 방문객 4만여 명의 개별 쇼핑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 결과를 분석했다. 실제 매장 내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를 분석해 매장 혼잡도를 계산하고, 매장 내에 빠른 템포와 느린 템포의 음악을 조절해 틀면서 매장 내 음악의 종류가 방문객들이 느끼는 매장 혼잡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매장이 지나치게 복잡한 경우 매장의 높은 혼잡도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동시에 매장이 지나치게 한산할 경우 낮은 매장 혼잡도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 역시 발견했다. 다시 말해 매장의 혼잡도가 매출의 미치는 영향은 정확하게 역유자형(inverted-u shaped) 패턴을 보였다. 즉, 적절한 수준의 매장 혼잡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이 발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매장 내에서 느린 음악을 사용한 경우엔 중간 수준의 적절한 매장 혼잡도에서 최적의 매장 매출이 발견되는 역유자형 결과가 나타난 반면 매장 내에서 빠른 템포의 음악을 사용했을 때는 이러한 역유자형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매장이 높은 혼잡도를 보이더라도 매장 내에서 빠른 템포의 음악이 사용된 경우에는 매출이 오히려 상승했다.

매장 내에 사람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방문객은 자연스럽게 심리적인 각성(Psychological Arousal)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일반적인 경우 사람들은 이런 심리적인 각성(빠른 심장 박동 등)이 매장 내에 보이는 많은 사람으로 인한 혼잡함(Crowding)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하고 부정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랜 시간 매장에 머무르지 않고 빨리 매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높은 매장 혼잡도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매장에서 빠른 템포의 음악이 흘러나올 때 방문객들은 그들의 심리적 각성이 빠른 템포의 매장 음악 때문이라고 잘못 생각했다. 이를 잘못된 귀인(misattribution)이라고 부르는데 인간이 관찰된 행동 결과의 원인을 잘못 상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매장의 빠른 음악이 방문객들에게 잘못된 귀인을 하도록 만들어서 복잡한 매장 혼잡도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감소시켰다는 얘기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리테일 매장에 중요한 매장 혼잡도의 영향력이 음악으로 조절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매장 혼잡도는 양날의 검이다. 높은 매장 혼잡도는 잘 활용하기만 하면 해당 매장이 좋은 제품을 보유해서 사람이 많다는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문제는 매장이 붐빌수록 방문객들이 강한 심리적 각성을 느끼고 각성의 원인을 타인이 자신의 물리적 움직임을 제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매장을 복잡하게 느낀 사람들이 매장을 빨리 떠나면 매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본 연구는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장 혼잡도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역유자형 곡선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매장을 운영하는 매니저들은 본인이 운영하는 매장 사이즈에 가장 적절한 매장 혼잡도가 어느 정도인지 반드시 체크하고 가장 이상적인 매장 혼잡도를 유지하는 데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문제는 높은 인지도와 제품 퀄러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럭셔리 매장이 아닌 이상 실제로 매장 마케터가 의도적으로 매장 내에 들어오는 사람을 제약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럭셔리 매장의 경우 기다리는 수고를 감안하더라도 매장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매장은 이런 인위적 형태의 제안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본 연구는 이 같은 한계 상황에서 마케터가 음악을 통해 간접적으로 매장 혼잡도의 영향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통찰을 준다. 매장 음악은 얼마든지 매장을 운영하는 마케터가 조절할 수 있고, 인위적으로 방문객 숫자를 제한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도 없다. 매장 방문객들은 매장 내부의 여러 가지 환경 요소들과 오감으로 소통한다. 마케터는 오감 중 하나인 청각이란 채널을 활용해 매장 음악을 최적의 매장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다른 감각인 촉각, 시각, 후각, 미각을 통해 최적의 매장 혼잡도를 만들어가는 방식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필자는 성균관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Wales에서 소비자심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컴퍼니인 닐슨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국내외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했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건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디지털·소셜 미디어 마케팅’ ‘소비자 심리’ 등이다. 저서로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영향력, 인플루언서(공저)』 『바이럴: 입소문을 만드는 SNS 콘텐츠의 법칙』 『구글처럼 생각하라』 『디지털 소셜 미디어 마케팅』 등이 있다.


Marketing

화장을 오래 하는 여성 도덕-윤리와 무슨 관계?
Samper, A., Yang, L. W., & Daniels, M. (2018). How Beauty Work Affects Judgments of Moral Character and Consumer Preference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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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왜 연구했나?

아름다우면 호감을 산다는 ‘뷰티 프리미엄’은 심리학 연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람일수록 사람들이 더 쉽게 기억하고, 실제로 돈도 더 많이 번다. 뷰티 프리미엄은 여성에게서 더욱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여성이 스스로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강한 압박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투자하는 노력을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화장품 브랜드 메이블린(Maybelline)의 슬로건은 “어쩌면 원래 타고났는지도 몰라. 어쩌면 메이블린일지 몰라(Maybe she’s born with it. Maybe it’s Maybelline)”이다. 이 슬로건은 자사의 화장품이 적당한 수준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화장을 통해서 매력적인 모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과한 노력과 급격한 변화는 싫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미 애리조나주립대 샘퍼 교수와 동료 연구자들은 외출 준비에 시간을 많이 쓰는 여성을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궁금해 했다. 구체적으로는 화장을 하고 머리를 손질하는 것은 일시적으로(transient) 본래 모습을 바꾸기(transformative) 때문에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무엇을 발견했나?

예비 실험에서는 143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아침 외출 준비에 시간을 많이 쏟았다는 것을 남에게 말하기 싫어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검증했다. 절반의 참가자는 옷을 고르고 화장하고 머리를 손질하는 데 총 90분 걸린다고 상상하도록 요청받았고, 다른 절반은 30분 걸린다고 상상하도록 요청받았다. 외출 준비에 걸린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꺼려지는지 7점 척도로 물어봤더니 외출 준비를 오래 했다고 상상한 참가자들이 더욱 꺼렸다(4.18 vs. 2.80).

본 실험에서는 102명의 일반인(여성 33.3%)을 대상으로 외출 준비에 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도덕성이 훼손되는지, 아닌지 검증했다. 우선 제나(Jenna)라는 가상의 24세 여성 직장인을 상정한 후 제나의 하루 일과를 들려줬다. 이때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제나가 화장과 머리 손질 등 외출 준비에 1시간45분 걸린다고 알려주었고 다른 절반에게는 10분 만에 끝낸다고 알려주었다. 그런 다음 제나가 얼마나 윤리적인 사람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도덕, 윤리, 성실, 진실과 같은 형용사에 대한 질문에서는 5.62 vs. 5.13의 결과가 나왔고,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봉사, 잃어버린 지갑 찾아주기 등 윤리적 행동에 대한 질문에서는 4.89 vs. 4.30의 결과가 나왔다. 즉 응답자들은 제나가 외출 준비를 짧게 할 경우 더 윤리적인 사람일 것이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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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윤

    이승윤seungyun@konkuk.ac.kr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 학위,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 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커뮤니티는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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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우

    주재우designmarketinglab@gmail.com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공감에 기반한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과 직관을 위배하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을 활용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설계한다. 현재 국민대 경영대학과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마케팅과 경험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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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영han1618@cau.ac.kr

    -중앙대 창의ICT공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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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jhryoo@hanyang.ac.kr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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